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약세’ 에쓰오일, 위기 극복위한 "뾰족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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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약세’ 에쓰오일, 위기 극복위한 "뾰족한 수가 없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10.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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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업황 부진… 올 한해 부진한 흐름 계속될 듯
탈석유시대 대두되지만… 정유사업 비중 76%, 뚜렷한 대안 안 보여

에쓰오일(S-OIL)이 침체된 업황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올 3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되지만, 시황과 코로나19에 따른 따른 정유사업부의 부진한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정유업계 생존 전략에 대한 고민은 에쓰오일도 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는 찾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올해 영업손실 786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3분기 2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이 기대되는데, 1분기와 2분기 각각 영업손실 1조73억, 1643억원을 기록하면서 시황이 무너진 영향을 극복하지 못했다.

올 한해 정유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유례없이 부진한 성적을 거두게 됐다. 연초만 해도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65달러 이상이던 국제유가가 4월 중순 10달러 중반대까지 떨어지는 등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유가 하락 영향을 크게 받았다.

당시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늦어지는 등 사태가 겹치면서 연일 하락한 유가 탓에 재고평가손실 규모가 컸던 게 실적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국제유가는 지난 6월 40달러선으로 올라선 뒤 별다른 증감 없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에쓰오일의 실적 회복 시점도 예상하기 어려워졌다. 증권업계 추정치에 따르면 9월 넷째주 정제마진이 배럴당 0.5달러인데, 손익분기점 기준인 4달러에는 한참 모자란 수치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구매 비용과 수송비 등을 뺀 금액이다. 7~9월 3분기 내내 –0.8~0.6달러 사이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가 확실시 되는 현시점에 에쓰오일의 실적 반등은 요원하다.

문제는 에쓰오일의 위기가 단기 요인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지금의 위기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시작됐다. 2016년 1조6169억원이던 연간 영업실적이 2017년 1조3733억원, 2018년 6395억원, 2019년 4201억원으로 꾸준히 하락해 왔기 때문이다.

에너지 패러다임이 전기로 전환되는 흐름이 가속화하면서 정유업계의 설 자리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석유의 가장 큰 수요처가 자동차와 항공 등 수송부문이라서다. 도로수송용과 항공, 선박 등에 사용되는 전 세계 석유가 약 60% 정도다.

이미 유럽에서 노르웨이 2025년, 영국 2035년, 프랑스가 2040년을 목표로 내연기관차 종말을 선언했다. 내연기관차가 빠르게 전기차로 대체되는 추세로 블룸버그가 지난 5월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2040년 신차로 판매되는 승용차의 58%, 전 세계 승용차의 31%를 전기차가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 세계적으로 정유 생산능력이 증대 기조란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에쓰오일의 뚜렷한 자구책이 보이지 않는다. 매출액 규모가 20조원 이상인 에쓰오일의 사업 구조에서 정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76% 이상일 정도로 높다. 최근 정유업계 흐름처럼 에쓰오일 역시 전기차 충전 기능 등을 갖춘 ‘복합 에너지스테이션’을 내놓고 있지만,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대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최근의 실적 악화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대책을 세울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고, 장기적으로 준비해 오고 있는 신사업 투자와 노력 등을 계속해나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전환이라는 패러다임에 대해서는 정유업계에서도 꾸준히 대비해 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유사들이 연료 비중이 높은 정유사업을 줄이고, 석유화학 등이 차지하는 비율을 넓혀가는 전략을 10년 넘게 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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