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로 살아난 케이뱅크, 재계약 가능성은…금융권 압박, 변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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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로 살아난 케이뱅크, 재계약 가능성은…금융권 압박, 변수 되나
  • 김호연 기자
  • 승인 2021.05.25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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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 개선 뚜렷…업비트 효과
- 금융권 “가상자산 위험성 극도로 주의해야”…케이뱅크 “회계적 측면 고려해 재계약 검토”
케이뱅크 사옥 전경. (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 사옥 전경. (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실명계좌 발급 제휴 재계약 여부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3사가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발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공개적으로 가상화폐 반대 입장을 밝힌 금융위원회의 눈치도 보이지만 가상화폐로 실적 개선을 이룬 만큼 고민의 깊이가 남다르다. 


케이뱅크, 1분기 실적 개선세 뚜렷…“업비트는 신의 한수”


금융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분기 적자를 줄이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영업수익이 크게 늘면서 적자폭이 100억원대로 줄어든 것이다.

케이뱅크의 1분기 순손실은 123억원으로 손실 규모를 전년 동기 24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영업수익은 3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급증했고, 자산 규모는 4조원대에서 9조원대로 증가했다. 4월 말 기준 수신은 무려 12조원, 여신은 4조원으로 크게 뛰었다.

케이뱅크의 실적이 개선된 것은 업비트와 실명계좌 발급 제휴를 단독으로 맺은 게 결정적이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업비트에게 받은 펌뱅킹 이용 수수료는 50억4100만원에 달했다. 2020년 2분기까지만해도 700만원에 그쳤지만 3분기 3억6300만원, 4분기 5억6200만원으로 급증했다. 1분기엔 전 분기 대비 8.97배 증가한 것이다.

이는 빗썸·코인원과 계약한 NH농협은행, 코빗의 신한은행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규모다.

케이뱅크의 수신규모가 증가한 것 역시 가상화폐 거래 고객이 몰려들면서 직간접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와 단독으로 실명계좌 발급 제휴를 맺은 건 ‘신의 한 수’”라며 “올해 초 가상화폐 열풍이 불면서 케이뱅크가 살아나는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가상자산 위험성 극도로 주의해야”…케이뱅크 “회계적 측면 고려해 검토”


하지만 업비트와의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면서 케이뱅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업비트와 손잡고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거뒀지만 가상화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금융권의 압박에서 마냥 자유롭기 어려운 상황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공개적으로 가상화폐 제도권 도입을 반대하고 나섰다.

케이뱅크의 2대 주주 우리은행(19.9%)은 최근 자금세탁, 해킹 등 금융사고 위험성을 경계하며 케이뱅크에 각별히 유의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가상화폐 실명계좌 발급 재휴가 거둘 수 있는 수익 대비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며 “업비트 관련 각별한 주의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은성수 위원장은 지난달 국회에서 “(가상화폐는)실체가 모호하기 때문에 이런 자산에 들어갔다고 정부가 다 보호해줘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이 이 시장에)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부정적 견해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가상화폐 열풍이 조만간 잠잠해질 수 있다는 것도 재계약을 우려하는 이유 중 하나다.

중국은 중국내 비트코인 채굴 행위를 전면 금지했고, 미국은 1만달러 이상 모든 가상화폐 거래를 국세청에 보고하도록 조처했다. 각국에서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규제안을 내놓으면서, 비트코인은 지난 24일 한때 3만1227달러(약 3500만원)까지 떨어졌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현재 회계적 관점까지 고려해 업비트와의 재계약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권과 국제사회의 규제 움직임 등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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