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이재용 부회장의 빈 자리...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미래는?
상태바
[심층취재] 이재용 부회장의 빈 자리...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미래는?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1.01.24 12: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주력 사업인 파운드리…이번 구속으로 공백 생겨
- 업계 전체와 더불어 활황인 파운드리 사업, 당장의 수주나 투자 등은 활발해
- 외신, 향후에 대해선 일제히 "의사결정 과정 늦어지고 TSMC와 격차 좁히기 힘들어질 것"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며 삼성그룹 경영 전반에 차질이 생겼다. 이 부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전례없는 호황기를 맞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 역시 대규모 투자와 수주 협의 등에서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7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및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에 대한 뇌물 혐의로 기소된 지 약 4년 만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부터 2018년 2월까지 1년간 구속 수감된 기록이 있어, 잔여 형기인 1년 6개월의 징역을 지내야 한다. 이로써 삼성은 AI·6G·파운드리 등 글로벌 첨단 산업을 이끌어갈 리더십에 큰 공백이 생기게 됐다.

특히 파운드리는 이 부회장이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올해 첫 행보로 경기도 평택캠퍼스 파운드리 공장 방문을 선택하기도 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협력회사와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는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물론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업계 전체와 더불어 최고의 호황기를 누리고 있어 당장의 위기가 닥쳐올 가능성은 낮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IBM·엔비디아·퀄컴 등 거대 기업들의 수주를 받아 현재 공장을 100% 가까이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면에서도 호실적을 거뒀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액 전망치는 4조309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2295억원) 대비 25%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약 13조6293억원원의 매출을 올린 TSMC를 따라잡기에는 멀었으나 성장세는 TSMC(21%) 보다 높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삼성이라는 거대한 회사를 움직이는 것은 이 부회장 한 명보다는 시스템적으로 이사회 경영진의 결정"이라며 이 부회장의 구속이 미칠 영향력을 제한적으로 보기도 했다.

그러나 반대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이 계속 순항을 겪지는 않으리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최첨단 반도체 공정 기술과 설비를 요구하는 파운드리 사업은 투자에만 연간 조 단위의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하다. 또한 글로벌 기업들의 수주를 따내기 위해서는 핵심 인사간의 긴밀하고 지속적인 협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삼성전자는 현재 이를 책임지고 이끌어 갈 총수를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의사결정은 이 부회장의 부재로 빠른 진행이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삼성전자의 장기적인 투자 행보가 당분간 지연될 것이며 언제 개선될 지 모른다"고 전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복수의 외신을 통해 전해진 삼성전자와 인텔 간의 GPU 위택생산 계획, 차세대 3nm 칩 생산을 위한 11조원 규모의 오스틴 공장 증설 계획 등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반면 TSMC·UMC·SMIC 등의 경쟁 업체들은 올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에 더욱더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TSMC는 올해 시설투자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30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비메모리 사업 투자 규모인 12조원을 훨씬 웃돈다.

향후 벌어질 3nm 공정 경쟁에서도 TSMC가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독주 체제를 형성하리라는 의견도 있다.

홍콩 매체 SCMP는 시장조사기관 IDC의 마리오 모랄레스(Mario Morales) 부사장의 말을 인용해 "앞으로 애플과 퀄컴, 엔비디아가 모두 TSMC의 3nm의 공정을 이용하는 고객사가 될 것"이라며 "애널리스트들은 TSMC가 3nm와 2nm 공정에서 주요 경쟁사인 삼성전자보다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장경윤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