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상속세 11조366억원...재원마련에 배당금 최대한 활용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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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상속세 11조366억원...재원마련에 배당금 최대한 활용할 듯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12.2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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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주식재산 상속세…11조 366억원, 역대 최고 주식평가액 기록…22조 2980억원
CXO연구소, 지금까지 받은 배당금을 활용해 상속세 일부를 마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전망

故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보유 주식 재산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이 내야 할 상속세 규모는 11조 36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또 이건희 회장의 지분가치에 대한 역대 최고 주식평가액을 기록한 시점은 이달 16일로 22조 2980억 원이었고, 단일 주식종목 중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가 18조 4213억 원까지 올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故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주식 재산에 대한 상속세 현황 분석’에서 이같은 결과가 도출됐다고 22일 밝혔다. 이건희 회장의 별세 시점은 올해 10월 25일이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각 2개월씩 총 4개월 간 시가 평균 주식평가액을 기준으로 이건희 회장의 주식재산에 대한 상속세 규모가 결정된다. 올해 10월 25일은 주식거래 휴장일인 일요일이어서 10월 23일이 주식평가액을 산정하는 기준일이 된다. 실질적으로 8월 24일(월)부터 12월 22일(화)까지 4개월 간 평균 주식평가액을 산정해 상속세 규모를 집계하게 되는 셈이다. 

조사 결과 이건희 회장은 별세 시점일 기준으로 삼성전자(2억 4927만 3200株), 삼성전자 우선주(61만 9900株), 삼성생명(4151만 9180株) 삼성물산(542만 5733株), 삼성SDS(9701株) 주식종목에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8월 24일부터 12월 22일 사이 이건희 회장의 주식가치가 가장 낮은 시점은 지난 8월 31일로 파악됐다. 이 당시만 해도 이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16조 6187억 원이었다. 이 회장의 주식 상속세를 평가하는 시작일인 8월 24일 17조 1460억 원보다 5273억 원 더 적은 금액이다. 이건희 회장의 별세 시점일 기준 주식평가액은 18조 2251억 원으로 조사됐다. 8월 24일부터 10월 23일까지 이건희 회장 사망 이전 2개월 간 평균 주식가치는 17조 75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이후 일주일 정도는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10월 30일에는 주식평가액도 17조 3651억 원으로 사망 시점일보다 주식평가액이 1조 원 가까이 내려앉기도 했다. 그러다 11월 16일에는 20조 818억 원으로 20조 원을 넘어섰고, 이달 2일에는 21조 793억 원으로 21조 원대를 돌파했다. 주식재산 가치는 며칠 사이 계속 상승해 이달 8일에는 22조 1543억 원으로 22조 원까지 뚫고 나갔다. 이달 16일에는 22조 2980억 원으로 이건희 회장의 역대 최고 주식재산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근 4개월 사이 주식평가액이 가장 낮은 시점일 기준으로 주식재산 가치는 5조 6700억 원(34.1%) 넘게 올랐다. 

이 회장 사후 2개월 간 평균 주식평가액은 20조 원 수준을 보였다. 이렇게 주식재산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가치가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재산의 80% 이상은 삼성전자 지분 몫이다. 

지난 8월 31일(종가 5만 4000원) 당시만 해도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가치는 13조 4608억 원이었고, 사망 시점일(6만 200원)에는 15조 원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1월 16일(6만 6300원)에는 16조 5268억 원으로 16조 원대 벽을 깼고, 같은 달 17일(6만 5700원)에는 17조 원대로 높아졌다. 그러다 12월 7일(7만 2900원) 들며 18조 1720억 원으로 18조 원대에 올라서더니 다음날인 8일(7만 3900원)에는 18조 4213억 원까지 상승했다. 개인이 보유한 단일 주식종목 중 지분가치가 가장 높은 금액이다. 

지난 8월 24일부터 4개월 간 이건희 회장의 평균 주식평가액은 18조 9632억 9949만 원으로 계산됐다. 이를 기준으로 이 회장 유족들이 내야 할 주식 상속세를 파악해보면 11조 366억 4030만 원 정도로 파악됐다. 상속세 금액 계산은 18조 9600억 원이 넘는 주식평가액에서 최대주주 주식에 대한 할증률 20%와 최고세율 50%, 자진 신고 공제율 3%를 뺀 비율로 산정된다. 이렇게 계산할 경우 실질적인 상속세 비율은 58.2% 수준이다.

주식 상속세만 내면 끝나는 게 아니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부동산 및 현금성 자산, 기타 재산 등을 추가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전체 상속세 규모는 11조 원보다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경기도 용인시 포곡읍 주변 일대 토지를 비롯해 서울 한남동, 이태원동, 장충동 등지에서 단독주택을, 청담동 일대에서 건물 등을 소유하는 것으로 언론 등에 알려져 있다. 부동산 재산가치만 해도 수천억 원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로서는 주식재산 이외 부동산 및 현금 자산 등 나머지 재산에 대한 상속세 규모가 어느 정도 될지는 제3자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주식재산만 최소 11조 원이 넘는 상속세 재원을 이 회장 유족들이 어떻게 마련할지 여부다. 

이와 관련해 CXO연구소 측은 지금까지 받은 배당금을 활용해 상속세 일부를 마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0년 간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구 삼성물산 포함) 등에서 받은 배당금액만 해도 2조 5000억 원을 훌쩍 넘겼다. 이중 삼전전자에서만 1조 6500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았다. 홍라희 여사 등 이 회장 일가가 받은 배당금까지 합치면 3조 원 이상 된다. 지금까지 받은 배당금을 수익률이 높은 곳에 재투자해 재산을 늘렸을 것을 감안하면 상속세의 중요한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년에 수령하게 될 2020년 배당금은 상속세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사실상 이 회장의 유족들이 상속세로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는 중요한 재원 중 하나인 셈이다. 작년 수준으로 배당이 이뤄질 경우 이건희 회장의 주식에 대한 정기 배당금은 50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여기에 특별 배당금까지 추가 지급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특별 배당금은 연말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배당과 별개로 주주들에게 추가로 지급하는 금액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17년에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간 발생한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FCF)의 50%를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근거해 특별 배당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주주 입장에서는 지갑을 두둑하게 할 수 있고, 이건희 회장 유족들은 상속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별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 배당을 예상보다 확대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 12월 28일까지 주식을 보유하는 주주에 한 해 내년에 특별 배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특별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1000원으로 지급할 경우, 이 회장 유족들은 3400억 원 정도를 추가로 받게 된다. 이건희 회장 주식에 대한 배당금만 8000억 원이 넘고, 유족들이 보유한 지분에 대한 배당금까지 모두 합치면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건희 회장이 상속세는 그 규모가 워낙 커서 한 번에 납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5년간 분할납부하는 방식을 택할 공산이 크다. 이럴 경우 전체 상속세의 6분의 1을 먼저 납부하고, 연 1.8%이자율로 5년간 분할 납부하게 된다.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는 5년 동안 이 회장 유족들은 현재 지분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3조 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래도 부족한 상속세 재원은 일부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하거나 지분을 매각을 해서 상속세를 마련하는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럴 경우 상대적으로 삼성전자 지배구조에 덜 영향을 미치는 지분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

상속세 재원 마련과 함께 초미의 관심사는 이건희 회장의 재산이 유족들에게 어떻게 분할될지 여부다. 멀리 내다보면 향후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이 그룹 내에서 홀로서기를 위한 중요한 재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홍라희 여사를 비롯해 세 명의 자녀들에게 재산 분할이 어떻게 이뤄질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재산 분할의 1순위 기준은 이건희 회장의 유언이다. 이 회장이 유언을 남겼으면 그에 따라 재산 분할이 이뤄지게 된다. 유언이 없다면 2순위로 유족들 간 상호합의로 결정하게 된다. 이럴 경우 홍라희 여사를 중심으로 가족 간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 3순위는 법정상속분비율을 따르게 된다. 법정상속분에 따라 재산 분할이 이뤄질 경우 홍라희 여사는 전체 상속 재산의 9분의 3을 갖게 되고,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세 명의 자녀들은 각각 9분의 2에 해당하는 비율대로 상속이 이뤄진다. 이 가운데 삼성의 지배구조를 위해 삼성전자의 지분을 누가 얼마나 가져가게 될 지도 예의 주시할 대목 중 하나다.

주주들의 관심은 향후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주식종목의 주가가 상승세로 움직일지 하락세로 돌아설지 여부다. 특히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주들에게는 여느 때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여지가 크다. 삼성생명의 경우 2018년 상반기에만 해도 13만 원대 주가를 보인 경우가 많았으나 올 4~7월에는 4~5만 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최근 주가는 7만 원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건희 회장 재산 상속과 맞물며 향후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설지 아니면 다시 내리막길로 돌아설지 갈림길에 놓여 있는 상태다. 

한편 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국내 최고의 재산을 보유했던 이건희 회장의 명성과 사회 공헌 차원에서 이 회장 명의로 상당 액수의 기부금 등을 출연하는 방안도 예상해볼 수 있다”며 “이것이 현실화 되면 기부 금액이 어느 정도 될지 여부와 어떤 공익법인 등에 출연시킬 지도 이목이 집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소장은 “최근 이건희 회장의 별세를 계기로 상속세 비율을 조정하자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데 단순히 상속세율만 아니라 연간 납부해야 하는 법인세와 소득세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자칫 상속세율은 낮아지고 법인세와 소득세 등 연간 내야 할 세금이 커지면 결국 조삼모사(朝三暮四)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좀더 신중하게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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