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힌드라, 미국 포드에 쌍용차 지분 25% 매각 추진...경영정상화 기대감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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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마힌드라, 미국 포드에 쌍용차 지분 25% 매각 추진...경영정상화 기대감 '솔솔'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04.28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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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드, 쌍용차 2대주주로 운영 나서...친환경차 개발 속도낼 듯
- 쌍용차 관계자 "확인된 바 없다"
- 쌍용차, 단기 차입금 2540억...정부 유동성 지원 절실
- 마한드라, 지난해 10월 포드와 약 3300억원 규모 합작법인 설립

쌍용자동차 경영에 미국 포드가 '백기사'로 나설 가능성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포드는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을 받아 쌍용차의 생산성 개선과 기술 이전 등에 나서 경영 정상화 전략을 본격 가동한다는 구상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포드는 마힌드라의 전략적 파트너사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마힌드라는 자사가 보유한 쌍용차 지분 74.65% 중 49.65%를 남기고 25%를 포드에 넘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힌드라가 51% 지분만 남기고 나머지 지분을 넘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구상이 현실화된다면 쌍용차는포드와 유관 기업으로 묶여 생산물량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이나 추가적인 투자까지도 장기적으로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지분 매각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의 자금난과 실적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마힌드라가 지분 25%를 넘기는 것으로 협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방법과 세부 일정은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5월 중으로 지분 매각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재 마힌드라는 쌍용차 지분 1억1185만5108주를 보유한 대주주다. 마힌드라의 지분 매각으로 포드는 쌍용차 지분 25%를 갖게 되며 2대주주가 된다. 전일 종가(1565원) 기준으로 약 586억원 규모다. 

쌍용차 관계자는 마힌드라의 지분 매각에 대해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쌍용차 전경. [사진 쌍용차]
쌍용차 전경. [사진 쌍용차]

업계에서는 마힌드라가 지난해 10월 포드와 약 3300억원 규모의 합작법인을 설립한 이후 마힌드라와 포드, 쌍용차의 '삼각 동맹'이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마힌드라의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서 쌍용차 지분 매각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마힌드라는 지난 3일 이사회에서 당초 쌍용차에 지원하기로 한 2300억원 규모의 신규자본 투입 계획을 철회하고, 그 대신 쌍용차 경영진이 새로운 투자자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앞서 지난 1월 방한한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미국 포드와 제휴를 맺고 포드를 통해 쌍용차 모델을 전 세계에 판매해 3년 뒤 흑자 전환하겠다"며 산업은행 측에 추가적인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지분 매각이 성사되면 쌍용차는 포드의 지원에 힘업어 친환경차 개발의 비용 및 시간을 줄이는 등 사업성을 강화하고 해외판로 확보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또한 쌍용차는 인도 2대 그룹인 마힌드라에 의한 인도시장, 포드가 터줏대감인 미국 시장을 공략할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자동차회사 포드 로고. [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쌍용차의 '핑크빛' 미래도 코로나19 사태 속 단기유동성 위기를 넘기고 난 뒤의 일이다. 쌍용차는 12분기 연속 적자를 내면서 부분자본잠식 상태이고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만 2540억원에 이른다. 어떤 투자자를 물색해도 정부지원 없이는 유동성 위기 극복이 힘들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쌍용차 위기에 관심이 고조되는 이유는 회사가 쓰려지면 근로자 5000여명뿐 아니라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수만개의 직장이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8일 기자와 통화에서 "자동차만을 놓고 볼 때 부품업체 등 다른 기업들도 어려운 가운데 (정부가) 특정 업체를 지원하는 문제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릴 순 있으나 쌍용차 지원도 같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용문제가 중요한 만큼 어떻게 유지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들이 나와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최근 4월 급여를 간신히 지급한 가운데, 지난 27일 2009년 쌍용차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었던 복직 예정자 46명에게 교육 관련 사항을 안내했다. 올해 말까지 유급휴직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일부를 제외한 35명은 약 8주 교육을 거쳐 7월 1일부터 다시 일하게 된다. 

정부는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항공, 자동차 등 7대 기간산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산업은행에 40조원 규모의 안정기금을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9월부터 복지 중단, 임금 반납 등 고강도 쇄신책을 펼쳐온 쌍용차가 포드사의 전략적 투자와 정부 지원책으로 조기 정상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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