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타깃된 두산중공업, 왜?…“진짜 ‘두슬라’ 되려면 시간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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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타깃된 두산중공업, 왜?…“진짜 ‘두슬라’ 되려면 시간 필요해”
  • 노우진 기자
  • 승인 2021.06.08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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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매도 세력이 점찍은 두산중공업, 5거래일만에 공매도 물량 2700억원가량 들어와
- ’밈 주식‘ 오명 쓴 두산중공업, 주가 거품 의혹?…“실적으로 증명하기까지 시간 걸릴 것”

과연 두산중공업이 '두슬라'로 우뚝 설 수 있을까.

두산중공업의 가파른 급등세에 올라탄 투자자들이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흠슬라’ HMM과 달리 두산중공업은 밈 주식에 불과하며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두산중공업의 주가를 견인한 상승재료가 실적으로 나타날 때까지는 긴 시간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밈 주식이란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화제성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종목을 뜻한다.

두산중공업의 상승재료는 한미정상회담이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해외 원자력발전 부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한미정상회담 직후 거래일인 24일부터 11거래일만에 130% 급등했다. 한미정상회담을 제외하면 별다른 호재가 없다는 점에서 다소 의문스러운 급등세다.

한미정상회담은 원전 관련 대장주인 두산중공업에게 큰 호재지만 실적 등 펀더멘털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더욱이 원전 사업은 국가간 경쟁이라 협력에 대한 결과물이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원전주를 짓눌렀던 악재인 국내 탈원전 정책 전환 여부도 미지수다.

이에 공매도 세력이 새로운 타깃으로 두산중공업을 낙점했다. 공매도 물량의 급증은 주가 거품 의혹과 직결된다. 공매도 세력은 두산중공업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며 6월 들어 더욱 거세게 공격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7일 전일대비 27.49%(6900원) 급등한 3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8일 오후 2시 10분에는 전일대비 13.91%(4450원) 떨어진 2만7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쏟아진 공매도 물량의 영향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 공매도 공세 받았나…하루에만 868억원 규모의 공매도 쏟아지기도


공매도 재개 후 두산중공업의 공매도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한미정상회담 전인 5월 21일까지 두산중공업에 대한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는 20일을 제외하고 100억원을 넘지 않았다. 두산중공업의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가 커지기 시작한 시점은 5월 27일이다. 이후 거래대금 규모는 꾸준히 커져 6월 들어서는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특히 5월 3일부터 31일까지의 공매도 누적 거래대금이 1821억원인데 반해 6월 1일부터 7일까지는 총 2716억원의 공매도가 쏟아졌다. 6월 들어서 두산중공업을 향한 공세가 급격히 강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가장 큰 규모의 공매도 물량이 쏟아진 것은 지난 7일이었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4107억원 규모의 공매도가 이뤄졌는데 이중 868억원이 두산중공업이었다.


“두산중공업이 밈 주식이라고?” 거품 논란 속 두산중공업, 실적 증명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두산중공업이 거세지는 공매도 공세에도 불구하고 상승한 것은 개인투자자 매수세 덕분이다. 기록적인 공매도 물량이 쏟아진 7일 두산중공업의 거래량은 7894만가량으로 300만~400만 수준이던 5월 초 일 거래량에 비해 급증했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나란히 순매도세를 보였고 주가상승을 견인한 것은 개인투자자였다.

이는 두산중공업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순간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 두산중공업의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은 한미정상회담이란 상승재료 뿐이다. 두산중공업의 해상풍력 수주 공시 역시 호재 중 하나지만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치는 규모는 아니다. 공시한 수주 금액이 1800억원 수준이라 연간 400억원이 채 안 되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의 몸집을 고려하면 경영성과에 크게 드러나지 않을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의 급등세는 한미정상회담 이후 본격화됐다. 두산중공업이 추진하고 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가 탄소 중립의 대안으로 거론되며 최대 수혜주로 대두됐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의 SMR은 기존 핵 발전 설비보다 크기가 작고 안정성이 높다. 하지만 합의 내용이 두산중공업의 실적 등 펀더멘털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은 국내 발전 기자재에서 모든 라인업을 갖고 있는 대장주라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국가적으로도 포기할 수 없는 회사”라며 “다만 몇 년간의 적자와 대규모 차입금, 매출 분야의 전환 과정 등으로 주가 추이를 가늠하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형 풍력터빈과 수소연료전지 등 성장 가능성이 큰 신사업이 포진해있다”며 “다만 각 사업별로 안정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변수”라고 덧붙였다.

노우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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