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우진의 뉴욕 이슈] 악재 겹친 국내외 가상화폐…"가상화폐는 머스크의 놀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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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진의 뉴욕 이슈] 악재 겹친 국내외 가상화폐…"가상화폐는 머스크의 놀이판"
  • 노우진 기자
  • 승인 2021.05.14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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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선 법무부·국세청, 국내에선 공정거래위원회…가상화폐 조여드는 규제 압박
- ‘악동’ 머스크, 단순 변심?…“머스크는 가상화폐로 게임을 즐기고 있을 뿐”

대형 악재가 잇달아 터지며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와 국세청이 세계 최대의 가상화폐거래소인 바이낸스 홀딩스를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최근의 서버 장애를 빌미삼아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가상화폐거래소를 상대로 불공정 약관 조사에 나섰다.

여기에 한때 최고의 우군이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비트코인으로부터 돌아서며 변덕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가상화폐 시장이 위태롭게 흔들리며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7000만원을 재돌파했던 비트코인은 14일 오전 10시 30분 업비트에서 6320만원에 거래되고 있고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위세등등하던 이더리움은 한 풀 꺾여 486만4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또다시 칼 빼든 기관들, ‘가상화폐 조이기’ 들어가나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13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와 국세청이 바이낸스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법무부와 국세청이 가상화폐에 만연한 불법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 바이낸스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낸스는 조세 피난처로 알려진 케이만 제도에 설립됐으며 싱가포르에 사무실을 두고 있지만 단일 본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는 중국계 회사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가총액 3위를 기록하는 바이낸스 코인을 발행하고 있기도 하다.

제시카 정 바이낸스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현재 우리의 법적 의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규제당국의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며 “우리는 불법 행위를 탐지하고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발표했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는 “바이낸스는 미국의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며 “돈세탁을 비롯한 불법 행위의 징후를 찾기 위해 첨단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도 불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가상화폐거래소를 정조준하고 있다. 최근 있었던 서버장애 문제가 발단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빗썸·업비트·코인원 등 거래소 10여 곳을 대상으로 불공정 약관 조사에 나섰다. 일부 거래소가 ‘서버 점검이나 통신 불량으로 불가피하게 피해가 발생했을 때 회사는 책임이 없다’는 면책 조항을 갖고 있어서다,

통상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불공정 약관이 발견되면 해당 사업자가 자진 시정을 하게 된다. 만약 자진 시정을 하지 않을 경우 공정위는 시정 권고를 할 수 있다.

더불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여지도 있다. 현재 운영되는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중 ISMS 인증을 확보했거나 신청한 곳은 40곳에도 못 미친다. ISMS 인증은 오는 9월 24일부터 시행되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에 따른 신고 요건 중 하나다. 따라서 ISMS 인증을 확보하지 못한 거래소는 무더기 폐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예측 불가능한 머스크의 행보, 가상화폐 시장은 머스크의 ‘놀이판’?


한때 ‘파파 머스크’라는 별명을 얻으며 가상화폐 투자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던 머스크가 비트코인에 등을 돌렸다. 어제의 우군이 오늘의 적으로 돌아선 것이다.

머스크는 12일(현지시간) 돌연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이용한 차량 결제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비트코인은 급락해 6000만원 이하로 후퇴했다가 겨우 제자리를 찾았다. 머스크는 이에 그치지 않고 13일(현지시간) 또다시 트위터에 비트코인 전기 사용 그래프를 올리며 “지난 몇 달 간 에너지 사용 추세는 미쳤다”고 사실상 가상화폐를 비판했다.

‘파파 머스크’가 ‘머스크 리스크’로 바뀐 셈이다. 머스크의 비판 발언이 나올 때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시세는 크게 출렁였다.

일각에서는 머스크의 행보를 두고 “머스크는 가상화폐 시장을 자신의 게임판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머스크는 단순히 가상화폐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으며 이어 “머스크는 지금 SEC를 비롯한 미국 금융당국과 정부를 조롱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비트코인을 비판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트위터에 “도지코인 개발자들과 함께 도지코인 거래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 공동 연구하고 있다”며 “도지코인은 상당히 유망하다”고 밝혔다. 이에 도지코인은 순식간에 20% 이상 폭등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일간지인 뉴욕 타임즈(NYT)가 머스크의 변덕스러운 행보를 두고 “그는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며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한다”고 비판했다.

NYT는 머스크가 비트코인 채굴에 따른 환경오염 문제를 결제 중단 이유로 든 것에 대해 “비트코인이 전기를 많이 먹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왜 이 시점에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알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만일 환경을 걱정했다면 애초에 15억 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구매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NYT는 “머스크가 결제 중단을 발표하기 전에 비트코인을 팔았는지가 중요하다”며 “테슬라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비트코인) 거래가 성사됐는지 지켜 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머스크의 발언이 비트코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트윗) 직전이나 직후의 모든 조치를 면밀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노우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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