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코로나-K그린뉴딜①] 담을 그릇은 '큰데' 정책·의지는 '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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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코로나-K그린뉴딜①] 담을 그릇은 '큰데' 정책·의지는 '찔끔'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5.18 1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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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논의에서 탈피해 완전 새로운 접근으로 나서야

코로나19(COVID-19)가 생활 양식을 바꿔놓고 있다. 비대면, 온라인 쇼핑 등 달라진 생활과 기술이 주목받는다. 이런 움직임 속에 인간과 환경을 우선하면서 산업계 공생을 고민하는 그린뉴딜 논의가 불붙었다. 우리만의 'K그린뉴딜'을 구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회와 청와대도 앞다퉈 'K그린뉴딜'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여전히 기존 산업계에 옭죄어 담을 그릇은 큰데 정책과 의지는 약하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K그린뉴딜은 문재인 정부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추진돼야 할 대흐름이다. '큰 그릇'에 무엇을 구체적으로 담아내느냐가 K그린뉴딜 승패의 관건이다. 녹색경제신문은 3회에 걸쳐 'Post 코로나-K그린뉴딜'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태양광 발전소. [사진=연합뉴스]
태양광 발전소. [사진=연합뉴스]

시민사회에서는 'K그린뉴딜'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관련 법률과 예산 마련 등 정책을 책임질 힘 있는 기관이 직접 나섰기 때문이다. 그린뉴딜은 화석연료 중심의 사회에서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녹색 사회로 전환하는 일인 만큼 사회 전체의 합의가 필요한 일이다. 일각에서는 지금까지의 정부와 국회가 이런 대변화를 이끌 모습을 보여줬느냐는 의문도 내비친다. 경기 부양책 개념의 일회성 접근보다는 정의로운 전환을 향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대세는 친환경… 이미 뜨고 있는 그린뉴딜 산업

그린뉴딜은 쉽게 말하면 정부 주도의 친환경 경기 부양책이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그린뉴딜 논의는 10여 년 전부터 활발히 진행됐다. 화석연료인 석탄·원전 등의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체계를 재편하는 데 힘이 실려있다.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 위기에 사회 전반이 대응에 나서 관련 산업을 키우고 일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정책이다.

그린뉴딜을 선도적으로 추진하는 유럽은 이미 큰 규모의 재정적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는 지난해 12월 유럽 그린딜에 합의하고 순탄소배출량을 0으로 하는 탄소 중립을 목표로 세웠다. 1990년 대비 2030년에는 50~55%, 2050년까지 0으로 낮추는 게 목표다.

EU는 지난 1월 ‘공정 전환 기금(Just Transition Fund)’ 조성을 발표하고 총 1조 유로 규모를 조성하기로 했다. 해당 펀드를 통해 2030년까지 1조 유로를 지원한다는 계획인데, 연간 규모로 따지면 1000억 유로로 이를 환산하면 약 133조 원이다.

미국에서도 최근 대선에서 그린뉴딜 정책이 화두로 떠올랐다. 민주당 후보로 결정된 조 바이든은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달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밖에 전기차 보급 확대, 화석연료 보조금 지급 금지 등 친환경 정책들을 기반으로 한 그린뉴딜 정책 추진 의지를 보인다.

함형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재생에너지의 전력생산 비중은 2010년 20%에서 2050년 86%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앞으로 에너지 생태계는 재생에너지의 공급, 전기차의 전력 이송,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적재적소의 에너지 수요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후변화 극복이 최우선… 불평등 다루는 시각도 담겨야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의 그린뉴딜은 지난 7일 발표된 한국판 뉴딜과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 빠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그린뉴딜을 얘기를 직접 꺼내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중소벤처기업부, 국토교통부 4개 부처에 관련 아이디어를 제출하라고 지시해 상황이 반전됐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은 “그린뉴딜 관련한 이야기들이 국회에서 시작됐고, 청와대를 비롯해 서울처럼 지자체에서도 관련 내용을 발표하는 등 사회 곳곳에서 활발한 논의가 펼쳐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그린뉴딜은 녹색산업과 일자리는 물론 온실가스 감축과 정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평등 문제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린뉴딜은 다양한 영역에 걸친 변화가 필요한 일이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더불어 에너지 안전과 효율, 자원순환, 에너지 수요 감축 등 사회 전반에서의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 변화가 일어나는 동안 피해를 보는 영역을 최대한 줄이고, 소외되지 않게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기존 산업에 종사하던 노동자들이 녹색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논의도 시작돼야 한다는 의미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친환경 산업 부분은 사실상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 정부가 좀 더 강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자리 감소와 대책 마련 부분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에너지 효율, 자원 재순환, 수요관리 등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먼저 투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회·정부, 의지 정말 있나… ‘찔끔’ 투자로 변화 어렵다

9차 전력수급계획 워킹그룹안에 따른 2034년 전원별 설비비중 전망. [사진=워킹그룹]
9차 전력수급계획 워킹그룹안에 따른 2034년 전원별 설비비중 전망. [사진=워킹그룹]

현재 그린뉴딜 논의에 정부·여당이 의지를 좀 더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는 문제 제기다. 기후위기 극복이 현실화하려면 인프라와 산업 전반에 대해 한 차원 높은 투자가 필요한데, 땜질식 대책만 나올 수 있다는 우려다.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은 “이번에 4개 부처 아이디어를 받겠다고 했는데 그전에 나온 비대면이나 디지털화에 몇 개 아이디어가 결합하는 정도일 것”이라며 “정부 부처들이 포장지만 그럴싸하고, 내용은 없는 정책을 내놓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위원은 “그린뉴딜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루려면 한 해 예산의 100조 정도는 더해야 할 것”이라며 “기존 한국판 뉴딜에 몇 개 아이디어를 더하는 식으로는 5개년, 10개년 식의 예산 편성을 이루긴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 2018년 10월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채택하고 지구 평균온도를 산업혁명 이전보다 1.5℃ 상승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 탄소배출량을 2억1300만 톤(tCO2e)으로 줄여야 하는데, 한국이 목표로 잡은 탄소배출량은 2030년 5억3600만 톤이다. 지금처럼 탄소를 배출한다면 2030년 탄소 배출량은 7억85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사회에서는 그린뉴딜이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더 큰 수준의 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린뉴딜이 가능하려면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가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논의해야 하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산업부 등 4개 부처에 그린뉴딜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한 만큼 어떤 아이디어들이 나올지 지켜볼 것”이라며 “기후위기와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할 만한 정책이 포함되길 바란다”고 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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