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스마트뱅킹앱 고객 불편 여전···핀테크에 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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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스마트뱅킹앱 고객 불편 여전···핀테크에 밀리나?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0.11.20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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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 등 뱅킹앱 업데이트 후 "오히려 불편해졌다"는 의견 다수
국내은행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수 1억2825만명
각 은행 서비스에 따라 여러 앱 설치해야 되는 불편도 제기돼
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전경 [사진=각 사]

시중은행들의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이 늘어나고 오픈뱅킹 시대가 열리면서 치열한 고객 유치 경쟁과 자사 앱의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은행들은 앱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지만 이용자들의 민원은 여전히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수는 1억2825만명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6% 증가했다. 모바일뱅킹 일평균 이용 건수와 금액은 각각 22.8%, 22.9% 늘었다.

모바일뱅킹 사용자가 늘면서 각 시중은행들의 앱 평가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각 은행들은 자사 앱을 개선하며 디지털 금융 강화에 힘쓰고 있지만, 은행 이용자들의 민원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질 않고 있다.

신한, 국민, 하나,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4곳의 앱을 다운 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 평점을 조사한 결과, 5점 만점을 기준으로 가장 평점이 높은 곳은 신한은행의 신한 쏠(SOL)이 4.2점이었다. 그 다음으로 KB국민은행(KB스타뱅킹)이 3.8점, 우리은행(우리WON뱅킹)과 하나은행(하나원큐)은 모두 3.6점이었다.

(왼쪽 위부터) 신한 쏠, KB스타뱅킹, 우리WON뱅킹, 하나원큐 등의 구글플레이 이용자 평점

1000만 이상 다운로드 수를 보유한 'KB국민은행 스타뱅킹'과 '신한 쏠'의 리뷰 수는 각각 6만2000여 건, 5만500여 건을 보유했다. '우리WON뱅킹'은 500만 이상 다운로드에 1만2000여 건의 리뷰를 받았다. 하나원큐는 100만 이상 다운로드에 리뷰 5500여 건 등이었다.

시중은행 네 곳의 앱 평점 5점 만점에 제일 낮은 점수에 해당하는 1점 리뷰들을 분석한 결과, 모두 '앱 업데이트 후 더 불편해졌다'는 의견이 공통적이었다. 주거래 은행이라 어쩔 수 없이 사용하지만 다른 은행으로 옮겨야겠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여타 시중은행들의 앱들도 비슷한 이용자 민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의 '뉴 하나원큐'는 옛 버전에서 새롭게 출시한 앱이다. 계좌이체와 해외송금, 오픈뱅킹을 통해 타행송금뿐만 아니라 차용증, 글로벌페이 송금 등도 가능하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사들과 연계해 한 번의 로그인으로 주식 거래, 보험 진단, 카드 거래 등 다양한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앱 이용자들로부터 신규 앱이 기존 앱보다 오히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예컨대 '입출금 알림이 아예 안 오거나 5~10분정도 늦게 온다', '간편인증 등록 시 많은 절차를 요구한다', 또한 계좌이체하는데 화면전환(금액입력-계좌입력-비밀번호 화면-간편비밀번호 화면 등)이 너무 많다', '복사해서 붙여넣기가 2회 이상 불가하다' '폰트가 작다', '구버전에 비해 신버전이 화면 넘어갈 때 지체된다'는 등의 민원이 있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은 구글 스토어 저장공간에서 캐시·데이터 삭제, 메모리 정리, OS보안업데이트, 크롬브라우저 최신 버전 설치, 앱 삭제 후 재설치, 휴대폰 전원 껐다 켜기 등을 안내하고 있었다.

신한은행의 '신한 쏠(SOL)'은 지난 2018년 신한S뱅크, 써니뱅크 등 관련 앱 6개를 하나로 통합한 모바일 뱅킹 통합 플랫폼이다. 첫 화면과 이용자의 눈이 가장 많이 가는 곳에 거래가 가장 활발한 계좌 잔액과 조회‧이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단에는 총 12개의 메뉴를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는 '맞춤메뉴' 기능을 지원한다. 2030세대 고객을 위해 헤이 영 메인화면을 제공하며 30대 이상 고객은 설정 화면에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신한 쏠도 여러 민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우선 OTP 관련 문제에 대한 불만 내용이 많았고, 앱 업데이트 후 접속이 불가해 송금, 잔액 조회 등이 안된다는 등의 내용도 다수였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은 거래량이 급속하게 증가해 로그인이 원할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답변을 달았다. 또한 생체인식 로그인이 안된다는 내용도 있었다. 업데이트 후 인증서가 전부 사라졌다든지, 신분증 인증이 안 된다는 등의 내용이다. 

우리은행의 '우리WON뱅킹' 또한 생체인식, 공인인증서, OTP 폐기 이후 갱신 불가, 신분증 촬영 인식 불가 등의 불만을 받았다. 예를 들어 ’사용자 토큰 검증에 실패하였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오고 생체인증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생체인증과 관련한 데이터가 훼손돼 발생하는 에러 메세지로 앱 데이터 삭제(환경설정-애플리케이션-우리WON뱅킹-저장공간-데이터삭제) 후 앱 재실행시 생체인증서 재발급하면 정상적으로 이용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이에 지난 18일 우리은행은 고객의소리(VOC), 설문조사, 애플리케이션(앱) 리뷰 등 고객 의견을 반영해 모바일뱅킹 우리원(WON)뱅킹을 개선했다. 개선된 주요 기능은 수취인 연락처 이체 기능 신설, 신분증 촬영 인식 기능 개선, 원뱅킹 내 상품몰 개편 등이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앱에 지난해 KB모바일인증서와 오픈뱅킹 등을 도입했다. 지난 5월에는 오픈뱅킹 서비스에 충전 기능을 신설하고, 잔액모으기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오픈뱅킹 개편을 단행했다. KB모바일인증서는 오는 12월부터 폐지되는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기 위해 KB국민은행이 발급하는 사설인증 서비스다. OTP나 보안카드 없이 안전하고 간편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KB스타뱅킹 앱 리뷰에는 지문 로그인, 보안프로그램 관련 오류로 인한 앱 종료 등의 민원이 많았다. 지문 로그인과 관련해선 지문정보를 바꾸지 않았는데 변경됐다거나, 지문정보를 바꾸려고 할 때 재등록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한다는 등이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은 보안프로그램이 백그라운드에서 정상적으로 실행되지 않아 오류가 발생한 것이라며, 해당 보안프로그램의 업데이트를 권했다. 동일 문제에 대해 또 다른 이용자는 은행 측의 답글 내용을 따라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앱 권한 허용까지 했지만 자꾸 튕긴다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형 시중은행들은 고객들로부터 자사 앱에 대한 민원을 받는 가운데, 뱅킹 앱 개발 시 이용자 관점에서 세밀하게 설계하지 않으면 핀테크에 밀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픈뱅킹 시대가 온 만큼 여러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자사 앱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도 앱 개선에 힘써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각 은행들이 서비스에 따라 다양한 앱을 제공하는데 소비자들이 일일이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도 지적되고 있다. 은행들이 자사 앱 통합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앱을 설치해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 계열사마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다 보니 여러 앱을 개발하게 된 경향이 있다"며 "고객들의 민원을 최대한 반영해 앱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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