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파운드리] 삼성, TSMC와 갈수록 벌어지는 격차 "어쩌나"…오너십·철학·점유율·투자규모·장비 발주 모두 TSMC가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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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파운드리] 삼성, TSMC와 갈수록 벌어지는 격차 "어쩌나"…오너십·철학·점유율·투자규모·장비 발주 모두 TSMC가 압도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1.05.12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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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영업이익율 크게 뒤쳐져…실적 격차 확대
- 日 닛케이, "ASML의 EUV 장비 70% 이상 TSMC가 확보"
- TSMC, 올해 설비투자에만 33조원 투자할 계획…파운드리 집중 전략으로 삼성의 추격 허용 안 할듯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던 삼성전자의 앞길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파운드리 업계의 선두주자인 대만 TSMC와의 격차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향후 투자 규모, 핵심 장비 수급 모두 TSMC의 거대한 '벽'을 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게다가 천문학적인 투자 결정을 진두지휘하며 책을 져야 할 회사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도 사실상 부재상황이다.

고객사와 경쟁하지 않는 다는 철학으로 고객사에 어필하고 있는 TSMC와 대조적으로 삼성전자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고객사와 경쟁 상황이다.  미중 패권다툼이 대만기업으로 인력이나 자본에서 중국의 영향권에 있는 TSMC에 비해 삼성에 유리한 상황이긴 하지만 그마저 이익을 우선시하는 기업들의 흐름을 좌지우지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파운드리 업계가 활황을 띠면서 모든 업체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나 TSMC는 파운드리에만 올인하는 전략으로 궤를 달리한다"며 "반도체 사업을 전반적으로 진행하는 삼성이 격차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라고 전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TSMC에 비해 아쉬운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향후 파운드리 관련 투자에서도 큰 격차를 보일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1분기 반도체 부문은 매출 19조원, 영업이익 3조37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 가량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16% 감소했다.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오스틴 파운드리 팹이 지난 2월 한파의 영향으로 가동이 중단된 탓이다. 이외에도 낸드플래시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신규 라인의 초기 비용이 발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TSMC는 큰 성장세를 보였다. TSMC의 1분기 매출은 3624억1000만 대만달러(한화 약 14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505억3800만 대만달러(약 5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상승했다.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주요 고객사였던 화웨이를 외면하고도 시장을 깜짝 놀라게 만든 호실적을 거둔 것이다. 5nm·7nm 등 첨단 초미세 공정을 필두로 수익성을 극대화한 것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두 업체를 비교하면 매출은 삼성전자가 다소 높지만 수익성과 직결되는 영업이익은 TSMC가 크게 앞선다. 영업이익의 격차도 이전에 비해 더욱 확대됐다. 지난해 기준 TSMC의 영업이익은 삼성전자보다 18% 가량 많았는데, 올 1분기는 75%나 더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시장점유율 격차 또한 매우 큰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6%로 1위, 삼성전자가 16.4%로 2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TSMC가 54.1%, 삼성전자가 15.9%의 점유율이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핵심 장비 선점하고 향후 투자 규모도 막대…격차 줄이기 쉽지 않아

이처럼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는 TSMC는 삼성전자로서는 따라잡기 힘든 막대한 투자를 구상하고 있다.

11일 일본 닛케이에 따르면 TSMC는 ASML가 전 세계에 출하한 100대 가량의 EUV(극자외선) 장비 중 70% 이상을 구매했다. 남은 30%의 지분을 삼성전자를 비롯한 인텔,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이 나눠가져야 하는 형국으로 사실상 TSMC의 독주 체제다.

전 세계에서 ASML만이 유일하게 생산하는 EUV 장비는 5nm 이하의 초미세 공정을 처리하기 위해 필수적인 장비로 꼽힌다. 기기값과 설치비 등을 포함하면 대당 가격은 2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전 부회장은 해당 장비를 공급받기 위해 네덜란드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1분기 호실적을 등에 업은 TSMC는 향후 투자도 공격적으로 단행한다. TSMC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당초 280억 달러(31조5000억원)에서 300억 달러(33조7500억원)으로 상향했다.

또한 오는 2023년까지 TSMC의 설비와 연구개발(R&D)를 포함한 전체 투자액은 1000억 달러(약 113조원)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약 133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실현 중이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비투자 금액은 3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는 메모리 반도체를 포함한 규모다.

업계는 파운드리 투자 규모를 12조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TSMC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약점으로 꼽히는 '수율' 문제도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할 사안으로 꼽힌다. 닛케이는 "삼성전자의 경우 최첨단 반도체 공정인 5nm 수율을 높이는 데 많은 시간이 지연됐다"며 "수 개월 먼저 5nm 공정에서 우위를 점한 TSMC가 기술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가 IDM(종합반도체기업)으로서 고객사를 유치하는 데 다소 불리하다는 점, 현금 배당 확대와 총수의 부재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기 부담스럽다는 점 등이 난제로 지적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에게 기대하는 모습은 TSMC와의 격차를 좁혀가는 위협적인 '파운드리 플레이어'라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1분기에는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향후 개선된 성과를 내는 것이 삼성전자의 첫 번째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장경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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