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붕괴 3가지 악재…美부채한도·中경기침체·인플레이션
상태바
코스피 3000 붕괴 3가지 악재…美부채한도·中경기침체·인플레이션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1.10.06 08: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 의회 갈등에 부채한도 난항…피치, 신용등급 강등전망
-중국 헝다그룹 파산이슈 및 전력난에 경제성장률 하향조정
-인플레이션 우려에 세계 각국 테이퍼링·금리 인상 돌입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코스피 3000선이 무너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57.01포인트(1.89%) 하락한 2962.17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3000선대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3월 25일 이후 6개월여만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부채한도 갈등, 중국 경기침체,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이를 풀이한다.

미래에셋증권 박광남 연구원은 "미중 무역마찰, 미 부채한도 협상 이슈 등 여전한 매크로 리스크가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인플레이션 우려 속 국제유가가 77달러를 돌파한 것도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요인"이라고 전했다.

◇ 글로벌 신용평가사, 미국 부채갈등에 신용등급 강등 경고

임박해오는 미국 디폴트 위험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부채한도 증액·유예 법안과 관련된 미 의회의 갈등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공화당의 반대로 미 상원에 표결된 부채한도 법안통과가 무산됐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법안 철회를 이유로 법안통과에 협조하지 않았다. 특히 이날 민주당 내부에서 반대표가 나오는 등 분열된 모습을 보이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그러는 동안 지난달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경고한 10월 18일은 다가오고 있다. 재무부의 경고대로라면 이날 재무부의 현금잔고는 바닥날 예정이다. 이날까지 의회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미국은 역사상 첫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초유의 미국 정부 디폴트는 증시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미 의회에 경고를 하는 모습이다. 1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미 의회의 벼랑 끝 전술이 현재 ‘AAA’인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압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미국의 신용평가사 S&P도 미 의회 부채한도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2011년 오바마 정권 당시 지금과 같은 갈등이 지속되자 S&P는 미국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한 적이 있다. 미 증시는 70년 만의 첫 신용등급 강등의 충격으로 3달간 18%가량 하락했다.

◇ 중국, 헝다그룹 파산이슈·전력난에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헝다그룹 파산이슈가 잇단 잡음을 일으키며 중국 경기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중국 부동산 부문은 전체 GDP의 30%를 차지한다. 헝다그룹이 무너질 경우 중국경제에 파장이 불가피한 이유다. 헝다그룹은 지난달 23일과 29일 예정된 이자지급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4일 홍콩거래소는 헝다그룹과 자회사 헝다물업의 주식 거래를 중지했다. 이날 헝다그룹의 다른 채권만기가 도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헝다그룹의 위기는 중국 내 다른 부동산업체로 번지는 분위기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 판타지아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수준인 ‘CCC-’로 강등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판타지아는 이날 만기가 도래한 채무를 갚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P와 무디스 모두 판타지아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다.

또 다른 문제는 전력난이다. 중국은 당국의 탄소배출규제, 글로벌 석탄가격상승의 영향으로 지난달부터 일부 지역의 전력공급을 제한·중단한 상태다. 이에 일부 공장들이 조업시간을 줄이거나 가동을 전면중단하는 조치를 취하며 생산활동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 같은 배경에 골드만삭스는 지난 27일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8.2%에서 7.8%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정전에 따른 생산감축이 지속하면 중국의 4분기 성장률을 1%포인트 내릴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 잇단 인플레이션 압박에 각국 긴축재정 돌입

글로벌 인플레이션 부담도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각국의 물가지표는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현황을 나타냈다. 미국의 경우 1일 발표된 미국 근원개인소비지출(PCE)는 두 달 연속 3.6% 오르며 3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유로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는 전년 대비 3.4% 오르며 13년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에너지·원자재 가격상승은 이러한 물가상승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이들의 가격상승은 각국경기가 회복되며 에너지·원자재의 수요는 늘어나는 데 비해 미국 허리케인 아이다·공급망 병목현상 등의 영향으로 공급이 부족한 수급 불균형의 영향이 크다. 이에 19개 원자재의 가격동향을 나타내는 CRB 원자재지수는 4일(현지시간) 247.74포인트 기록했다. 2014년 12월 이후 7년여만의 최고치다. 5일 11월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달 78.93달러에 거래되며 7년 만의 최고수준에 도달했다.

이에 각국 통화당국은 치솟는 물가를 통제하기 위해 테이퍼링, 금리인상 등 긴축재정에 돌입하는 분위기이다. 유럽중앙은행(ECB)는 9월 채권매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 조치를 시작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9월 회의에서 11월 테이퍼링 일정을 공식화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올해 내 추가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이외에도 노르웨이, 브라질, 멕시코 등의 국가가 금리인상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이은재 부전문위원은 5일 브리핑에서 “현재 주식시장을 둘러싼 투자환경은 글로벌 유동성의 점진척 축소, 이익 성장세 둔화, 부채위험 등으로 20~21년 상반기 대비 부정적”이라며 “이에 상반기와 같은 강한 단기 반등과 랠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