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 흑자’ LG화학, 코로나 이겨낸 배터리 1위 저력
상태바
‘전지 흑자’ LG화학, 코로나 이겨낸 배터리 1위 저력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8.03 1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세계 1위… 전지 부문 사상 최대 실적
폴란드 공장 수율 개선되며 한-미-중-EU 4각 체제 완성
내외적 호재 계속… 3분기 실적 상승세 지속 예상
LG화학 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 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이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역대 주가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COVID-19) 위기에도 전지 부문 사상 최대 흑자 기록을 달성한 데다 석유화학 등 전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달성한 영향이 반영됐다. LG화학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화학 부문에서 원재료값 하락 효과를 보고 있고, 전기차 배터리 판매는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업 부문마다 골고루 호조를 나타내고 있어 하반기에도 실적 상승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3일 SNE리서치 자료를 보면 LG화학은 올해 1~6월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올해 세계 시장 점유율이 24.6%로 2위 CATL(23.5%)과 3위 파나소닉(20.4%)을 근소하게 앞섰다. 이날 LG화학은 장중 한때 65만원까지 치솟으면서 2011년 4월 22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58만3000원)를 갈아치웠다.

무엇보다 올해 전기차 배터리 부문 성장세가 돋보인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세계 시장 점유율이 10.4%로 올해 82.8%나 성장했다. 이는 테슬라 모델3, 르노 조에, 아우디 E-트론, 포르쉐 타이칸 EV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은 성장세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LG화학 영업실적에는 이런 성과가 반영됐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 매출액 6조9352억 원, 영업이익 5716억 원을 달성했는데, 전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177.7% 증가한 수치다. 전년 동기보다는 매출 2.3%, 영업이익은 131.5% 증가했다.

LG화학의 영업실적에서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전지 부문이다. 지난 한 해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악재와 폴란드 공장 수율 문제 등에 시달렸던 만큼 더 반가운 흑자다. 지난 2018년 4분기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반짝 흑자를 냈던 LG화학이지만, 이번 흑자는 구조적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한 상태에서 기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 흑자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만 해도 LG화학은 영업이익 89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60.1% 감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4분기에는 ESS 안전 대책을 위한 3000억 원가량의 충당금이 반영되면서 영업손실 275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영업비밀 침해 소송까지 진행하면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올해에는 지난해 LG화학을 괴롭히던 문제들이 반등의 모멘텀이 됐다. 예상보다 수율 개선이 늦어졌던 폴란드 배터리 공장이 올해부터 수율을 빠르게 올리고 있는 상태다. 국내에서는 화재로 애를 먹었던 ESS가 미국 내에서는 매출이 급증하면서 전지 부문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영업침해 소송 역시 ITC가 2월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예비판정을 내리면서 LG화학에 좀 더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는 모양새다. LG화학은 컨퍼런스콜에서 “최종판결은 예비판결과 동일하게 나오는 기조”라며 “10월 최종 판결 전에 양사간 협상을 통해 합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보다 이틀 앞선 컨퍼런스콜에서 “소송이 민감한 사항이라 구체적 내용을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최대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양사 간 물밑 합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합의금 규모가 5000억 원에서 최고 2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LG화학의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이 2022년까지 연장되고, 유럽 지역 전기차 보조금 역시 확대가 예정돼 있어 이미 시장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 업계로서는 호재가 이어질 예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폴란드 공장 수율 개선으로 한국-미국-중국-폴란드로 이어지는 4각 체제가 안정적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자동차 전지뿐 아니라 석유화학도 중국 시장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이 좋아진 만큼 3분기에도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