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코로나19 '2차 대유행' 우려… 3분기 회복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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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코로나19 '2차 대유행' 우려… 3분기 회복도 불투명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6.1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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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올라는데… 석유제품 수요 하락에 마이너스 정제마진
코로나 2차 대유행 우려 등 3분기 회복 전망 불투명
정유→석유화학 비중 늘려 미래 대비해야
지난 4월 23일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석유제품 출하장이 제품 수요 감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23일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석유제품 출하장이 제품 수요 감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유업계 악재가 더 깊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산유국 감산으로 국제유가는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는데, 정유업계 수익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원유 판매 감소로 정제마진이 13주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산유국 감산으로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유가가 석유제품 판매량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2차 대유행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를 보면 지난 12일 전세계 일일 확진자가 14만2113명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 봉쇄를 풀었던 국가들이 2차 파동을 맞이하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크게 줄어든 항공유와 경유 수요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6일 업계에서 파악한 정제마진 동향을 보면 6월 둘째 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0.4달러로 13주 연속 마이너스 정제마진을 기록하고 있다.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동안 국제유가는 지난 5월부터 반등세로 돌아섰다. 산유국이 일일 970만 배럴을 감산하는 합의가 이때부터 실현되면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10달러 후반대까지 떨어졌던 유가가 30달러 중반까지 회복됐다.

유가 회복에도 정제마진이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유지하는 이유는 회복되는 않은 석유제품 수요 때문이다.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가·수송비 등을 뺀 게 정유사의 수익 지표를 결정하는 정제마진인데, 제품이 팔리지 않아 가격이 회복되지 못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 조짐은 정유업계 불안감을 좀 더 가중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줄어든 제품 수요가 제품 생산과 재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다, 미중 관계나 코로나19 2차 대유행 등 우려들도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1분기 재고평가손실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유가 상승에 따라 실적이 반등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있는 반면 여러 이슈 존재해 쉽게 단언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정유업계에서는 이익을 보는 정제마진을 보통 배럴당 4달러 정도로 보고 있다. 지금처럼 13주 연속 마이너스 정제마진이 나오는 경우라면 사실상 석유제품 생산조차도 괴로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악재로 정유업계 악재가 심화한 상황인 점은 있지만,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꾀할 때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휘발유, 경유 등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석유화학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납사) 제품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정유는 중국과 인도가 정제 능력이 워낙 좋고, 중동과 우리도 함께 늘어나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경쟁이 심한 상태였다”며 “정유사가 투자를 늘려 점차 나프타 생산 비중을 키워 석유화학 기업으로 변모해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유 교수는 “전기차와 수소차 비중도 앞으로 늘어날 거라고 예측되는 데다 국내 정유업계로서는 이미 그룹 내 발전 사업 다각화가 돼 있어 그런 변화를 꾀하기도 어렵다”면서 “힘든 시기이긴 하지만, 각 기업도 이미 그런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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