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vs ‘필요 공정’ SK이노 美 공장 건설 현장에 한국인 취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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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vs ‘필요 공정’ SK이노 美 공장 건설 현장에 한국인 취업 논란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8.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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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콜린스 미 하원의원 “SK이노 공사 현장에 불법 입국·취업 있었다”
SK이노 “생산 설비 건설 과정에 한국인 노동자 필요… 불법 없도록 협력업체 관리·감독”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 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 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공화당 하원의원과 조지아주 건설 노동자들이 미 이민세관국(ICE)에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의 한국인 불법 입국·취업 정황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인 채용을 거부하고 한국인을 고용시켰다는 게 미국 현지에서 나오는 지적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노동자의 기술과 경험이 필요한 공정이 있으며, 이들의 취업 과정에서 불법이 없도록 관리했다는 입장이다.

미국 현지 언론인 폭스5 아틀란타는 20일 더글라스 콜린스 미국 하원의원이 ICE에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콜린스 의원은 서한에서 “조지아주 건설 노동자들의 모임인 유니온72가 SK이노베이션 공사 현장의 불법행위로 공사 참여를 원천적으로 봉쇄당했다”면서 “SK이노베이션 공사와 관련된 한국인들의 불법 입국과 취업을 전면적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유니온72는 “500명에 달하는 조합원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인들이 우리 대신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공장 건설 현장에 유니온72 조합원 500명이 지원했으나 한국인 노동자들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SK이노베이션이 짓고 있는 공장에 한국 노동자들이 일할 수 있으려면 특수 비자를 이용해야 하지만, 불법적인 방법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관세국경보호청(CBP)은 33명의 한국인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일하기 위해 불법 입국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콜린스 의원은 서한에서 “33명의 불법 입국이 개별 사건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그리고 이 한국 국민들은 미국에 외국인 노동자들을 데려오기 위해 불법의 큰 그림”이라고 썼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현재 공사 건설 현장에 투입된 한국인들이 전체 2000여 명 중 4분의 1인 500여명 인데, 생산 설비를 만드는 과정에서 한국 기술자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한, 공장 건설 수주를 한 협력업체가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비자 등이 문제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협력업체와 계약한 2, 3차 업체에 직접 고용 지시하는 등의 문제까지 관여하는 데는 노동법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지에 공장을 설치하는 과정에는 한국에서 만들어 가져가야 하는 설비들도 다수 있다”며 “생산 설비 경험이 있는 한국 노동자들이 반드시 들어가서 작업해야 하는 부분인데, 다른 나라 역시 해외에 공장을 지을 때 마찬가지 공정이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의 현지 자회사인 SK배터리아메리카 역시 성명을 통해 “모든 계약 업체는 현장의 근로자가 규정을 준수하게 해야 한다"면서 "6월에 이 문제를 알게 된 뒤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2019년 공장 건설에 착공한 이후 1000명 이상의 미국인을 고용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콜린스 의원이 미국 상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표밭을 의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니온72가 지역에서 상당한 규모의 노동자 모임인 만큼 그들의 주장을 흘려보낼 수만은 없었을 거라는 설명이다. 콜린스 의원이 대변한 유니온72는 그의 지역구 소속이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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