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스포크 앞세워 생활가전 高성장...미국시장 장악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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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비스포크 앞세워 생활가전 高성장...미국시장 장악 '초읽기'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1.0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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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소비자가전 부문에서 3조5000억 영업이익 추정...매년 증가세에 영업이익률도 8% 육박
미국 시장에서도 4년 연속 매출 1위...미국시장 점유율 더 높아질 전망
맞춤형 가전 브랜드 '비스포크'가 생활가전 사업 이끌어...3월 미국 정식 출시하고 하반기 안에 캐나다에도 출시 예정

삼성전자가 생활가전 부문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전략제품인 비스포크를 앞세워 전세계 가전시장의 중심인 미국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 결과,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상가전, 생활가전을 합친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 지난해 3조5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가전 부문의 영업이익은 2017년 1조8000억원, 2018년 2조300억원, 2019년 2조5100억원, 지난해 3조5000억원(전망치)으로 지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8%에 육박하며 3년간 5% 내외의 영업이익률을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생활가전의 주무대인 미국시장에서도 4년 연속 매출 1위를 달성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9년 기준 미국 생활가전시장에서 4년 연속 매출 1위를 유지했다. 2019년 점유율은 20.5%로 점유율 20%를 넘겼다. 다만 미국 월풀(16.8%), LG전자(16.0%) 등과도 격차를 벌리는 모양새다. 지난해 미국시장 점유율은 20% 초반대로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실적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이강협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이 부사장은 가전 영업 및 마케팅 전문가로 비스포크 등 고객 맞춤형 혁신 제품 라인업 강화와 판매 확대를 통해 생활가전 연간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질주를 이끄는 것은 '비스포크(BESPOKE)' 브랜드다. 비스포크는 '예약하다・주문하다・맞춤제작하다'란 뜻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6월 소비자들의 니즈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며 비스포크 브랜드를 출시했는데 대박이 났다. 

삼성전자의 맞춤형 라이프스타일 가전 비스포크의 누적 출하량은 출시 이후 100만대(2019년 5월~2020년 12월 기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6월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자유로운 조합이 가능한 모듈러 타입의 ‘비스포크 냉장고’를 처음 선보인 뒤 전자레인지, 인덕션, 식기세척기, 상업용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제품에 비스포크 콘셉트를 적용했다. 이 같은 콘셉트가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으면서 비스포크 가전은 누적 출하량이 100만대를 넘어섰다. 20개월 간 월 평균 5만대씩 생산된 셈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비스포크 냉장고로, 전체 비스포크 가전 출하량의 75% 이상을 차지한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출시 6개월 만에 삼성전자 국내 냉장고 매출의 50%를 넘어섰고, 작년 말 기준 약 67%를 차지하며 대세로 자리 잡았다. 2019년 6월 출시 이후 하루에 1200여대 이상 판매됐다. 

비스포크는 모듈 조립을 통해 색상·재질·크기 등을 이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냉장고다. 모듈 조립 방식에 따라 2만2000여개 조합이 가능하다. 주거공간에 따라 1도어에서 4도어까지 조절이 가능해 새로운 냉장고로 교체할 이유가 없어져 경제적인 측면도 있다. 또 외관 디자인을 이용자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 심미적 만족감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스포크 냉장고의 다양한 디자인.
비스포크 냉장고의 다양한 디자인.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가전을 생산하면서 SCM(Supply Chain Management) 체계도 대폭 개선했다. 소비자가 주문 가능한 패널 옵션이 크게 늘어나는 것에 대비해 모듈화를 실시했다. 또한 비스포크 냉장고 도어 패널은 탈부착이 손쉬운 구조로 교체에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식기세척기로도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비스포크 식기세척기 신제품을 선보인 이후 같은 해 3분기 국내 식기세척기 매출이 전년보다 약 4배나 늘었다. 국내 기준 삼성전자 식기세척기 매출은 지난해 1~10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0% 증가했다.

비스포크 제품들은 세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CES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혁신상을 받았고 국제 디자인 공모전 'IDEA 2020'에서 은상과 특별상(Best in Show)을 수상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디자인권을 계속 확보 중이다. 비스포크는 한국·미국·유럽·중국·인도 등에서 현재까지 68건의 디자인권을 확보했다. 비스포크 냉장고 외에도 도어 패널 교체가 가능한 비스포크 식기세척기, 비스포크 색상을 적용한 인덕션ㆍ직화오븐ㆍ전자레인지 등 다른 주방가전에 대한 디자인권도 다수 보유하며 냉장고뿐만 아니라 비스포크 가전 전체로 판매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생활가전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부터 ‘비스포크’ 냉장고와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그랑데 AI 세탁기·건조기를 미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냉장고를 미국 진출에 앞서 이달 11일부터 시작하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1'에서 우선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스포크 가전은 삼성만의 오리지널리티가 반영된 혁신적인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체계적으로 제품에 반영한 것이 주효했다"며 "올해 CES에서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 선보이고 3월에 미국시장에 정식 출시하며, 하반기 안에 캐나다에도 비스포크 냉장고 등을 정식 출시해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스포크 식기세척기.
비스포크 식기세척기.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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