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반쪽’짜리인 마이데이터 서비스…내년 본격 시동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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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반쪽’짜리인 마이데이터 서비스…내년 본격 시동 가능할까
  • 노설희 기자
  • 승인 2021.12.1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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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류, 복잡, 정보 노출 등 이용자 불만 이어져
- 개인 데이터 보안 문제는 여전히 존재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내년 1월 본격 시행을 앞두고 시범 사업 중인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맞춤 서비스를 한 번 제공받기 위해 아직은 시간을 들여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한다. 모든 금융 정보를 한데 모아 맞춤 서비스 제공에도 미흡한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직은 ‘반쪽’ 서비스에 불과하다는 평가와 함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에 자신감을 내비치며 도전장을 내민 은행들(국민·신한·농협·하나·우리·기업은행 등)은 지난 1일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획기적인 서비스로 금융시장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고객들은 실제 이용 후 처리 방식의 복잡함, 잦은 오류, 개인 정보 노출 등에 따른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데이터란 여러 기업이나 기관 등에 분산되어 있는 개인 금융데이터를 정보 주체자 동의 하에 하나의 앱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고객이 동의한 금융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자산 및 신용 관리를 맞춤으로 제공한다. 

금융회사들은 데이터를 긁어 모으는 ‘스크래핑’ 방식에서 응용프로그램에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인터페이스 ‘API’ 방식으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하지만 바뀐 ‘API’ 방식이 오히려 불편을 가중시킨다는 의견이다.

직장인 A씨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한 번 가입하는데 인증 단계만 몇 번을 거친 것 같다”며 “한참 시간을 들여 가입했지만 서비스 제공에 큰 차이점은 아직 못 느끼겠다”고 경험담을 말했다.

실제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해 보니 금융 정보 분석을 통한 맞춤 결과 서비스를 제공받기까지 상당 시간 소요됐다. 약관 확인, 개인 정보 수집·이용·동의, 자체 인증 서비스 제공 업체의 인증 서비스 가입 등 7여개 단계를 거쳐야 했다. ‘간소화’라고 하기엔 복잡한 절차가 반복적으로 이어졌다.

API 형식 정보 전달 체계 준비도 아직은 미흡한 상태다. 일부 금융 기관의 정보만 불러오고 있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현재 대부분 금융 회사의 ‘한 눈으로 보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계좌·연금·대출·카드 정보 등으로 한정되어 있다. 만약 부동산이나 자동차 등 전체 자산 내역까지 확인하려면 고객 스스로가 하나하나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까진 시범 시행 단계라 외부 정보 제공 기관에서도 계속 준비 중이다”며 “시범 기간 동안 이용자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반영할 것이기 때문에 개선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전했다.

개인의 민감한 금융 정보 노출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이미 보이스피싱 등 사이버 금융 사고가 연일 발상하는 상황에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공유될 경우 개인 정보 유출 확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일각에선 현재 기술력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공유되는 상황을 보호하고 제어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때문에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금융사고로 이어질 경우 그 피해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여자대학 김형종 교수는 “금융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같이 금융 회사들의 데이터 활용 추세를 피해 가기는 어렵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제도 및 보안 솔루션 등을 잘 선별해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금융결제원이나 금융보안원 등 유관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강화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설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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