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폭 줄인 정유업계, 하반기 실적 ‘기대 반 걱정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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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폭 줄인 정유업계, 하반기 실적 ‘기대 반 걱정 반’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8.1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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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4사 1분기 적자 폭 4조 원대→2분기 7000억원대로 크게 줄여
각국 경제봉쇄 풀고, 유가 흐름 유지되면 3분기 ‘흑자’ 전환 기대도
더욱 커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변수… 실적 회복 불확실성 여전
국내 정유사 유조차. [사진=연합뉴스]
국내 정유사 유조차. [사진=연합뉴스]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 2분기에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지난 1분기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던 정유업계가 2분기 실적이 반등하면서 하반기 흑자전환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코로나19(COVID-19) 확산세가 세계적으로 계속되면서 원유 수요 회복이 더뎌 실적 향상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유사 실적의 바로미터인 정제마진도 4주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10일 국내 정유 4사인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의 영업실적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 7241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하면 나머지 3개사가 모두 2분기 연속 적자다. 업계에서는 지난 1분기 4조원대에 달하던 영업손실 규모를 대폭 줄인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정유 4사 가운데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 132억원으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마이너스임에도, 뛰어난 설비 경쟁력과 유연한 설비 운영으로 본업인 정유업에서 손실을 최소화했다”며 “생산설비도 유연하게 운영해 마진이 양호한 경유 생산에 집중해 수익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현대오일뱅크 역시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1544억원에서 -91.5% 감소했다. 정유업계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이 낮았던 데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항공유를 비롯한 대형 수요가 살아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4월 20달러대였던 국제유가가 40달러대로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정제마진의 하락세가 회복되지 못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미국과 싱가포르 재고 하락으로 휘발유 정제마진은 높아졌으나 항공 수요 부진으로 등유 정제마진이 하락하고, 역내공급 부담으로 경유 정제마진까지 하락하면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1분기보다 적자 폭을 크게 줄인 만큼 3분기에는 흑자로 전환할 거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국제유가 회복세가 계속되고, 3분기부터 각국의 경제봉쇄가 완화되면 휘발유를 중심으로 정제마진이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5월 중순부터 유가 정상화가 이어진 만큼 1분기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도 3분기에는 더욱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세계 누적 코로나19 확진자가 2000만명을 넘어서면서 불과 1개월만에 1000만명이나 늘어날 정도로 확산세가 쉽게 꺾이고 있지 않아서다. 실제 각국이 경제봉쇄 조치를 완화하면서 확산세가 거세졌기 때문에 언제든 봉쇄 조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간과하기 어렵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현재 코로나19 확산세가 우리나라보다는 외국에서 훨씬 문제가 되는 상황으로 석유 제품을 수출하는 나라들에서 악화하는 측면이 있다”며 “국내에서는 장마 기간이 40일을 넘어가는 등 이동 수요가 줄어들어 3분기에도 정유업계 전망이 밝아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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