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시대’ 완제품부터 소재까지 번갈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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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시대’ 완제품부터 소재까지 번갈아 뜬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8.14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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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그린뉴딜’ 정책으로 전기차·배터리 산업 급성장 예상
‘20년 결실’ LG화학 전지 부문 사상 최대 ‘흑자’도 불 지펴
테슬라 ‘배터리 데이’까지 40일 남아… 신기술 관심 집중

K 배터리에 돈이 몰리고 있다. 완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더니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소재 기업들이 골고루 혜택을 얻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기업들은 이미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경험했다.

배터리 4대 소재로 분류되는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을 생산하는 기업 등에 차례로 관심이 쏠리면서 K 배터리 시장에 활력이 돌고 있다.

◆LG화학 시가총액 7위→3위 지각변동… 이유 있는 선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14일 한국거래소 시가총액 순위를 살펴보면 LG화학은 시총 49조6264억원으로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네이버에 밀려 순위가 한 계단 떨어졌다. LG화학 주가는 최근 네이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시총 3위 자리를 번갈아 차지하면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초만 해도 시총 30~40조원 규모로 시총 7위였던 점을 떠올리면 위상이 급등했다.

코스피 시장은 오랫동안 반도체가 주력인 업체들이 주도해 왔다. 삼성전자는 시총 352조원으로 부동의 1위이고, 2위 역시 SK하이닉스가 차지하고 있다. 이 시장에 일어나는 지각변동을 주도하는 게 배터리관련 주식들이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시총은 58조9000억원가량으로 순위가 언제라도 뒤집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K배터리의 상승세는 코로나19(COVID-19) 이후 각국이 ‘그린뉴딜’ 정책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이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건 LG화학이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 5716억원을 기록한 LG화학은 전지 부문에서 1555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흑자를 내면서 20년 투자의 결실을 봤다는 평가를 얻었다. 깜짝 반등이 아닌 안정적 수익 기반 아래 나온 결과라 상징성이 더 컸다.

LG화학 관계자는 “2018년 4분기에 반짝 흑자를 냈던 적은 있는데, 사실 전지 부문에서 이 정도 이익은 저희로서도 놀랄 만한 성과”라며 “업황이 좋고 글로벌 생산 체계가 갖춰진 만큼 앞으로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재 기업도 ‘훨훨’… 배터리만 엮이면 ‘상한가’ 과열도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나머지 후발 기업들도 전기차 배터리 사업 수익화가 가까워졌다는 기대감이 높다.

배터리 산업을 주도하는 국내 3사가 선전하면서 소재 기업들도 분위기가 좋다. 배터리 소재 중 비중이 가장 높은 양극재를 다루는 포스코케미칼과 에코프로비엠, 엘엔에프가 주가 상승세를 타면서 3개 기업 모두 이달 52주 신고가 기록을 세웠다.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 전경. [사진=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 전경. [사진=포스코케미칼]

양극재 업체들은 앞다퉈 시설 투자를 늘려가면서 커지는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5일 차세대 배터리 소재인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제조설비에 2895억원의 시설 투자를 결정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 6월 에코프로비엠이 하이니켈계 NCM 공장에 865억원, 엘앤에프가 양극재 수요 대응을 위한 캐파 증설에 700억원을 투자했다.

배터리 분야에 관심이 쏠리다 보니 과열 양상도 나타났다.

알루미늄 압출전문 중견기업인 알루코는 지난 10~13일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7일까지 2000원 초반이던 주가가 5870원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 10일 한 매체가 알루코가 LG화학, SK이노베이션과 4억 달러(약 4700억원) 규모의 배터리 팩 하우징 계약을 했다는 소식을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여기에 앞으로 계약 예정 물량도 3억 달러 규모가 된다고 덧붙였다. 알루코의 지난해 매출액인 4543억원을 뛰어 넘는 규모다.

LG화학·SK이노베이션을 통해 자동차 업계 폭스바겐과 다임러 그룹에 ‘배터리 팩 하우징’을 공급한다는 내용의 대박 수주가 알려지자 주가가 폭등했다.

해당 보도에서는 삼성SDI와도 신제품 개발을 위한 샘플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도 했다. 국내 배터리 3사와 엮이자 주가가 2배 넘게 뛰는 일이 3일 만에 일어난 셈이다.

다만,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논의를 한 적은 있는데, 구체적 계약 금액 등이 나온 바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계약 공시에 대한 사전 협의도 없었다는 게 해당 업계의 반응이었다. 의도적 주가 부양 의혹이 나왔고, 한국거래소측은 알루코측에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를 요구했다.

알루코 측은 지난 11일 “LG화학 및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전기자동차 배터리 부품을 공급하기 위한 기본계약을 과거에 체결한 사실이 있다”며 “기본계약이란 부품공급계약에 대한 발주사와 거래를 위해 제반사항 등을 정하는 계약”이라고 공시했다.

다만 “발주사의 요청에 의해 수량과 시기는 변동될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삼성SDI와의 신제품 개발 테스트 진행은 현재 진행되지 않음을 알려 드린다”고 전했다.

알루코 주가는 3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뒤 14일 폭락해 4645원에 장을 마감했다.

◆‘빅 이벤트’ 테슬라 배터리 데이, 40여일 앞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의 테슬라 공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의 테슬라 공장. [사진=연합뉴스]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성장세는 당분간 계획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여러 차례 연기된 뒤 다음 달 22일 열릴 예정일 배터리 데이에서 공개될 테슬라의 신기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100만 마일 배터리 얘기도 나오고, 중국 CATL과 리튬인산철(LFP) 개발을 위해 파트너십을 발표할 거라는 관측도 있다”면서 “아무래도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의 발표인 만큼 굉장히 큰 관심을 갖고 배터리 데이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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