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보사는 약관상 면·부책, 생보사는 고지의무위반 관련이 가장 많아
- 소비자는 청구서류의 결격사유 없는지 확인하고 보험사는 신의성실원칙 지켜야
보험사들의 '보험금 부지급률'이 줄지 않아 소비자 불만족도는 커지고 보험산업의 신뢰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7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생보사 평균 보험금 부지급률은 0.85%로 전년 동기 대비 0.02% 높아졌다. 손해보험도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지난해 하반기 보험금 미지급 건수는 처음으로 업계 평균 3000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에 보험 소비자들의 불만족도도 높아져 소비자 피해 예방 및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보험 관행을 만들어 가야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험금 부지급률은 보험금 청구건수 대비 지급거부 건수다. 보험가입자가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한 건 중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은 비율을 의미한다.
이 수치는 소비자가 보험회사를 선택할 때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며 보험의 본래 목적인 보험금 지급 및 보상서비스와 직접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지표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생보사들의 평균 보험금 부지급률은 0.85%로 전년 동기 0.83% 보다 0.02%포인트 높아졌다.
비율 산출의 모수가 되는 보험금 청구 건수와 청구 계약건수가 적어 유의미한 수치로 보기 어려운 IBK연금보험, 교보라이프플래닛, 하나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을 제외한 20개 생보사 중 NH농협생명이 1.34%를 기록해 보험금 부지급률이 가장 높았다. NH농협생명은 지난해 하반기 총 5만420건의 보험금 청구건수 중 674건이 지급되지 않았다.
다음으로는 DGB생명이 1.25%의 부지급률을 기록했다. 이어서 한화생명, 삼성생명, 흥국생명,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메트라이프생명이 1%가 넘는 부지급률을 나타냈다.
이밖에 0.5% 미만의 부지급률을 보인 생보사는 0.2%의 KB생명과 라이나생명, ABL생명, 미래에셋생명으로 확인됐다.
보험금 부지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보험금 불만족도도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보험금 불만족도는 청구 계약건수 대비 청구후 해지건수 비율을 의미한다.
지난해 하반기 생보사 보험금 불만족도는 0.5%로 전년 동기 대비 0.01% 높아졌다. 보험금 불만족도가 가장 높은 회사는 1.2%를 나타낸 KDB생명이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0.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한편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손보사들의 지난해 하반기 보험금 부지급 건수는 총 4만9369건으로 업계 평균 3291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업계 평균 2738건 보다 500건 이상 증가한 수치다. 보험금 부지급률도 지난해 상반기 1.41%에서 1.5%로 상승했으며 보험금 불만족도 역시 지난해 상반기 0.16%에서 하반기에는 0.18%로 높아졌다.
특히 에이스손해보험은 2.61%의 지난해 하반기 부지급률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서 현대해상, AIG손해보험, DB손해보험이 1.5% 이상의 보험금 부지급률을 보였다.
보험금 불만족도는 더케이손보가 0.37%로 손해보험사 중 가장 높은 기록을 보였다.
보험금 부지급 사유로는 생명보험업계는 고지의무위반이 52%로 가장 많았다. 이는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보험 계약을 체결할 때 중요한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어서 약관상 보장하지 않는 보상범위에 해당되기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인 약관상 면·부책 사유가 많은 건수를 차지했다.
손해보험업계의 부지급 사유로는 약관상 면·부책 사유가 79%로 가장 높았다. 이어서 고지의무 위반 사유가 15% 가량이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금 부지급률은 보험 본래의 목적인 보상서비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지표로 개선되어야 할 과제이나 전체 보험금 청구건수 대비 지급하지 않은 건수 비율이 극히 일부인 것은 보험금 청구 시 결격사유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보험금 청구시 결격사유가 없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회사가 약속한 보험금은 반드시 정당하게 지급되어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방침으로 "보험업계는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높은 수준의 신의성실의 원칙을 지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덕제 전문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