애플 공급업체 상하이 공장서 노동자들 폭동 … “봉쇄 지친다”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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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공급업체 상하이 공장서 노동자들 폭동 … “봉쇄 지친다” 호소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5.27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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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공급업체 콴타 컴퓨터 상하이 공장에서 노동자들 집단행동
이달 초 생필품 부족 사태로 집단 탈주극 벌어진 후 두 번째 사건
“끝을 알 수 없는 봉쇄에 당연한 반응”
상하이 시민들과 중국 전체의 피로도 높아 … 다른 공장으로 번질 가능성 제기
중국 현지의 애플 스토어 [사진 제공=애플]
중국 현지의 애플 스토어 [사진 제공=애플]

애플 공급업체의 상하이 공장에서 노동자들의 집단행동이 일어났다. 중국 정부의 봉쇄령으로 인한 공장의 ‘폐쇄루프’ 시스템 속에서 격리 생활을 감내해 온 노동자들이 자유를 요구하며 관리자들에 맞선 것이다.

이달 초 있었던 집단 탈주 사태에 이은 이번 사건이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피로와 좌절감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시각 27일 블룸버그(Bloomberg)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주요 공급업체 중 하나인 콴타 컴퓨터(Quanta Computer Inc.)의 상하이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관리자들의 통솔을 거부하며 집단행동을 일으켰다. 긴 격리 생활에 지친 이들은 주로 저임금 노동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수백 명의 노동자들이 경비 인력과 충돌했고, 공장 전체를 통틀어 수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이번 사태에 연관돼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달 초 생필품 부족 사태로 노동자들이 공장 탈출을 시도한 집단 탈주 사건 이후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내부 증언이 잇따랐다.

콴타 컴퓨터와 애플은 이번 사태에 대한 언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콴타 컴퓨터는 지난 4월 대만 주식 시장을 관리하는 금융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현재 생산을 중단하고 있으며,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조치에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3월 이후 계속된 봉쇄 정책에 대한 2500만 상하이 시민들의 피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당장 상하이에 근무 중인 이들 사이에서는 “끝을 알 수 없는 봉쇄에 좌절감과 피곤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애플 외에도 테슬라, 제너럴모터스 등의 생산거점인 상하이에서 이같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중국 당국도 당혹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5.5%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 상하이 지역의 반발은 영향력이 큰 이슈일 수밖에 없다.

중국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반발 움직임이 수도인 베이징 등 중국 전역의 문제로 번질 기미도 보인다. 베이징에서는 대학생들이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고, 많은 시민들이 정부의 통제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폐쇄루프’ 시스템이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시스템이 아니며, 노동자들이 계속 일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소동이 콴타 컴퓨터만의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더구나 중국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애플 등이 공급망 이슈로 매출액 감소를 겪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중국 경제 전반의 문제로 확대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 방역과 경제 성장은 물론 사회경제적 안정까지 세 마리 토끼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상하이의 한 노동자는 블룸버그에 “회사를 그만둬도 기차 편이 없어 상하이 밖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상하이 지역의 봉쇄로 집에 가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현지 상황을 전해왔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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