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저축은행 매물···금융당국 규제완화 '신중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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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는 저축은행 매물···금융당국 규제완화 '신중모드'
  • 황동현 기자
  • 승인 2020.07.22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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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저축은행 (사진=JT저축은행 SNS)

저축은행들의 매물이 쌓이고 있다.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시장에 큰 규모인 JT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오면서 다른 매물들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저축은행만 10여개에 이른다. 그러나, 인수·합병(M&A) 관련 규제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라 업계에서는 규제 문턱을 낮춰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일본 금융지주사 J트러스트 그룹은 국내 자회사인 JT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매각하기 위해 법무법인 김앤장을 자문사로 선정했다.

JT저축은행은 지난 2006년 설립된 예아름상호저축은행의 후신으로, 지난 2015년 J트러스트그룹에 인수돼 경기, 광주,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다.

JT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알짜로 꼽힌다. 지난해 순이익은 181억원이었다. 총자산은 1조4164억원 자기자본은 1267억원으로 늘어났다. J트러스트가 인수했을 당시와 비교해도 4년 새 수익성은 3배, 자산은 2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지난 1분기 기준 2.95%로 건전성도 양호하다.

JT저축은행 관계자는 “본사는 한국에서 두 은행을 합병하고자 했지만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매각을 결정했다. 물론 영업구역 규제로 현재 두 은행 간 합병은 불가능하다”며 “최근 코로나19로 동남아쪽 계열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도 고려됐다”고 밝혔다.

이런 알짜 매물이 나왔지만 주인을 찾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어려운 업황도 업황이지만 저축은행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걸림돌인 탓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OSB저축은행과 애큐온저축은행이 매각을 추진했지만 애큐온저축은행 한 곳만 매각에 성공했고 OSB저축은행은 추진 중이던 매각을 철회했다.

중소형 저축은행은 사정이 더 좋지 않다. 매물로 나온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주인을 찾지 못한 곳이 많다. 현재 JT저축은행을 비롯해 민국·대원·유니온·머스트삼일·스마트·DH저축은행 등이 매각을 기다리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들은 디지털 사업을 확대하는 등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고 있으나 지역 영업 기반의 소형 저축은행들은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는 곳이 많다. 이러한 까닭으로 저축은행 M&A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지속적으로 규제 개선 요구가 제기됐다.

그러나 과거 저축은행 부실사태로 인해 현행 규제는 동일 대주주가 저축은행 3개 이상을 소유·지배할 수 없다. 영업구역이 확대되는 합병 역시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고강도 규제와 독특한 업권 특색으로 사모펀드도 인수전에 적극 나서기도 쉽지않다. 매수자는 당국의 깐깐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저축은행 M&A 규제 완화는 업계의 숙원사업 중 하나다. 

지난 1월 은성수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저축은행업계 CEO 간담회’에서 최근 경기둔화에 따른 경영실적 부진, 대주주 고령화 등으로 저축은행 매물이 증가하고 있으나 매각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해 저축은행의 M&A 관련 규제 완화를 검토해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도 저축은행 규제체계 합리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에는 올해 금융산업 혁신정책 추진계획에 상반기 내 저축은행 간 막혀있는 M&A 규제를 합리화한다는 내용이 담긴 저축은행 규제완화안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또한 저축은행이 합병을 통해 영업구역을 늘리는 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관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며 사안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시장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리스크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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