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철의 탄약고] 한국형 중형항모가 경항모보다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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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철의 탄약고] 한국형 중형항모가 경항모보다 필요한 이유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11.11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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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모함은 차세대 전력...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고 과감하게 접근해야
- KF-21함재기형 개발 가능성 열어둬야
현대중공업이 설계한 한국형 경항모 [사진=한국조선해양]

한국형 경항모(CVX) 사업을 두고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수주경쟁이 치열하다. 이미 사업을 시작하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경항모가 건조되고 실전배치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남아있다. 영국이나 프랑스의 사례를 보면 2030년 이후에 실전배치가 가능할 전망이다. 실전배치된 이후에도 수십년 동안 사용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두르기보다는 국방력에 진짜 보탬이 될 수 있는 최선의 수를 찾아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워낙 비용이 막대하고, 일단 시작하면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英, 2017년 6만5000T급 첫 실전배치...재래식 항모지만 F-35B·아파치 탑재

영국은 6만5000톤급 항모 2척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 2017년 퀸엘리자베스호와 2019년 프린스오브웨일즈호가 각각 실전배치됐다. 

이들은 모두 디젤엔진을 갖춰 핵추진 항모를 가진 미국이나 프랑스에 비해서는 열세다. 다만, 항모 함재기로는 유일한 스텔스 기종 F-35B와 최고의 공격헬기로 평가받는 아파치를 탑재해 전투력에서는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도 당초에는 경항모인 인빈시블급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6만5000톤급으로 건조가 진행됐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항모와 중형급 이상의 항모는 차이가 많다.

佛, 2001년 4만톤급 핵항모 샤를 드골 취역...라팔 전투기 탑재

프랑스는 지난 1989년 건조를 시작해 12년 뒤인 2001년 핵추진 항모 샤를 드골을 실전배치했다. 자국이 생산하는 라팔 전투기를 탑재해 프랑스만의 독자적인 무기체계를 완성했다.

핵추진항모는 연료보급을 따로 받지 않기 때문에 많은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전기공급이 수월하다. 레이저무기나 레일건 등 최근의 무기체계는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하기 때문에 이는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향후 수십년 후에는 더욱 전기 수요가 많아질 전망이다. 탑재되는 항공기도 전기추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실전에 배치되는 드론은 대부분 전기를 사용한다.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 때문에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은 시간이 지나면 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항모는 전시에만 운항하는 것이 아니다. 훈련도 해야하고 작전도 해야하기 때문에 미래에는 탄소배출이 상당한 제약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형 항모, 핵추진 6만톤급 이상+국산 전투기 탑재가 바람직

현재 해군이 추진하는 경항모는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3만톤급의 상륙함이다. 여기에는 F-35B가 탑재될 예정이다. 

중국이 보유 중인 랴오닝함은 5만5000톤, 샨둥함은 6만톤을 넘고, 향후 4척의 중·대형 항모가 추가로 실전배치될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균형이 너무 안맞는다. 

따라서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과 협력해 6만톤 이상의 핵추진 항모를 보유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우리나라는 4.5세대 전투기 KF-21을 독자개발했다. 정비성, 유지비용, 성능개량 등을 감안할 때 항모에 자국산 전투기를 탑재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도입한 F-35A의 정비권한이 없다. F-35B도 마찬가지다. 모든 부품을 수입해야 하니 유지비용도 많이 든다. 우리가 만들 항모에 맞춘 성능개량도 어렵고, 조종사의 교육훈련 프로그램 개발에도 제약이 있다. F-35B가 작전반경이 짧고, 무기탑재량이 많지 않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려운 단점이다. 

단기적으로는 잠수함 전력을 늘려 비대칭 전력을 보강하고, 항공모함은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과감한 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KF-21의 함재기형 개발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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