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리의 비극"...엔씨 '리니지W', 재료 아이템 통제 안 막나 못 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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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의 비극"...엔씨 '리니지W', 재료 아이템 통제 안 막나 못 막나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1.12.15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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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유저 및 상위 혈맹, 재료 아이템 통제...무소과금 유저 진입장벽 높여
'페어리의 날개' 시세 폭등...일부 요정 클래스 유저 게임 포기 속출
엔씨 '리니지W' 대표 이미지.
엔씨 '리니지W' 대표 이미지.

모바일게임업계에서 명실공히 최고 게임으로 거듭난 엔씨 '리니지W'가 재료 아이템으로 인해 홍역을 앓고 있다. 

일부 악성 유저들이 재료 아이템을 통제해 일반 유저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속출되고 있다. 이로 인해 시세가 폭등하며 희귀 장비를 제작하는 것을 포기하는 유저들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엔씨의 운영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리니지W'의 요정 클래스가 착용하는 장비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재료들을 놓고 갈등 상황이 자주 연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드랍되는 양이 적은 '페어리의 날개'를 구하는 데 많은 유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아이템은 개당 10다이아에서 70~80다이아까지 서버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같은 아이템을 두고 서버에 따라 7~8배까지 시세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 유저들이 페어리에 접근할 수 있는 서버의 경우 가격이 많이 안정화됐지만 작업장을 운영하는 악성 유저나 상위 혈맹이 페어리를 통제하고 있을 경우 해당 아이템을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많은 유저들이 엔씨의 이벤트를 통해 희귀 무기 제작 비법서를 받았음에도 이를 사용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페어리 통제 때문이다. '페어리의 날개'가 들어가는 대표적 아이템인 '달의 장궁'의 경우 200개의 '페어리의 날개'가 필요한데, 이를 개당 70다이아로 계산하면 무려 14000다이아가 필요해 제작을 포기하는 유저들이 늘어나고 있다. 14000다이아를 과금을 통해 구매할 경우 38만5000원 정도가 필요해 무소과금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나온다.

엔씨는 페어리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한 차례 페어리의 개체 수를 늘리기도 했다. 하지만 일반 유저들에게는 전혀 기회가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유저들 대다수의 의견이다. 오히려 불법 매크로를 이용해 작업장을 운영하는 악성 유저들의 수익만 늘어났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매크로 유저들을 잡아내기 위한 엔씨의 노력도 이어졌다.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유저들에게 엔씨가 철퇴를 휘두른 것이다. 이 당시 적발된 매크로 유저 수는 12만에 달했다. 

엔씨 관계자는 "리니지W는 매크로 기능 사용을 포함하여 비정상적인 플레이 및 공식적으로 인가되지 않은 프로그램 사용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와 같은 플레이 기록이 확인될 경우 작업장으로 탐지될 수 있으며, 사용 횟수나 기간과 상관없이 운영 정책에 따라 영구 정지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페어리의 날개' 시세 안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좋은 아이템을 보유한 작업장 유저들이 일반 유저들을 상대로 '막피(무차별 PK)'를 함과 동시에 상위 혈맹과 결탁해 아이템을 독식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때문에 '리니지W'에서 빈부격차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반 유저들은 '페어리의 날개'에 접근조차 할 수 없어 게임을 중반 이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작업장 및 상위 랭커들의 경우 아이템을 더욱 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게임의 장기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음과 동시에 '리니지W'의 P2E화를 앞둔 엔씨에게도 달갑지 않은 소식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P2E 형식의 게임이 흥행을 거두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높은 아이템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져야 하지만, 현재와 같은 독식 구조에서는 경쟁을 기대할 수 없고 일반 유저층이 사라진다면 중하위급 아이템을 구매할 유저들이 없어 아이템값이 크게 폭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템값의 폭락은 수익성이 흥행과 직결된 P2E 게임에 치명적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엔씨가 재료 아이템에 일반 유저들이 접근할 수 없는 환경을 방치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료 아이템의 시세를 높게 유지시켜 채집을 포기하게 만들고 이를 현금으로 구매하게 만드는 것이 엔씨의 수익에 더욱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는 향후 전쟁, 보스 레이드 등의 콘텐츠를 많은 유저들이 즐기며 게임의 장기 흥행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좋은 아이템을 많은 유저들이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엔씨의 선결과제라고 바라보고 있다. 글로벌 유저들이 유입되며 탄탄한 유저층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무소과금 유저들이 꾸준하게 게임을 즐기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재료 아이템 채집을 원활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페어리의 날개' 수급 문제 해결은 엔씨의 첫 번째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리니지W'가 모바일 게임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소과금 유저들을 꾸준히 끌고 가지 못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실패하고 내수용 게임으로 머무를 수도 있다"면서 "유저들이 많은 시간을 투자해 좋은 장비를 제작하는 데 기초가 되는 채집 시스템에 대해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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