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물류법인 제동에 '사업부 신설' 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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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물류법인 제동에 '사업부 신설' 우회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12.2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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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직속, 5개 임원단위 실 조직도 구축으로 힘 실어
포스코그룹 거대 물동량 관리 '컨트롤타워' 역할 수행

포스코가 연내 물류법인 설립이 여의치 않자 내부에 관련 사업부를 신설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21일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 2기 체제를 맞아 '혁신과 성장'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가장 끈 변화는 물류사업부 신설이다. CEO 직속의 물류사업부는 최정우 회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반영됐고, 미국 대표법인장인 김광수 부사장이 물류사업부장에 선임됐다.

이번에 신설되는 물류사업부에는 총 5개의 임원 단위 실 조직을 구성,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임원과 직원들이 대거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가스 수소사업부도 생겼는데 최정우 2기가 신사업으로 밀고 있는 사업이다. 역시 CEO 직속 부서다. 포스코는 오는 2050년까지 수소 생산 500만톤 체제를 구축해 수소사업에서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물류사업부를 신설하고 CEO직속으로 둔 것은 최정우 회장이 산업가스 수소사업부처럼 물류 부문을 중요시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포스코는 앞서 지난 5월 물류법인 ‘포스코GSP(Global Smart Platform)'(가칭)를 연내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철강원료 구매, 국내외 제품 판매와 관련된 각종 운송계약이 포스코 내부의 여러 부서에 분산돼 있다. 또 포스코인터내셔널, SNNC, 포스코강판 등 계열사별로 물류 기능이 흩어져 있어 이를 하나의 회사로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육상 운송에 직접 참여할 의향이 있는 개인 화물차주 모집을 개시했고, 물류법인 설립을 위한 인력 분배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해운, 항만, 물류 등 해운물류업계의 반발로 포스코의 물류법인 설립 꿈은 좌초됐다. 포스코의 물류자회사 설립은 곧 해운업 진출로 이어진다는 것이 이유다. 해양산업 55개 단체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청원까지 보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포스코는 지난달 초 연내 자회사 설립 추진을 잠정 중단했다. 그룹 물류시스템의 장기적인 혁신을 위해서는 자회사 설립이 우선돼야 하지만, 차선책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류사업부가 자회사 설립보다 더 나은 판단이라는 의견도 있다. 물류를 통합하려면 해당 인력을 새롭게 배치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담당 인력들이 포스코 자회사보다 포스코 본사에 배치되는 것을 희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자회사보다 포스코 사업부에서 관리하고 지시를 내리는 것이 물류통합 등 업무 추진에 있어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포스코의 물류사업부는 사실상 그룹의 거대한 물동량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그룹의 지난해 물동량은 약 1억6000만톤에 이르고, 그룹 계열사를 포함한 연간 전체 물류비는 총 매출액 대비 11%(지난해 기준 6조6000억원)에 달한다. 

물류사업부는 비용 절감 뿐만 아니라 물류서비스 개선 등 혁신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전체 물류의 최적화를 위해서는 IT 시스템 개발과 도입 등이 함께 추진되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물류사업부는 그룹 전체의 물류작업을 통합하는 작업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운물류업계는 포스코의 이같은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해운물류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내부에 신설되는 것과 자회사가 설립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며 "현대글로비스처럼 자회가가 나중에 사실상 해운업을 하게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해운물류업계와의 갈등은 배제할 수는 없다. 포스코가 물류비용을 줄일수록 해운물류업계의 매출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해운물류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물류사업부가 향후 물류 입찰과정에서 어느정도 존재감을 나타낼 지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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