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운항, 미래 조선업계 판도 가른다...현대重, 표준 선점해 中에 우위 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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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운항, 미래 조선업계 판도 가른다...현대重, 표준 선점해 中에 우위 다져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1.1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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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에서는 '친환경'과 함께 미래 업계의 판도를 바꿀 키워드로 '자율운항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자율운항을 통한 효율적인 선박운용과 더 똑똑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향후 해운업계의 사활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을 실질적으로 양분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자율운항선박 기술 표준을 선점함으로써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다져가는 것으로 관측됐다. 

TFI글로벌 "현대重, 中조선업에 큰 타격...자율운항 기술로 中조선 중세로 보낼 것"

현대중공업이 CES2022에서 자율운항 기술 표준을 선점하고 올해 1분기 세계 최초로 자율운항 선박을 진수하겠다는 발표로 중국을 크게 앞질러 갈 것이라는 외신의 전망이 나왔다. 

인도의 TFI미디어그룹 산하 매체인 TFI글로벌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현대중공업이 올해 1분기 세계 최초로 자율운항 선박을 진수할 계획을 발표했다"며 "이로써 중국 조선업을 중세시대로 보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TFI글로벌은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 'CES 2022' CES2022에 처음 참가해 미래 비전을 발표한 것과 자율운항 선박 진수 계획을 발표한 것에 큰 관심을 보였다. 

매체는 "한국은 조선 산업의 겸손한 강국"이라며 "현재 8개 주요 조선사 중 4개사가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다. 조선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인적 자원의 가용성은 한국에 결정적인 우위를 제공한다. 이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이 부문의 정상에 오르려는 시진핑과 중국 산업의 야망에는 악몽같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삼성중공업의 닝보 공장 폐쇄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중에 현대중공업마저 중국 산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이 올해 1분기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세계 최초 자율주행 선박을 진수해 미래 조선산업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10일 밝혔다. 이로 인해 베이징이 혼란에 빠졌다"고 전했다.

중국은 중국 공산당의 조선산업 지원과 투자로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위치를 ​​추월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조선그룹(CSG)은 지난 2019년 당시 중국의 양대 조선회사였던 중국국영조선공사(CSSC)와 중국조선공업공사(CSIC)의 합병으로 세계 최대 기업이 됐다.

매체는 "중국은 조선업을 '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세제혜택, 대출, 보조금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나 대량이 항상 품질로 변환되는 것은 아니어서 한국은 여전히 ​​업계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이 적거나 없는 친환경 선박의 시장 점유율을 현재 66%에서 최대 75%까지 높이고, 잠재 시장인 자율주행선박 시장 점유율 50%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주원호 현대중공업 기술본부장,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 김성준 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장, 패트릭 라이언 최고기술경영자(CTO), 존 맥도날드 최고운영책임자(COO),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 [사진=현대중공업]

현대重, 美선급(ABS)과 자율운항선박 기술표준화 협력

지난 9일(현지시간) 현대중공업그룹의 선박 자율운항 전문 회사인 아비커스(Avikus)는 미국선급협회(ABS)와 협력해 자율운항 선박의 기술표준 개발을 앞당긴다고 발표했다. 

아비커스는 CES2022에서 ABS와 함께 선박 자율운항기술 단계별 기본인증(AIP) 및 실증테스트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이번 협약으로 자율운항(HiNAS)과 자율접안(HiBAS), 완전 자율운항(HiNAS2.0) 등 자체 개발한 다양한 솔루션을 ABS가 지난해 7월 제정한 ‘자율운항 규정’에 맞춰 단계별 실증에 들어간다"며 "이를 통해 아비커스는 자체 보유한 자율운항기술에 대해 단계별 인증 획득이 가능하며, ABS는 아비커스의 실제 운항 데이터를 바탕으로 단계별 실증 절차 규정을 마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양사는 이번 공동협력이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추진 중인 자율운항선박의 기술 표준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지난해 6월 국내 최초의 완전 자율운항 시연 성공에 이어 현재 추진 중인 대양항해 상용선박을 대상으로 한 자율운항선박 기술 실증도 ABS와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라면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어큐트마켓리포츠(Acute Market Reports)에 따르면, 자율운항선박 및 관련 기자재 시장은 연평균 12.6%씩 성장해 2028년에는 시장규모가 2357억 달러(약 26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는 “이번 ABS와의 협약은 아비커스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의 단계별 인증을 통해 기술 실증을 수행하고, 나아가 기술 표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를 통해 선박 자율운항 시장을 확대시키고, 관련 시장 선점에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존 맥도날드 ABS 부사장은 “자율운항기술은 미래 해양운송 분야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에 따라 안전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면서 “조선업계 기술 분야에 통찰력을 지닌 ABS와 전문성을 갖춘 현대중공업그룹의 만남이 자율운항기술 분야에서 게임체인저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 자율운항선 '단비'로 기술 실증 나서...삼성重, 세계최초 자율운항선박 충돌회피 실증

현대중공업의 경쟁사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자율운항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자율운항선박인 '단비'호를 통해 경기 시화호와 영종도 서해상에서 실증 작업을 거쳐 올 연말까지 시흥R&D캠퍼스 내 스마트십 육상 관제센터와 연동해 AR, VR, 원격조종 등 자율운항 및 안전운항 관련 기술을 테스트에 들어갔다. 

삼성중공업은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해상에서 각자의 목적지로 자율 운항하는 두 척의 선박이 서로를 인지해 자동으로 피하는 기술 실증에 성공한 바 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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