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No라고 말못하는 家臣들...책임은 보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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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No라고 말못하는 家臣들...책임은 보스가
  • 한익재 기자
  • 승인 2017.03.28 17: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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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요즘 재계 가신들의 보스를 보좌하는 모습을 보면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가신들로 구성된 인의장막속에서 오너가 좋아하는 얘기만 하고 싫어할 단어나 말들은 금새 금기어로 소문이 난다. 이런 금기어를 많이 알고 있어야 유능한 직원이다. 대놓고 말은 안하지만 이런 암묵적 원칙을 어기는 사람은 미운 털이 박혀 좌천되거나 짤리기도 한다.

일부 임원들은 오너를 모시는 과정에서 일어난 조그만 에피소드를 마치 전승 훈장처럼 얘기하고 추억하는 경우도 많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인식속에 교묘하게 또아리를 틀고 있는 보신주의가 능력있는 임원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지는 풍토도 있다.

이러다보니 어떤 프로젝트를 처리할 때 당연히 점검해야되는 리스크관리가 허술하다. "이건 이런 점에서 리스크요인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또 다른 임원에 밀리기 일쑤다. 이건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마치 말다툼에서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물론 모든 최종적인 책임과 결과 당연히 오롯이 보스나 오너의 몫이다. 가신들이 책임을 질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오너의 책임을 일부 떠안는 것에 불과하다. 결국 보스가 진다는게 옳은 분석이다. 

고 이병철 회장이나 고 정주영 회장과 같은 산전수전 다 겪은 오너들은 설사 이런 가신들에게 포위돼있더라도 걱정할 필요 없다. 손바닥만한 점포를 세계적인 대그룹으로 일구면서 그야말로 밑바닥 조립공정부터 최고위 의사결정까지 한줄로 꿰고 있는, 산전수전 다겪은 분들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 대기업 오너들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도련님'들이다. 일반적인 사람이면 당연히 겪어나가면서 인격적으로 내면화시켜야 마땅한 감정들을 겪기 힘든 환경이다. 모두가 아첨하고 옳다고 얘기하고 눈치만 살짝 줘도 다 해주는 상황이 수십년간 계속되다보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다.

게다가 선대가 다 이뤄놓은 기반위에서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 창업자라면 당연히 알아야할 전문지식과 경험도 일천하다.

재벌 가신들의 보좌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산전수전 다겪은 창업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눈높이도 더이상 불법에 대해 예전처럼 관대하지 않는 분위기다.더이상 보신위주의, 살아남기 위주의 처신은 결국 보스의 불행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게다가 최순실 사태에서 보듯 어디서 누가 메일을 보냈고 통화를 했는지, 페북에 무엇을 올렸는지 맘만 먹으면 샅샅히 드러날 정도로 그야말로 초관계시대가 됐다.

사업적으로도 더이상 YES맨들로 포위된 리더십으로 급변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쫒아가기 힘들 수밖에 없다. 중국제품만 보더라도 더이상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옛말이지 않은가?

나만의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검찰 수사상황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오너가 많이 알수록 가신들이 그에 비례해 스마트해진다는 느낌이 든다.거꾸로 얘기하면 오너가 경험이 일천하거나 모르면 가신들은 그만큼 책임질 일을 하지 않으면서 그만큼 우둔해질 가능성도 높다.

 

삼성 강남 사옥.

한익재 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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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sin4746 2017-04-19 16:55:00
한익재 기자님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