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도 ‘그린’시대] 네이버 ‘각’, 자연친화 기술 총동원한 ‘현대판 팔만대장경’
상태바
[데이터센터도 ‘그린’시대] 네이버 ‘각’, 자연친화 기술 총동원한 ‘현대판 팔만대장경’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2.01.13 16: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각 춘천’, 차가운 공기·지하수 활용 친환경 기술 AMU·NAMU 개발해 에너지 절감 극대화
-글로벌 최고 수준 PUE 달성, 친환경 건물 인증 ‘LEED’서 세계 최초 DC ‘플래티넘’ 획득
-하이퍼스케일 ‘각 세종’, 2023년 완공 예정...“카본 네거티브 달성 목표, 그린테크 집약될 것”

전 세계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5G 시대에 들어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의 등장과 함께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이 막대하게 늘어났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확산이 이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문제는 이 데이터센터가 최근 기후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는 수많은 서버와 저장장치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냉각 시스템이 필수이며, 여기에서 배출되는 탄소는 웬만한 전력발전소나 항공산업과 맞먹는 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이터센터가 점점 커지고 많아짐에 따라 탄소배출량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데이터센터의 트렌드가 ‘친환경’ 쪽으로 기우는 움직임이다. IT기업들은 너도나도 전력량을 최소화하고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을 총동원해 ‘그린 데이터센터’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기업마다 그린 데이터센터를 조성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녹색경제신문>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국내외 주요 IT기업들의 친환경 데이터센터 사례를 찾아보기로 했다.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내부 모습과 팔만대장경을 보관 중인 '장각경' 내부 모습. [사진=데이터센터 각 홈페이지]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내부 모습과 팔만대장경을 보관 중인 '장각경' 내부 모습. [사진='데이터센터 각' 홈페이지]

고려 시대 몽골군의 침입을 부처의 힘으로 막고자 우리 조상들이 새긴 팔만대장경의 해인사 장경각은, 친자연 보존법을 활용한 건축물로써 그 우수성을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문화유산이다. 그 수많은 목판을 1000년 이상 지금까지도 보관할 수 있었던 것은 계곡에서 불어오는 자연 바람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설계된 건물 구조와 이를 관리하는 선조들의 지혜와 정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네이버는 현대에 들어와 이들의 지혜를 데이터센터 구축에 접목하기로 했다. 서버 열을 효과적으로, 그리고 친환경적으로 냉각시키기 위해 장경각의 설계 구도를 적극 참고한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네이버의 그린 데이터센터가 바로 ‘각(閣)’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장경각의 팔만대장경 보존법은 당사의 데이터센터 조성에 있어서 좋은 정보를 심어줬다”라며, “이에 춘천에 설립한 데이터센터 명칭을 ‘각’으로 짓고 공간 활용을 높여 전력 사용을 줄이는 한편, 네이버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데이터센터 운영에 나서고 있다”라고 전했다.

포털과 더불어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 중인 네이버는 특히, 최근 비대면 수단 활용 급증 및 5G 활성화 등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막대한 전력 소비와 탄소 배출 문제 등이 지적돼왔다.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운영에 있어서 친환경 요소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다.

네이버의 '각 춘천' 내부 모습. [사진=네이버]
네이버의 '각 춘천' 내부 모습. [사진=네이버]

2013년 오픈한 네이버의 첫 번째 데이터센터 ‘춘천 각’은 구봉산 지대의 차가운 산바람과 지하수를 활용한 친환경 기술이 탑재됐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네이버가 직접 개발한 독자 냉방시스템, ‘AMU(Air Misting Unit)’와 ‘NAMU(NAVER Air Membrane Unit)’다.

먼저 AMU는 외기를 직접냉방에 이용하거나 외기에 미세한 물입자를 분사해 온도를 낮춤으로써 이를 냉방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분사기로 물을 뿌리면 그 주변이 시원해지는 현상에서 착안한 기술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여름을 제외하고는 이 시스템만을 활용해 서버실을 냉각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실제 연간 냉방비 약 57% 이상 절감했다.

NAMU는 AMU 성능을 개선한 것으로, 물분사가 아닌 찬물이 흐르는 벽에 바람을 통과시켜 기화작용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AMU와 비교해 분사 범위를 따로 고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와류현상을 줄일 수 있었으며 공기가 안정적으로 흘러 팬의 효율을 13% 이상, 냉방전력도 AMU 대비 8% 더 줄였다고 네이버는 설명했다.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춘천' 전경. [사진=네이버]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춘천'. [사진=네이버]

이외에도 ‘춘천 각’에는 네이버의 다양한 자연 친화 기술들이 들어가 있다. 대표적으로 공조 장비 내부에는 ‘바이패스 댐퍼’라는 기술이 적용돼 있다. 연소 가스량을 조절해 냉풍 및 온풍의 혼합 비율을 변화시켜 온도 조절에 이용하는 방식이다. 또 전력망의 주야전력 불균형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심야 전력을 축적해 놓았다가 주간에 사용하는 수축열 시스템 적용을 확대했으며, 건물 내 3만여개의 자동 온도 감지 센서를 설치해 에너지 효율에 기여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러한 친환경 시스템 도입의 노력을 인정받아 미국녹색건축위원회(USGBC)가 주관하는 국제 친환경 건물 인증 제도 ‘LEED’로부터 최고 등급인 ‘Platinum(플래티넘)’ 인증을 획득했다. 데이터센터로는 세계 최초 사례다. 전력효율지수(PUE)에서도 평균 PUE 1.1을 기록하며 글로벌 최고 수준임을 자부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각’은 국내 데이터센터 중 가장 1에 가까운 PUE 지속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과 견주었을 때도 최고 수준이다”라며, “IT 자원 규모 증가와 코로나19 인한 데이터 처리량 증가로 전력 사용량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지만, 자연 친화적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PUE를 유지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이퍼스케일 ‘각 세종’, 2023년 말 완공 예정...“카본 네거티브 달성 목표, 그린테크 집약될 것”


네이버의 '각 세종'. [사진=네이버]
네이버의 제2 데이터센터 '각 세종'. [사진=네이버]

네이버는 또 하나의 거대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각 세종’ 설립을 앞두고 있다. ‘각 춘천’ 대비 무려 6배나 큰 하이퍼스케일의 데이터센터다. 2022년 말 완공해 2023년 정상 가동이 목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도 2040년 ‘카본 네거티브’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곧 지어지는 ‘각 세종’ 친환경 운영의 중요성을 전달한 바 있다.

한성숙 대표는 “이미 기술 혁신과 비대면 시대 도래로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각과 세종 IDC 완공을 고려하면 향후 10년간 네이버의 탄소 배출량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네이버는 세계 기후변화로 인한 운영 리스크가 심화되지 않도록 추가적인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며 이에 따라 솔루션 확보, 데이터센터의 전력효율 지속 유지·개선 등을 적극 검토하고 향후 친환경 관련 사업과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그간 춘천 데이터센터를 운영한 경험과 인프라를 토대로 ‘그린테크’를 집약한 고도의 친환경 IDC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각 세종의 입지 선정부터 설계, 건축, 운영까지 전 과정에 걸쳐 자연과 공존하면서 최적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할 수 있는 솔루션을 실현했다”라며, “‘각 춘천'의 성공적인 운영 노하우를 살려 건물 에너지 사용량과 PUE를 철저히 분석해 우수한 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우수 및 폐열 등 재생에너지와 자연풍, 수자원 등 친환경 요소를 최대한 활용해 에너지를 큰 폭으로 절감할 수 있는 요소도 다각면으로 갖췄다”라고 설명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