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금융 혁신] ‘데이터 3법’, 보험업계 디지털 혁신에 날개 달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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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금융 혁신] ‘데이터 3법’, 보험업계 디지털 혁신에 날개 달아줘
  • 윤덕제 전문기자
  • 승인 2020.03.0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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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 3법 개정안 국회 통과로 개인별 맞춤식 보험신상품 개발 가능해져
- 동일한 가격에서 맞춤식 보험으로 보험의 트렌드 변화 가속화
- 금융당국의 보험료 현실화는 고객별 가격 차별화 의미
디지털 3법 국회통과. [CG=연합뉴스]

디지털 혁신으로 포화된 보험시장의 활로를 찾으며 잰걸음을 하던 보험업계에 '데이터 3법'의 국회 통과는 날개를 달아줬다는 반응이다.

데이터 3법은 스타트업을 비롯한 국내 산업계의 오랜 숙원이었으나, 개인정보 침해 논란 등으로 인해 국회에서 그동안 계류돼 있었다.

올 8월에 시행 예정으로 지난 1월 국회에서 통과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은 개인정보 등을 여러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법이다.

특히,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게 한 정보를 개인 동의 없이 금융·연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한 '가명정보·익명정보의 활용 허용범위 설정'과 '마이데이터 사업' 부분은 보험사의 신상품 개발을 수월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가명정보·익명정보의 활용 허용범위 설정으로 기관 간 데이터 결합 및 공개가 가능해진다. 이에 신규 보험상품 개발, 인수 심사 및 요율 개선 등이 용이해지고 관련 학술연구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보주체의 별도 동의 없이 과학적 연구, 통계 작성, 공익적 기록보존 목적을 위한 정보 결합이 쉬워져 결합정보에 대한 접근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 결합은 동일한 개인에 대한 두 개 이상의 정보가 결합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법 개정 이전에는 데이터 결합을 위해 제3자 제공동의가 필요했지만, 앞으로는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합법적인 절차에 따른 정보 결합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이에 보험회사들은 결합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보험상품을 개발하거나 요율 체계를 개선 및 세분화할 수 있게 된다. 유병자보험과 같이 기존에 보험이 제공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새로운 보험상품 개발이 가능하며, 처방전 데이터와 사망 데이터의 상관관계를 활용해 보험 인수 심사 및 요율 체계 개선이 가능해진다.

또한 '마이데이터 사업' 도입으로 새로운 보험 판매채널을 통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활성화되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의 단순히 보험 계약을 비교・분석하는 수준을 넘어 보험 계약을 개인의 치료내역이나 자산현황, 생활습관 등과 결합하여 건강관리 등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보험산업의 트랜드 변화가 빠르게 진행될 걸로 전망한다”며, “기존에 만들어진 보험상품을 가입자가 선택하는 단계에서 이젠 소비자의 특성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단계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개인정보 활용에 어려움을 겪어온 인슈어테크(보험+핀테크) 업체들에게는 특히 큰 활로를 열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7월 생명보험협회 주최 '인슈어테크 : 보험의 현재와 미래' 세미나 모습[사진=연합뉴스]

그동안 인슈어테크 업체들은 각 보험사별 상품을 보여주는 정도에 머물러있었다. 반면 가명정보의 활용범위가 구체화되고 금융 빅데이터 분석의 법적근거가 명확해지면서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의 연령이나 소비패턴에 따라 그에 맞는 보험을 선별해 추천할 수도 있다.

보험사들도 이번 데이터 3법 통과로 올해 핵심 경영기조로 삼은 '디지털 혁신'을 위한 핀테크 업체들과 제휴를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앞으로 개인정보 활용을 통한 마이데이터 사업의 시장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보험업계에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신상품에 새로운 디지털 트랜드와 결합하고 고객 서비스 플랫폼과 연계한 상품이 등장해 인슈어테크 열기가 거셌다.

삼성화재의 ‘애니핏 걸음수를 활용한 할인 특별약관’ 상품은 스마트폰 또는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수집한 DB로 걸음 수에 따른 위험률 차이를 분석해, 처음으로 자동차보험료 할인 등과 연계한 진보성이 돋보인 상품이라는 평가다.

KB손해보험은 플랫폼 제공자인 배달대행업체(배달의 민족) 및 인슈어테크업체(스몰티켓)와의 협업으로 유상배달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추가보험료를 납입하고 필요한 시간 동안만 보장받을 수 있는 ‘KB플랫폼배달업자이륜자동차보험’을 선보였다. 이는 플랫폼 기반의 모든 프로세스가 자동화된 독창성으로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도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TOSS)와 함께 ‘(무)m미세먼지질병보험’을 개발하면서 한국환경공단이 제공하는 대기 환경 데이터를 활용하여 보험과 사회적 이슈 해결의 패러다임을 반영했다.

또한 한화생명은 인슈어테크 기업 ㈜디레몬의 ‘레몬브릿지’ 앱과 연계해, 고객이 해당 앱에서 공인인증 절차를 완료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검진결과 중 필요한 항목만 선별해 자동으로 데이터를 송출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보험가입에 필요한 건강검진을 고객이 앱(App)을 통해 손쉽게 제출할 수 있는 간소화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지난 1월 밝혔다.

한편 인슈어테크 업체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하다.

마이리얼플랜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AI진단 앱 ‘보닥(보험닥터)’를 선보여 복잡한 절차없이 몇 번의 선택으로 본인과 가족이 가입한 보험을 한눈에 객관적으로 비교 분석 할 수 있게 했다. 이는 4년간 100만 건 이상 수집한 보험진단 결과를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들의 보험 진단이 가능토록 한 결과다.

그런가 하면 인슈어테크 기업 굿리치와 보맵은 보험을 하나의 앱으로 관리하는 각각의 ‘보험 통합관리 플랫폼’을 통해 진화된 ‘건강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보험업계는 지속되는 저금리로 자산운용수익율의 하락과 높은 손해율로 인한 영업이익의 손실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화된 보험시장에서 조금이라도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혁신적 신상품 개발이 절실하다“며, ”이번 데이터 3법의 통과는 새로운 맞춤 상품으로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회이며, 고객 중심의 보험산업을 위한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덕제 전문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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