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드라이브 건 롯데그룹, 롯데케미칼도 한 몫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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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드라이브 건 롯데그룹, 롯데케미칼도 한 몫 할까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10.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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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정밀화학·롯데알미늄 통한 배터리 소재 사업 투자 속도
롯데케미칼, 지난해 히타치케미칼 인수전 참여… 앞으로 역할 주목
당장 석유화학 회복 먼저, 배터리 업체 인수전 참여 가능성 높아

롯데그룹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일단 국내 배터리 3사(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가 경쟁력을 가진 완제품보다는 소재 사업 쪽에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롯데그룹이 배터리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국내 빅2 석유화학 업계로 불리는 롯데케미칼이 그룹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받고 있다.

롯데알미늄 안산1공장 전경. [사진=롯데알미늄]
롯데알미늄 안산1공장 전경. [사진=롯데알미늄]

롯데그룹은 올해 배터리 소재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달 롯데알미늄이 헝가리에 1100억원을 투자해 2차전지 양극박 생산 공장 건설에 나섰고, 롯데정밀화학이 2900억원을 투자해 두산솔루스 인수전에 참여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화학 계열사들을 앞세워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주요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은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스카이레이크가 두산솔루스 인수를 위해 설립한 ‘스카이스크래퍼 롱텀 스트래티직 사모투자 합자회사’에 29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이 펀드는 이달 초 두산솔루스 지분 53%를 6986억원에 인수하는 매매 계약을 체결한 뒤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자금을 마련했다.

롯데정밀화학이 출자한 2900억원은 인수 금액의 40%가량에 해당한다. 스카이레이크가 두산솔루스 지분 53%를 6986억원에 인수하는 만큼 롯데정밀화학은 두산솔루스 지분 약 22%를 인수하는 것이 된다.

앞서 롯데그룹의 또다른 화학 계열사인 롯데알미늄이 발표한 헝가리 생산 공장은 계획대로 2021년 말 완공되면 연간 3만톤 규모의 양극박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최근에는 총 사업비 280억원을 들여 배터리용 양극박 안산 1공장 증설도 마쳤다. 양극박은 배터리의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양극 활물질을 지지하면서 전자의 이동 통로역할을 하는 알루미늄박 소재다. 배터리 필수 소재인 양극재의 핵심 부분이다.

이번 전기차 배터리 사업 드라이브에는 그룹의 체질 개선이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그룹이 집중해 온 호텔과 쇼핑 등 주력사업이 업황을 타면서 침체기를 겪고 있는 만큼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해석이다. 주요 화학 계열사들이 잇따라 사업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그룹 내 몸집이 큰 롯데케미칼의 움직임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롯데케미칼도 인수전 등을 통해 강력한 한방을 보여줄 가능성은 언제든 존재한다. 배터리 소재 쪽에서 기술력과 판로를 확보해 놓은 다음 보다 규모가 큰 분야에서 투자 발표가 나올 가능성을 무시하기 어렵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그동안 롯데케미칼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 인수를 시도해 왔다. 지난해에는 배터리 음극재 기술을 보유한 히타치케미칼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쇼와덴코에 밀려 실패한 뒤 올해 쇼와덴코 지분 4.69%를 약 1700억원에 매입했다. ‘미래 먹거리’ 시장으로 입지를 굳힌 배터리 사업 참여 의지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다만 롯데케미칼이 당장 큰 규모의 인수나 투자 관련 소식을 내놓기는 어려워 보인다. 올해 초 코로나19 여파와 대산공장 폭발 사고 여파가 겹치면서 전반기 실적이 전년과 비교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실적이 악화한 상황이라 당장 신사업에 자금을 투자하기는 부담이 클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하반기에는 대선공장 재가동도 예정돼 있는 만큼 당분간 석유화학 업황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배터리 소재 사업 투자를 결정한 롯데알미늄과 지분 관계가 없고, 롯데정밀화학 지분은 31% 정도로 낮은 점도 당장 롯데케미칼의 투자 가능성을 점치기는 어려운 이유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기업 방향성이나 기조에 맞는 매물이나 사업이 있으면 얼마든지 검토하고 파악해 볼 것”이라며 “기업 내부적으로 아직 구체적 계획이 나와있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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