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종 내 주식평가액이 100억 원 넘는 주식갑부들은 55명 내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주식재산 가치만 해도 이달 27일 기준 8조 원을 상회했다. 주식 부자(富者) 1~2위는 현대차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 부자(父子)가 차지한 가운데,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MZ세대도 3명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결과는 본지가 ‘국내 자동차 업종 내 주식재산 100억 원 넘는 주요 주주 현황’ 조사에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은 자동차 업종에 있는 상장사 주요 주주들이다. 조사는 상장된 자동차 관련 업체 중 개별 주식종목 기준 주식평가액으로 한정해 조사가 이뤄졌고, 다른 업종에 있는 주식재산은 따로 합산하지 않았다. 보유 주식은 우선주를 제외한 보통주(우선주 제외) 기준이고, 주식평가는 이달 27일 종가(終價)로 산정했다. 자동차 관련 업체 여부는 금융감독원이 업종별 분류 기준을 따랐고, 주식부자 현황은 시가총액 1000억 원 넘는 업체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이달 27일 기준으로 주식재산 가치가 100억 원 넘는 자동차 업계 주식갑부들은 55명 내외로 집계됐다. 이중 개별 주식종목별 주주 기준으로 주식재산이 1000억 원이 넘는 주주는 8명으로 조사됐다. 현대차 정몽구 명예회장은 두 주식종목에서 조(兆) 단위 주식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살펴보니 국내 자동차 업체 중 최고의 주식갑부는 현대차 그룹 정몽구(38년생) 명예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자동차 주식을 1139만 5859주 보유하고 있고 이달 27일 현대차 종가(終價)가 1주당 20만 8500원이어서 2조 3760억 원 상당인 것으로 평가됐다. 여기에 정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에서도 677만 8966주를 보유하고, 27일 종가가 27만 1000원이어서 1조 8370억 원 수준의 주식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두 회사에서만 4조 원 넘는 주식가치를 보였다.

이어 정의선(70년생) 회장은 현대차 종목에서만 559만 8478주를 갖고 있어 이 주식종목의 주식평가액만 1조 1672억 원으로 계산됐다. 여기에 정 회장은 기아에서도 5797억 원 상당의 주식재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 회장은 현대위아에서도 463억 원에 달하는 주식가치를 보유 중이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위아 세 중목에서 보유한 주식평가액만 1조 7000억 원을 상회했다.

현대차 정몽구·정의선 부자(父子)에 이어 국내 자동차 업계 주식부자는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에스엘’ 이성엽 부회장이 차지했다. 현대차 정의선 회장과 동갑내기인 에스엘 이성엽(70년생) 대표이사 부회장의 주식재산은 3367억 원 상당으로 평가됐다. 에스엘 주식을 1229만 1248주 갖고 있고, 이달 27일 종가가 2만 7400원이어서 주식가치만 3360억 원을 이상됐다. 같은 회사 이충곤(44년생) 회장은 1868억 원이었다. 이 회장은 이성엽 부회장의 부친이다. 또 이성엽 사장의 동생인 이승훈(73년생) 前 사장도 1512억 원 수준의 주식가치를 보였다.

유니테크노 최대주주인 이좌영(55년생) 대표이사는 1488만 4306주를 보유하며 2173억 원 상당의 주식갑부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자동차 업계 중 주식재산이 500억~1000억 원 사이되는 주주도 8명이나 됐다. 모토닉 김영봉(53년생) 회장의 주식재산도 이달 27일 기준 981억 원으로 평가됐다. 김 회장은 모토닉 주식을 828만 638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외 영화테크 엄준형(61년생) 대표이사 891억 원, 모트렉스 이형환(67년생) 대표이사 740억 원, 에스엘 이주환(97년생) 주주 636억 원, 삼기 김치환(81년생) 사장 632억 원, 모토닉 김영목(56년생) 이사 511억 원, 우리산업홀딩스 김명준(41년생) 회장 511억 원, 핸즈코퍼레이션 승현창(77년생) 대표이사 502억 원 순으로 500억대 주식부자 클럽에 가입했다.

이중 1997년생으로 MZ세대이자 올해 24세인 이주환 주주는 에스엘 이성엽 부회장의 장남이자 오너4세다. 이주환 주주의 동생인 1999년생 이동환 주주도 에스엘 주식을 51만 주 넘게 보유하며 주시가치만 140억 원에 달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 중에서는 에스엘 이충곤 회장을 포함해 아들과 손자까지 5명이나 100억 넘는 주식부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자동차 업계 주식부자 중에서는 1970년대생이 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자동차 부품 제조사 중 한 곳인 화승알앤에이 현지호(71년생) 부회장도 이 회사 주식을 417만 110주를 보유하며 251억 원 상당의 주식가치를 보유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 부회장은 화승그룹 현승훈 회장의 장남이다.

현대공업 강현석(73년생) 대표이사 359억 원, 엠에스오토텍 이태규(71년생) 사장 304억 원, 우리산업홀딩스 김정우(71년생) 이사 298억 원, 세종공업 박정길(71년생) 총괄 부회장 267억 원, 모트렉스 송은희(72년) 상무 258억 원, 현대공업 강윤나(77년생) 주주 252억 원, 디아이씨 김정렬(72년생) 사장 228억 원, 덕양산업 윤성희(70년생) 대표이사 208억 원으로 주식가치만 200억 원 이상이었다. 세종공업 박정길 그룹 총괄부회장은 박세종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이중 엠에스오토텍 이태규 사장의 부친은 현대건설 사장과 현대증권 회장을 역임한 이양섭(61년생) 회장이다. 현대공업 강윤나 주주는 강현석 대표이사의 동생이다. 모트렉스 송은희 상무는 이 회사 이형환 대표이사의 아내이다. 윤성희 대표이사는 덕양산업 창업주인 故 윤주원 회장의 아들이다.

이외 70년대생 車업계 100억대 주식부자 중에서는 대창단조 박권일(72년생) 사장 188억 원,성우하이텍 이보람(79년생) 주주 165억 원, 화신 정희진(71년생) 주주 161억 원, 화신 정혜선(70년생) 주주 154억 원, 대창단조 박권욱(73년생) 부사장 143억 원, 인지컨트롤스 정장환(74년생) 前 전무 127억 원 등으로 파악됐다.

이중 인지컨트롤스 정정환 前 전무는 정구용 회장의 아들이다. 대창단조 박권일 사장과 박권욱 부사장은 형제이고 이들의 부친은 박안식 회장이다. 화신 정혜선·정희진 주주는 자매이다. 정서진 사장의 부친인 화신그룹 정호 회장은 지난 2018년에 별세했다.

70년대 생과 별도로 자동차 회사 중 두 군데 이상 주식평가액이 100억 원이 넘는 주주는 현대차 정몽구 명예회장, 현대차 정의선 회장 이외에 아진산업과 대우부품 수장을 맡고 있는 서중호 대표이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 대표이사는 대우부품에서 118억 원, 아진산업에서 1109억 원으로 200억 원 이상의 주식가치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MZ세대 주식부자는 삼기 김치환(81년생) 사장, 에스엘 이주환(97년생)·이동환(99년생) 주주 세 명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