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분야 '최악' SK이노베이션, 배터리에 걸린 미래마저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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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분야 '최악' SK이노베이션, 배터리에 걸린 미래마저 '불투명'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5.2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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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과 소송 결과에 따라 미국 공장 가동되지 않는 최악 상황도 올 수 있어
유가 상승·OSP 하락 등으로 올해 2분기 영업손실 규모 축소 전망
아낌없는 배터리 투자, 올해 10월 예정된 소송전 결과 최대 관심사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 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 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코로나19(COVID-19)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1분기에만 지난 한 해 벌어 놓은 영업이익보다 많은 영업손실을 봤다. 원유 수요 감소와 국제유가의 급격한 하락 등으로 정제마진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간 탓이다. SK이노베이션뿐 아니라 국내 정유 4사가 역대 최악의 합산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정도로 사정이 나빴다.

코로나19 직격탄 속에서도 SK이노베이션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분야가 있다. 앞으로 ‘제2의 반도체’ 사업이 될 거라는 기대가 나오는 배터리 사업이다. 지난달 코로나19로 손실이 쌓여가는 와중에도 미국 조지아주에 8944억 원 가량을 추가 투자해 제2공장 건설을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헝가리 등 ‘4각 생산체계’를 갖추겠다는 목표로 미국 조지아 배터리 1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022년 가동할 계획이다.

미국 공장까지 가동되면 지난해 말 완공해 올해 상업 생산에 들어가는 중국, 헝가리 공장과 함께 연간 배터리 생산량 60GWh(순수 전기차 120만대 분량)까지 확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생산량 100GWh 규모의 배터리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당장 배터리 분야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LG화학과 전기차용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이다. 상황은 좋지 않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판결’을 승인하는 ‘예비결정’을 내렸다. SK이노베이션이 이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했고, ITC는 재검토를 거쳐 오는 10월 5일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ITC가 최종 결정을 내리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관련 부품·소재에 대한 미국 내 수입 금지 효력이 발생한다. 배터리 부품 소재를 미국으로 수입하지 못하게 되면 미국 공장 가동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미국 내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는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치명적 결과다.

SK이노베이션은 조기패소 판결 당시 “LG화학과 선의의 경쟁 관계이지만, 산업생태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입장물을 낸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소송 절차에 따라 요구되는 자료를 제출하는 등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며 “합의 가능성에 대해 말하기는 시기상조다. 공장 가동 불가라는 상황에까지 이를 거라고 보고 있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악재는 2분기에는 서서히 회복될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오르고, 사우디 공식판매가격(OSP)이 내려가면서 정제마진이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1분기에 큰 손실을 안겼던 정유 부문에서 손실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제마진은 3월 셋째 주부터 5월 셋째 주까지 10주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배터리 부문은 유럽 그린딜 등으로 장기 기대는 높은데, 단기 수익 전망은 좋지 않다.

시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손실액을 4500억~5500억 원 정도로 보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적자는 57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며 “부진한 실적은 다소 부담이지만, 유가 반등과 5월부터 효과가 발생한 OSP 인하 등 개선되는 수익성 지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에는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의 생산량 감소 여파로 배터리를 제외한 모든 사업부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적자가 축소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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