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공적금융기관의 ‘탄소중립’은 어디에…기후위기 대응에 여전히 미온적
상태바
[카드뉴스] 공적금융기관의 ‘탄소중립’은 어디에…기후위기 대응에 여전히 미온적
  • 노설희 기자
  • 승인 2021.12.14 16: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기후변화 대응 목소리가 높습니다. 블랙록 등 전세계 600여 개 투자기관 협의체인 ‘기후행동 100+’는 탄소 감축에 대응하지 않는 산업의 주식과 채권을 과감히 매각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실제로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네덜란드 공적연금 ‘APG’는 지난해 2월 한국전력의 주식과 채권 6000만 유로(약 790억원)치를 팔았습니다. 한국전력이 탄소 감축 노력에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10월 ‘탄소중립’을 선언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정부는 또한 신규 해외 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적금융 지원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포하죠. 정부의 이 같은 기조에 발 맞춰 국내 금융기관들도 앞다퉈 ‘탄소중립’을 외쳤습니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에는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입니다.

하지만 국내 금융권은 이 같은 포부에도 불구하고 탄소중립 실천에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G20 은행권의 대출 자산 중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군이 차지하는 비율은 19%입니다. 반면 한국의 은행들은 이보다 높은 22%를 기록했습니다.

민간금융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공적금융기관도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환경단체인 ‘오일체인지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산업은행 등 국내 공적금융기관이 해외 석탄에 투자한 규모는 2018년부터 2020년 기준 42억 7200만 달러(약 5조 원), 같은 기간 천연가스와 석유에 투자하는 규모는 276억 달러(약 32조 원)으로 각각 세계 3위와 1위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해외 석탄발전소 13곳 대출 규모는 2009년부터 2021년 6월 까지 7조 2950억원에 이르고, 다른 금융기관의 대출을 중개한 금융주선 규모 또한 8050억 원에 달했습니다. 반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에 투자한 금액은 2020년 5642억 원으로 2017년(6635억 원)과 비교해 15%나 감소했습니다.

한국산업은행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산은이 투자한 석탄발전소 국내 6 곳과 해외 2 곳의 대출 규모는 2009년부터 2021년 6월까지 1조 1313억 원이며, 금융주선 규모는 무려 7조 453억 원을 나타냈습니다.

정부 방침만 기다리며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국내 국책은행들을 향해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국회의원은 “2050년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금융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공적금융기관은 화석연료 투자를 줄여 탄소중립 기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노설희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