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연내 테이퍼링에도, 금리인상 배제 메시지에 증시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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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연내 테이퍼링에도, 금리인상 배제 메시지에 증시 급등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1.08.3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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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롬 파월 의장 비둘기파적 메시지에 미 증시 일제히 상승세 이어가
- 전문가, 9월 테이퍼링 발표 전망…델타 바이러스·고용지표 변수 남아
[27일(현지시간) 잭슨홀 연례 심포지엄에서 연설을 하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총재.]
27일(현지시간) 잭슨홀 연례 심포지엄에서 연설하는 제롬 파월 미연준 의장.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은 잭슨홀 연례 심포지엄에서 연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실시할 의사를 밝혔다. 미 연준이 작년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미국 경기가 적정한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파월 의장은 이번에 언급한 테이퍼링이 금리인상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연설에서 최대 고용 목표(maximum employment)를 달성하기까지 아직 미 연준의 정책적 역할이 남았다며 금리인상에 거리를 뒀다.

미 증시는 제롬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메시지에 일제히 상승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2.68p(0.69%)오른 35,455.80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이날 각각 4509.37, 15,129.50포인트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같은 날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약 3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CNBC에 따르면 미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9월 21~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을 결정할 것이라 전망했다.

◇ 미 연준 의장, ‘테이퍼링은 시행하나 금리인상은 아직 멀어’

27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은 잭슨홀 연례 미팅에서 연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시행할 의사를 밝혔다. 미국 경기가 빠른 회복세에 들어서자 매월 1천200억달러 규모(원화 기준 약 140조원)의 자산매입속도를 점차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2021년 3월 4.2조 규모의 미 연방준비제도의 자산은 8월 8.4조 규모로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자료=미 연방준비제도]
2021년 3월 4.2조 규모의 미 연방준비제도의 자산은 8월 8.4조로 약 2배 증가했다. [자료=미 연방준비제도]

미 연준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 3월 미 기준금리를 1.25%에서 0.25%로 내리고 매달 1천200억달러 규모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는 등 자산매입속도를 대폭 늘리는 완화정책을 시행했다.

이 같은 미 연준의 무제한 유동성 공급 영향으로 미 경제지표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미국 GDP 경제성장률은 1·2분기 각각 6.3%, 6.6%의 성장률(연율 기준)을 달성했다.

지난해 5월 최고 14.70%에 달했던 미국 실업률은 올해 8월 5.40%로 하락했고, 이번 7월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지수(PCE)는 전년 대비 3.40%를 기록하며 가파른 소비 회복세를 보였다.

이러한 경기 회복세에 파월 의장은 자산 매입 감축계획을 언급했으나 금리인상은 별개로 이루어짐을 강조했다. 그는 “최대 고용 목표에 다다르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었다”며 “금리인상 시기와 방식은 테이퍼링과 다른 엄격한 기준으로 적용할 것”이라 말했다.

또 그는 현재 시장에 떠오르고 있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인플레이션 요인들은 일시적인 것(these elavated readings are likely to prove temporary)”이라며 현재 인플레이션율이 "견고하게 미 연준의 2% 목표치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 미 증시, 비둘기파적 발언에 일제히 상승 ... 'S&P500', '나스닥' 사상 최고

27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이러한 제롬 파월 의장의 시장 친화적인 메시지에 일제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42.68(0.69%)포인트 오른 35,455.80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4509.37(+0.88%), 15,129.50(+1.01%)포인트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같은 시간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29일(현지시간) 오후 8시 30분 기준 1.3020%까지 하락했다. 잭슨홀 미팅이 있기 전 25일 1.35%까지 올라갔던 것과 대비해 약 5bp 하락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장의 반응에 제롬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을 언급하면서 금리인상을 이와 분리해 전달한 방식’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바이털 날리지(Bital Knowledge)의 애덤 크리사풀리(Adam Crisafulli) 창립자는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걷어내는 데 연설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며 “시장에 금리인상의 문턱이 테이퍼링보다 훨씬 높다고 이야기함으로써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를 깨끗이 씻어냈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승한 미 증시를 지수별로 살펴보면 다우존스30지수에서는 ▲ 골드만삭스그룹(+7.28%) ▲ 보잉사(+5.25%) ▲ 월트디즈니(+3.58%)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S&P500 섹터 중에는 에너지 섹터가 가장 큰 폭인 2.62% 상승하며 지수상승을 주도했다. 섹터 내 개별 종목으로는 ▲옥시덴털 페트롤리움(+6.92%) ▲캐벗 오일 & 가스(+6.25%) ▲아파치 코퍼레이션(+5.94%)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에너지 섹터 다음으로는 커뮤니케이션서비스 섹터(+1.60%), 기본재 섹터(+1.32%)의 상승폭이 그 뒤를 따랐다.

나스닥에서도 마찬가지로 에너지 섹터(PHLX Oil Service Sector)가 5.67% 상승하며 지수를 이끌었다. 해당 섹터의 개별 종목으로는 ▲팬버지니아 주식회사(+11.74%) ▲하이피크 에너지(+10.70%) ▲ 패터슨-UTI 에너지(+9.85%)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 올 9월 FOMC에서 테이퍼링 발표 전망 ... ‘델타 바이러스 영향으로 미뤄질 수도 있어’

CNBC에 따르면 다른 중앙은행 총재들의 발언을 종합했을 때 테이퍼링은 이르면 오는 9월 21~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러한 일정에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건 바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발 경제둔화다. 지난 19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는 3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전망률을 기존 9%에서 5%로 하향조정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6월 초 8000명대 중반의 신규 확진자 수가 27일(현지시간)기준 17만6742명까지 늘어났다. 출처=미 질병통제예방센터]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6월 초 8000명대 중반의 신규 확진자 수가 27일(현지시간)기준 17만6742명까지 늘어났다. [출처=미 질병통제예방센터]

골드만삭스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미 전역으로 확대되자 음식업, 여행업 등 서비스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 판단했다. 실제 미국은 지난 27일 신규 확진자 수 17만6742명을 기록하며 올해 6월부터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 처해있다.

국내 전문가들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이 크다면 테이퍼링이 내년까지도 지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테이퍼링이 내년으로 지연되는 것으로, 이 경우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좋지 않다는 시그널로 인식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다음달 1~4일 발표예정인 주요 미 경기·고용지수가 개선된 수치를 보이면 델타 변이에도 9월 테이퍼링에 더욱 힘이 실릴 예정이다. 9월 초에 발표 예정인 주요 미 경기·고용지표는 ▲ 1일 미국 ADP 비농업부문 고용 변화 ▲ 2일 미국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 3일 미국 비농업고용지수, 미국 실업률이 있다.

키움리서치의 최재원 연구원은 “미국의 제조업 지표 및 고용보고서 결과에 따라 경기회복 탄력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며 9월 미 경기·고용지표를 주목해야한다고 전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파월 의장의 시장 친화적인 태도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파월 의장이 현재 미국이 당면한 인플레이션 문제를 과소평가한다는 비판이 크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7월 근원 PCE 가격지수의 전년대비 상승률은 3.6%로 1991년 5월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지난 26일 매파로 알려진 제임스 불라드(James Bullard)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총재는 “인플레이션율이 타켓 목표치보다 넘어도 조금은 허용할 수 있다지만, 지금은 너무 과하다(not this much above target)”며 해당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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