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포스코 최정우 회장의 연임 성공 배경과 포스코 안정위한 향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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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포스코 최정우 회장의 연임 성공 배경과 포스코 안정위한 향후 과제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12.1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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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이사회 열고 CEO 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최 회장 연임 심사 결과 보고...만장일치 의결
최정우 회장 2기 출범하면 실적, 안전, 주가, 신사업 등 해결과제 '산적'

포스코 최정우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CEO 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최 회장 연임 심사 결과를 보고 받았다. 포스코 이사회는 11일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최정우 現회장을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포스코는 CEO추천위의 심사 결과를 토대로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지난 11월 6일 이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기존 회장이 연임의사를 밝히면 다른 후보를 세우지 않고, 연임 자격 심사를 진행한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 7명 전원으로 구성된 CEO 후보추천위원회가 최 회장에 대한 대내외 평가 관련 인터뷰 등을 통해 연임 자격 심사를 한 달간 진행했다. 

최 회장이 내년 3월부터 3년간 포스코를 한번 더 이끌어 갈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진다. 유력한 경쟁자로 지목되는 인물도 현재로써는 없고, 최정우 회장이 추진해온 배터리 소재 사업 등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하며, 끝을 알 수 없는 불황 속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변수도 존재한다. 이사회에서 최 회장이 거부될 경우다. 이사회는 CEO추천위가 연임 의사를 표명한 현직 대표이사 회장에 대한 자격심사 대상 여부를 의결한다. 이사회는 사외이사 및 사내 이사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재적 수 과반 이상이 찬성을 해야 연임으로 결정난다. 하지만 포스코 이사회가 최정우 회장이 멤버로 포함돼 있는데다 사내이사 5인도 장인화 사장, 전중선 부사장, 김학동 부사장, 정탁 부사장 등 최 회장과 현재 일을 하는 임원들이어서 부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고 말했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

최정우 회장 2기 출범하면 실적, 안전, 주가, 신사업 등 해결과제 '산적'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지만 최정우 회장이 해결해야 할 어려운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내년 실적 개선이다. 최정우 회장은 2018년 7월 회장으로 취임했지만 올해 사상최초로 별도 기분 분기적자를 내는 등 실적 측면에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나 실적 부진을 피할 수 없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포스코의 매출은 57조6463억원, 영업이익은 2조3018억원이 예상된다. 매출은 전년보다 10.4%, 영업이익은 40.5%나 감소하는 수치다. 2조3018억원의 영업이익을 실제로 기록한다면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것이고, 매출은 2016년 53조원 이후 4년 만에 또 다시 50조원 대로 줄어드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내년 실적 증가는 필수적이다. 다행히 내년 철강업황에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백신 개발 소식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국내외 철강 수요가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철강협회(WSA)는 내년 세계 철강 수요가 17억9500만톤으로, 올해(17억2500만톤) 대비 4.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원료탄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글로벌 철강가격의 기준이 되는 중국 철강재 가격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특히 내년 자동차 강판을 중심으로 이익 개선이 점쳐짐에 따라 포스코의 실적이 상당폭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부진의 책임을 져야 하는 최정우 회장으로써는 내년이 실적 회복의 '적기'인 셈이다. 

안전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2018년 7월 이후 포스코 현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최소한 9명의 노동자들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된다. 10일 오후 2시경 포항제철소 3소결 공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작업 중 5m 아래로 떨어져 숨졌고, 보름 전인 11월24일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배관 작업 중 폭발 사고 노동자 3명이 사망했다. 

연이은 사고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논의에 탄력을 붙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책임을 강화하는 법을 최대한 이른시기에 제정하겠다"고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고, 정의당도 포스코 사고를 직접 언급하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한 상태다. 

최정우 회장은 광양제철소 노동자 사고 사망 직후인 2일 사과문을 내고 특별 안전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3년간 1조원을 추가로 투입해 안전관리 요원을 두배 증원하고, 안전기술대학 설립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기대감은 현저히 낮다. 

최 회장은 취임 후 경영 최우선 가치로 '안전'을 여러차례 강조하며, 2018년에도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 관련 분야에 3년간 1조105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이후 안전사고는 계속 발생했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는 "3년간 1조원 이상 투입했는데도 결과가 이런데 앞으로 3년간 1조를 더 투입한다고 달라지겠냐"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미 안전대책 강화를 발표했지만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포스코가 2018년 발표한 안전대책 내용. 하지만 이후 9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효과가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스코가 2018년 발표한 안전대책 내용. 하지만 이후 9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효과가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사업에서의 성과도 내야 한다. 최정우 회장이 밀고 있는 미래 먹거리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2차전지(배터리) 소재다. 포스코는 2차전지 소재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꾸준히 육성 중이다. 포스코는 지난 11월 6일 포스코케미칼의 전기차 2차전지 소재 공장 증설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서는 등 추가적인 배터리 소재사업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배터리 소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하고, 관련 매출을 연 23조원으로 늘리는게 목표다. 23조원은 지난해 포스코의 별도 기준 매출인 30조원에 버금가는 규모다. 이를 위해 포스코케미칼은 2030년까지 양극재는 현재 4만톤에서 40만톤으로, 음극재는 4만 4000톤에서 26만톤으로 생산능력을 늘릴 계획이다. 

아직까지 갈길은 멀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1조483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10년 뒤에 23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만들 것이란 목표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포스코케미칼은 2018년 1063억원, 2019년 899억원, 올해 650억원(전망치) 등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다만 최근에 포스코케미칼이 대형 수주소식을 내며 흥을 돋구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포스코케미칼은 포스코케미칼은 미국 완성차 업체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에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를 공급한다고 12월 9일 밝혔다. 공급 물량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수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러한 대형 수주소식을 내년에도 나오게 할 수 있다면 최정우 회장 2기체제가 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현재 검토 중인 수소사업과 관련되서도 구체적 로드맵을 내놓아야 하고, 포스코 인터내셔널이 추진 중인 식량 사업도 보다 유의미하게 키워내야 한다. 

주주들 달래기에도 나서야 한다. 최 회장 취임 직후인 2018년 8월 1일 포스코 주가는 33만4500원이었으나 2020년 12월 11일 27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 회복은 긍정적 전망이 대세를 이룬다. 포스코 주가는 코로나19가 터진 지난 3월 말 13만3000원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우상향을 그리며 27만9500원까지 상승한 상황이다. 내년 철강업황 회복 전망과 증시 호황에 힘입어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게 제기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회복일 뿐이며 주가는 최 회장 취임 전보다 낮은 것이 현실이다. 주가가 하락하는 동안 주주들은 상당한 고통을 겪어왔다. 주주달래기로써 연간 배당을 높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올해 실적이 좋지 않아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주가도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주주친화적 배당정책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에 부딪히며 자초된 물류 자회사 설립을 계속 추진할 지도 관심이다. 포스코는 올해 5월 계열사 간 흩어진 물류 담당 조직을 통합한 자회사 '포스코 GSP(가칭 글로벌 스마트 플랫폼)'를 연내 출범하기로 결정했다.그룹 내 물류 기능을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기 위함이다. 하지만 해운업계 반대로 현재 좌초된 상태다. 경쟁사인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이 물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다 실적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라는 점에서 최 회장 2기 체제에서 또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게 되도 해결해야 할 중대 과제들이 산적해 있어 쉽지 않은 도전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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