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 '연임 이유' 실적으로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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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 '연임 이유' 실적으로 증명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12.0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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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정유업계 '불황' 속 유일한 2분기 연속 흑자
정유회사서 종합에너지기업 변모… 내년 석유화학 제품 비중 크게 늘듯
충남 서산시에 있는 현대케미칼 공장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충남 서산시에 있는 현대케미칼 공장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임기 2주년을 앞둔 강달호 사장의 현대오일뱅크가 남다른 실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례 없는 위기를 겪은 정유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2분기 연속 흑자를 거둬서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지난달 19일 임원인사에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위기 상황 극복 차원에서 강 사장을 유임하며 힘을 보탰다.

다만, 현대오일뱅크의 장기적 이익 규모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아픈 부분이다. 정유업계가 오랜 불황의 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강 사장이 시도하고 있는 종합에너지기업으로의 변화가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국내 정유업계가 힘든 한 해를 보내는 가운데 2분기 연속 흑자를 거두며 주목받았다. 연간 조 단위 영업이익을 내던 정유업계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 현대오일뱅크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유업계 위기는 코로나19로 촉발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국가·사회적으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석유 제품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산유국들의 순탄치 않은 감산 합의 등 국제유가 하락 폭이 커진 점도 손실 규모를 키웠다.

이런 상황에도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분기 매출 2조5517억원, 영업이익 132억원을 기록하며 정유업계 유일한 흑자를 기록했다. 3분기에는 매출 3조3277억원, 영업이익 352억원으로 2분기 연속 흑자를 거뒀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S-OIL) 등 규모가 큰 정유사들이 3분기 연속 적자를 겪으면서 현대오일뱅크의 실적이 더 돋보였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올해 실적 선방의 이유로 비 정유사업에서의 선전을 꼽았다. 혼합자일렌을 주로 생산하는 자회사 현대케미칼은 원료 다변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강화로 36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카본블랙을 생산하는 현대OCI와 상업용 유류 터미널인 현대오일터미널도 각각 62억원, 3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현대오일뱅크 연속 흑자에 기여했다.

강 사장은 비 정유 사업 비중을 지속해 늘려갈 계획으로 임기 동안 제품 포트폴리오를 분화하고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왔다. 2018년 11월 사장에 임명된 그는 임기 첫해인 2019년 7월 현대케미칼과 자회사 현대코스모를 통해 아로마틱 석유화학 공장 증설에 총 2600억원을 투자했다.

강 사장 임기 동안 현대케미칼은 1000억원 규모의 설비 보완과 증설공사를 통해 아로마틱 원료인 혼합자일렌 생산 능력을 연간 120만톤에서 140만톤으로 확대했다. 현대코스모도 1600억원 규모로 공장 증설 계획을 확정하고 상세 설계에 착수해 파라자일렌 생산능력을 18만톤 늘린 연간 136만톤 규모까지 키웠다. 아로마틱은 혼합자일렌(MX)을 원료로 파라자일렌과 톨루엔 등을 생산하는데, 이들 제품은 합성섬유, 건축자재, 기계부품소재, 페트병 등을 만드는 데 폭넓게 쓰인다.

그보다 앞선 5월에는 롯데케미칼과 합작법인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 공장(HPC) 투자합작서’를 체결하는 등 비정유부문의 비중을 높이는 데 공을 들였다.

HPC사업은 현대오일뱅크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조7000억원을 투입해 추진 중인 초대형 석유화학 프로젝트다. 정유 과정에서 나오는 중질유 등을 활용해 플라스틱·합성고무의 원료인 폴리에틸렌·부타디엔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 [사진=현대오일뱅크]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 [사진=현대오일뱅크]

강 사장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종합에너지기업 비전을 달성할 계획이다. 가동 시점을 2021년 상반기로 앞당길 예정으로 오는 2022년에는 현대오일뱅크의 비정유부문 영업이익 비중을 2017년 33%에서 2022년 45%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의 변화는 현대오일뱅크의 장기적 영업이익 구조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평가된다.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7년 연결기준 1조137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8년 6610억원, 지난해 5220억원까지 장기적 하락 추세다. 정유 4사로 평가되는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세계적 메가트렌드 변화에 따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신사업 추진을 꾸준히 하고 있다"며 "내년 HPC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석유화학 제품 사업군이 상당히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창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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