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사임 후 최성환 경영승계 '관심'..."ESG·이사회 경영 분위기 속 역량 강화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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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사임 후 최성환 경영승계 '관심'..."ESG·이사회 경영 분위기 속 역량 강화 집중"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11.01 2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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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규 단독 대표 체제 변경…"이사회·대표 중심 경영 안정 노력"
- 최신원, 재판 집중과 장남 최성환 사업총괄 승계 작업 부정적 영향 차단
- 최성환 사업총괄, SK네트웍스 지분 꾸준히 매입...경영 역량 쌓는데 집중 전망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전격 사임하면서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상무)로의 경영승계에 관심이 쏠리지만 SK 특성상 지배구조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당초 임기만료일인 내년 3월 22일보다 5개월 가량 일찍 자리에서 물러났다.

SK네트웍스는 1일 "최신원 회장이 본인 의사에 따라 10월 29일부로 당사와 관련된 모든 직책에서 사임했다"며 "SK네트웍스는 현재와 같이 이사회와 박상규 사장을 중심으로 회사의 안정적인 경영과 미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는 최신원·박상규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박상규 단독 대표 제체로 변경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신원 회장이 사임한 것은 재판이 길어짐에 따라 재판에 집중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며 "과거 SKC 등에서 일어난 일로 인해 SK네트웍스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생각이 반영된 것 같다"고 전했다. 

최신원 SK네트웍스 전 회장(왼쪽)과 아들 최성환 사업총괄

최 회장이 SK그룹은 물론 이후 경영승계 작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단인 셈이다. 

결국 70세의 고령인 최 회장이 SK네트웍스 경영권을 쥔 상태에서 재판으로 장기 경영공백 사태를 불러오는 게 기업 가치 등에 부정적이라는 판단 하에 사임을 결정한 것이란 얘기다.

더욱이 최 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경영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은 5억 원 이상 횡령·배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해당 범죄와 관련된 기업에 취업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이사회 권한 강화에 따라 연말 임원인사 등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그룹 지배구조 혁신 방안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각 계열사 이사회에 최고경영자(CEO) 평가·보상 권한을 부여했다.

SK네트웍스는 최 회장 사임 외에 경영진 변동은 정해진 게 없고, 최성환 상무의 직위와 직책 역시 현 위치에서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 상무가 연말 인사에서 승진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최 상무가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에 참여해 최 회장의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예상한다.

최신원 회장은 회삿돈을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지난 9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앞서 최 회장은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 가족 및 친인척에 대한 허위 급여 지급, 개인 유증 대금 납부, 부실 계열사에 대한 자금지원 등 명목으로 자신이 운영하던 SKC, SK텔레시스 등 6개 계열사에서 총 2235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 회장 사임에 따라 아들 최성환 상무의 경영승계에 시선이 모아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동을 걸지 않는다면 최성환 상무로의 경영권 승계는 예정된 수순이었는데 최신원 회장의 사임으로 그 수순은 더욱 빨라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신원 회장의 사촌동생이며, 최성환 회장원 오촌당숙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2월 정기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총괄’과 ‘경영지원본부’를 신설했으며, 기획실장이던 최 상무가 사업총괄을 맡게 됐다. 당시 조직개편은 최 상무로의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 상무는 1981년생(만 40세)으로 2009년 SKC에 입사해 SK(주)를 거쳐 2019년부터 SK네트웍스에서 근무 중이다. SKC 전략기획실 차장, SK BM혁신실 상무, SK 글로벌사업개발실장 등을 거쳤다

SK네트웍스의 최대주주는 SK(주)이며 지배구조상 SK그룹에 속해 있지만, 오너 일가의 암묵적 합의 아래 최신원 회장이 실질적으로 지배해 왔다. SK네트웍스는 SK그룹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회장(최신원 회장의 아버지)이 설립한 모태기업이라는 점에서 최 회장으로서는 애착이 크다. 

최 회장과 최 상무는 이미 SK네트웍스 지분율을 늘려왔다. 최 회장은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총 1만주의 SK네트웍스 주식을 장내 매수하면서 지분율이 기존 0.83%에서 0.84%로 늘어났다. 

최 상무는 지난해까지는 지주회사 SK㈜ 지분을 늘렸지만, 올해부터 SK네트웍스 지분을 늘렸다. 최 상무는 지난 2월 첫 SK네트웍스 주식 매수 이후 지분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지금까지 최 총괄이 매수한 SK네트웍스 주식은 451만6298주로 지분율을 1.82%까지 확보했다.

최 상무는 현재 핵심 계열사인 SK렌터카의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 위원회에서 기타 비상무이사 자격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버지 최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가 지배구조(G) 리스크로 작용해 SK네트웍스의 ESG 등급이 'A+'에서 'A'로 하락하자 직접 ESG 위원회에 참여해 ESG 경영 강화에 나선 것.

최 상무가 아직 경영 역량을 쌓는 단계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최신원 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는데 아들 최성환 상무의 경영 승계 문제를 꺼내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최 회장의 사임과 승계는 별개 문제"라며 "사법 리스크 해결 후 승계 작업이 본격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소장은 "SK그룹에서 당장 계열 분리는 쉽지 않다"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추구하는 'ESG경영', '이사회 중심 경영' 분위기와도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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