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야기] 20세기 이후 현대 문명을 일으킨 세 가지 대표 소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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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이야기] 20세기 이후 현대 문명을 일으킨 세 가지 대표 소재는?
  • 윤영식 기자
  • 승인 2021.06.24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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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문명은 소재와 함께 발전해왔다. 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로 구분하고 있는 것은 어떤 소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문명이 크게 좌우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20세기이후 현대 과학 문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소재는 무엇일까? 기초과학연구원(IBS) 현대 문명에서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며 역사를 다시 쓰게 만든 소재로 나일론, 광섬유, 투명 전극 등 3개를 꼽았다. 

20세기 최대 발명품중 하나로 꼽히는 나일론...알고보니 플라스틱의 효시

첫번째는 나일론이다. 현대 문명을 만든 핵심 소재이기도 하고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 플라스틱의 효시는 사실 나일론이었다. 나일론이 20세기 최대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1938년 미국 섬유회사 듀폰이 처음으로 개발한 나일론은 듀폰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벌어다준 제품이다. 처음에는 칫솔의 브러쉬 재료로 사용됐다. 이로써 귀족들 뿐 아니라 대중들도 위생적인 구강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

나일론은 1939년 뉴욕 세계박람회에서 ‘강철처럼 강하고 거미줄처럼 가늘다’라는 스타킹 광고를 내세우며 대중 앞에 첫 선을 보였다. 1940년 5월16일 나일론 스타킹이 전국의 상점에서 판매되는 날, 당시 돈으로 1.15달러 하는 스타킹이 첫날 80만 켤레나 판매됐다.

나일론은 섬유 외에도 현악기의 줄, 테니스 라켓의 줄, 등반용 밧줄, 낚싯줄, 비행기 타이어, 낙하산, 방탄복 등 수많은 곳에 응용되며 인류의 생활을 바꿨다.나일론을 개발한 주역은 윌리스 캐러더스 박사다. 그는 순수 연구만 하도록 해준다는 보장을 받고 1928년 듀폰 연구소로 자리를 옮겼었다.당시 듀폰은 순수과학에 막대한 투자를 하며 캐러더스 박사처럼 유능한 과학자들을 유치했다. 정작 발명자인 캐러더스 박사는 우울증에 시달리다 나일론의 상용화도 보지 못하고 1937년 자살했다.

최초로 생산된 나일론과 당시 나일론 스타킹 및 칫솔 광고.[사진=와이어드]
최초로 생산된 나일론과 당시 나일론 스타킹 및 칫솔 광고.[사진=와이어드]

 

초고속 통신을 현실화시킨 1등공신 광섬유

나일론과 함께 인류의 생활을 바꾼 대표적인 소재에는 광섬유가 있다.

현대 고속통신의 발단이 된 광통신은 저손실 광섬유 개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세기 초반에 이르러 유리로 된 광섬유가 등장했지만, 초창기의 광섬유는 1km 당 손실이 무려 1000dB(데시벨)에 달했다. 이는 사실상 장거리 통신용으로 사용하기는 불가능한 수준이다. 

1966년 영국 스탠더드통신연구소의 찰스 가오 박사와 죠지 호크햄 박사는 석영 유리의 불순물을 제거하면 약 20dB/km의 전송손실을 갖는 광섬유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2009년 호크햄 박사의 사망으로 인해 가오 박사만 단독으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세계 각국의 통신용 광섬유 개발 경쟁이 시작됐다. 1970년 미국 코닝이 실제로 통신에 사용할 수 있는 저손실 광섬유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개발에 참여한 로버크 마우러, 피터 슐츠, 도날드 켁 박사는 광섬유를 개발한 과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이후 미국 AT&T 벨연구소와 코닝, 영국 통신연구소(BTRL), 일본전기(NTT)는 기체를 이용해 각기 다른 제조기술을 개발하여 상용화했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인류가 꿈꾸던 고속 광통신이 가능해졌고, 이를 토대로 통신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며 세상이 바뀌었다.

광섬유를 개발한 미국 코닝의 켁, 마우러, 슐츠 박사의 모습(왼쪽). 광섬유는 통신 기술을 발전시키며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사진=픽사베이]
광섬유를 개발한 미국 코닝의 켁, 마우러, 슐츠 박사의 모습(왼쪽). 광섬유는 통신 기술을 발전시키며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사진=픽사베이]

 

스마트폰을 탄생시킨  '투명전극'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손가락으로 마우스 역할을 하는 터치스크린이 없었다면 스마트폰도 없었다. 결국 손가락의 터치만으로 스마트폰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든 터치스크린이 모바일 혁명의 주역인 셈이다.

터치스크린의 핵심 소재는 디스플레이 위에 놓인 전기가 통하는 전극막이다. 그런데 화면이 보일 수 있는 투명한 전극막이어야했다.

인듐산화물(In2O3)에 수% 산화주석(SnO)을 첨가하면 더욱 전도성을 높인 ITO(Indium Tin Oxide) 막이 투명전극 소재로 사용된다. 전도성이 높고 투명한 ITO소재의 개발 없이는 고감도 터치스크린이 구현될 수 없고 아이폰 모바일 혁명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기초과학연구원은 "이러한 소재들은 과학자들의 기초과학 연구가 오랜 시간 축적되며 탄생했고, 결과적으로 인류의 삶을 변화시켰다. 현존 기술의 한계와 불편함을 극복한 새로운 소재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교과서적 지식을 탈피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자료협조 : IBS]

 

윤영식 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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