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미국 출장 후 귀국 일성 '위기론' 강조..."이건희 회장의 '위기와 변화' 연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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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미국 출장 후 귀국 일성 '위기론' 강조..."이건희 회장의 '위기와 변화' 연장선"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11.24 2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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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냉혹한 시장 현실 보고 오니 마음 무겁다”
- 반도체 패권 경쟁·기술 경쟁에 위기감…파트너사와 회동에 만족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 일성으로 “투자도 투자지만,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사상 최대 20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확정이라는 큰 결정을 내렸지만 동시에 반도체 업계의 전운과 함께 긴박하게 돌아가는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신산업 현장을 목도하고 온 무거운 심경을 내비치며 ‘위기론’을 강조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냉혹한 현실'을 언급한 것은 고(故) 이건희 회장이 화두로 삼았던 ‘위기와 변화’의 연장선"이라며 "'뉴 삼성'을 이끌어가야 할 총수로서 코로나19 사태 등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강도 높은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고 인식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24일 오후 10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김포국제공항으로 귀국한 후 취재진에게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오래된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회포를 풀 수 있었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굉장히 좋은 출장이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미국 출장은 2016년 이후 5년 만에 이루어졌다. 그는 이번 출장에서 반도체 뿐 아니라 바이오(모더나), 차세대 통신(버라이즌), AI와 미래 플랫폼(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현장을 직접 확인하면서 삼성의 위치와 함께 위기의식을 느겼다는 분석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미국과 캐나다 출장을 통해 '뉴 삼성' 기틀 다지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뉴 삼성'의 새로운 축이 될 미국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2공장 확정과 향후 한미 공조 방향성을 직접 챙겼던 것. 이 부회장은 백악관 경제수장과 연방의회 핵심관계자들을 만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전략을 공유하고 양국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8~19일(현지 시간) 워싱턴을 방문해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및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회동하며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서의 반도체 시장에서 한미 협력 방안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만난 두 인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 삼성전자, 인텔, TSMC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반도체 공급망 회의를 주관한 인물이다. 국가 안보 차원에서 미국과 동맹국의 반도체 산업 전략을 주도하는 핵심 인사인 것.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미국 출장 기간 동안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 도약을 위한 청사진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2년 이상 고민 끝에 제2 파운드리 공장 예정지를 확정 발표했다. 따라서, 한국(경기 용인·화성, 평택)과 미국(텍사스주 오스틴·테일러)을 잇는 ‘시스템 반도체 벨트’를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과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놓고 치열한 승부에 나선 것이다. 

공교롭게도,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시 공장 완공 시기 2024년은 TSMC와 비슷하다. TSMC는 120억 달러(약 14조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메모리에 이어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며 "굳은 의지와 열정, 그리고 끈기를 갖고 도전해서 꼭 해내겠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기준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점유율 52.9%로 1위, 삼성전자는 17.3%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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