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강타한 애플의 ‘추적 금지 요청’, 유튜브로 구글에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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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강타한 애플의 ‘추적 금지 요청’, 유튜브로 구글에도 타격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4.27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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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구글, 성장세 둔화·유튜브 매출 감소 … 2000년대 이후 최저 수준
맨디언트 인수 등 투자 영향으로 순이익도 감소
페이스북에 타격 입혔던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ATT), 유튜브 광고 수입에도 영향
틱톡과의 경쟁 부담도 … ‘쇼츠’에도 광고 도입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현지 시각 26일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증가했으나 순이익이 감소하는 등 성장세가 둔화되었고, 무엇보다 유튜브 광고 부문의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발표 후 알파벳의 주가는 3% 하락했다.

알파벳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690억 달러를, 순이익은 8.3% 내려간 164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는 2000년대 이후 가장 저조한 성장세다.

알파벳의 성장세 둔화와 순이익 감소에는 먼저 최근 구글의 투자로 인한 비용 증가가 회계상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클라우드 사업 강화를 위해 사이버 보안 업체 맨디언트를 54억 달러 규모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시적 투자 비용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유튜브 광고 수익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1분기 유튜브 매출은 68억 7000만 달러를 기록, 시장의 기대치를 5억 달러 이상 밑돌았다. 블룸버그(Bloomberg)는 유튜브의 매출이 전분기 대비 14% 증가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의 48% 성장에 비하면 크게 하락한 수치라고 전했다. 알파벳의 광고 사업 전체 매출이 540억 달러에 달했음에도 광고 부문의 주력 사업인 유튜브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알파벳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페이스북에 큰 손실을 안겼던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ATT)’ 조치가 유튜브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ATT는 애플 아이폰 등에서 앱을 실행할 때 앱이 사용자의 개인정보나 다른 앱 사용 내용 등을 추적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로, 애플이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도입한 시스템이다. 2021년 4월 도입이 발표됐고, iOS 14.5부터 도입됐다. 실제 사용 현실에서는 앱이 구동될 때 ‘추적 금지를 요청할지’ 사용자에게 묻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애플의 ATT는 페이스북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힌 것으로 평가된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사용자에게 맞춤 광고를 제공해왔는데, 애플의 조치로 이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2021년 4분기 실적 발표 직후인 올해 2월 3일에는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의 주가가 26%나 폭락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애플의 조치가 실질적으로 페이스북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검색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구글의 경우 이러한 ATT의 영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것으로 생각돼왔다. 그러나 이번 실적 발표를 보면 애플의 조치가 유튜브의 광고 수입에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역시 페이스북처럼 사용자의 정보로 맞춤 광고를 제공하고 있다.

알파벳 경영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지역의 서비스가 중단된 영향을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애플발 충격 외에도 틱톡과의 경쟁 구도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중국 바이트댄스가 개발한 틱톡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강력한 경쟁자로 성장했고, 온라인 크리에이터 산업의 강자인 유튜브와도 대결을 펼치고 있다.

유튜브는 틱톡에 대응하기 위해 ‘쇼츠(Shorts)’로 불리는 짧은 영상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동안 쇼츠에는 광고가 삽입되지 않았으나, 구글 측은 유튜브 쇼츠에도 광고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의 이러한 조치는 쇼츠가 유튜브의 본래 서비스의 영역을 잠식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구글 측은 쇼츠의 조회수가 300억 회에 이르며, 이는 1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언급하면서도 이러한 조회수가 유튜브의 ‘긴 영상’ 서비스의 트래픽을 감소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쇼츠 영역에 광고가 도입되면 유튜브 내에서 기존 서비스와 쇼츠 사이의 차이는 줄어들 것으로 구글은 예상했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 유튜브가 광고 수입의 성장세 둔화를 끝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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