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다] “미래 연료는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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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다] “미래 연료는 어떤 것일까”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2.16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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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연구팀, 목질계 바이오매스 이용한 생산 공정 내놓아
이번 연구에는 바이오매스 형질 전환 기술 등이 이용됐다. 분야별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개발했다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 바이오매스 단계별 분석기술을 접목한 바이오 연료 생산 모식도. [사진=KIST]
이번 연구에는 바이오매스 형질 전환 기술 등이 이용됐다. 분야별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개발했다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 바이오매스 단계별 분석기술을 접목한 바이오 연료 생산 모식도. [사진=KIST]

역사가 시작된 이후 인류는 끊임없이 뭔가 만들었다. 자신을 위해서 혹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그 과정에 에너지는 필수였다. 나무, 석탄, 석유, 가스, 원자력까지. 이 과정에서 에너지원이 지구를 오염시켰다. 대량 생산과 소비 시대가 되면서 더 심각해졌다. 화석연료를 많이 이용하면서 온실가스가 많이 배출됐다.

온실가스는 지구 기온을 상승시켰다. 그 영향으로 지구 가열화(Heating)가 시작됐다. 기후변화가 찾아왔다. 기후변화로 지구촌 곳곳에서 홍수, 산불, 강력한 폭풍, 심각한 가뭄 등 이상기후가 급습하고 있다. 재산은 물론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최근 바이오 연료가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 연료는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청정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바이오 연료 생산을 위해 옥수수 등 식량을 이용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아직도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이들이 많다. 먹을 것도 모자라는 마당에 식량을 이용해 연료를 만든다는 비판이 나왔다.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야 했다. 2세대인 목질계 바이오매스(바이오에너지 자원)이다. 나무 등에서 바이오매스를 추출할 수 있다면 ‘식량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청정에너지연구센터 김광호 박사팀이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KIST-UBC(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현지 랩 프로그램을 통해 효율적 바이오 연료 생산 공정을 개발했다. 개발한 바이오 연료 생산 공정에 리그닌 유전자 형질 전환기술과 순환형 친환경 용매를 활용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다. 목질계 바이오매스에도 여전했다. 핵심은 ‘리그닌’에 있었다. 리그닌은 바이오매스를 구성하는 페놀성 화합물이다. 바이오 연료 생산과정에서 부산물로 많이 나온다.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목질계 바이오매스의 20~30%를 구성하는 주성분인 ‘리그닌’을 분해해 폐기하거나 제거해야 한다. 리그닌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제거하느냐가 2세대 바이오 연료의 경제성 확보와 상용화에 중요하다.

KIST 연구팀은 미국 바이오에너지연구센터(Joint BioEnergy Institute)와 공동연구를 통해 리그닌을 좀 더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유전자 형질 전환 기술을 이용해 구조를 바꿨다. 리그닌 구조 내에서 일부분의 길이를 짧게 변형해 적은 양의 에너지 투입으로 리그닌을 제거할 수 있다.

이후 기존에 김광호 박사가 개발한 순환형 친환경 공융 용매를 활용해 리그닌을 재활용한 용매로 리그닌을 녹이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공정 내에서 필요물질을 수급해 활용했다. 국제 공동연구팀은 더 나아가 UBC(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분석기술을 활용해 최종적으로 경제성이 확보된 효율적 바이오 연료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공정 개발에는 생물학, 분석화학, 화학공학 등 다양한 지식과 기술이 함께 했다. 과학 칼럼니스트 슈테판 클라인은 ‘과학은 수십만 명이 함께 맞춰나가는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퍼즐 같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이번 기술 개발에도 이 같은 과학적 기본 시스템이 작동했다. 김광호 박사는 바이오매스 연구에 오랜 경험과 지식을 축적하고 있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미국 뉴욕주립대와 공동연구를 제안했다. 이를 통해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기술의 종합적 관점에서 유전자 형질 전환 기술, 처리 공정기술, 분석기술 등의 단계별 핵심역량을 극대화했다.

김광호 KIST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 대응 기술 개발이라는 국제적 의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 연구팀의 각 분야 핵심역량을 극대화해 발표된 결과”라며 “바이오에너지 생산 기술 개발이라는 목표로 북미의 우수한 연구팀의 융·복합 연구를 주도하는 선도적 역할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국가 기반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Plant Science’ 최신호(논문명: Deep eutectic solvent pretreatment of transgenic biomass with increased C6C1 lignin monomers)에 실렸다.

◆김광호 박사 미니 인터뷰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이 궁금하다.

“바이오 연료 생산 공정 개발은 생물학, 화학, 분석화학, 화학공학 등의 지식과 기술이 요구되는 다학제 연구가 필수이다. 바이오 연료 미래 지속성과 경제성 확보에 많은 연구가 집중되고 있는데 각 요소 기술 간의 연계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기술, 경제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기술의 종합적 관점에서 단계별 핵심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북미의 우수한 연구팀 간에 공동연구를 제안, 수행하고자 했다.”

-이번 연구성과 의미는.

“기존 바이오 연료 생산 기술에 관한 연구는 용매, 촉매 등을 개발하는 ‘공정 개발’에 많은 관심이 있었다. 우리 연구에서는 유전자 형질 전환 기술을 통한 바이오 연료용 바이오매스 개발, 친환경적 용매 개발을 통한 바이오매스 처리 공정 개발, 우수한 바이오매스 분석기술을 접목해 좀 더 지속할 수 있고 경제성이 확보된 바이오 연료 생산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김광호 박사.[사진=KIST]
김광호 박사.[사진=KIST]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이번 연구에서 수행된 다학제간, 다국가 간 융·복합 연구로 개발된 바이오 연료 생산 공정은 앞으로 바이오 연료 생산뿐 아니라 바이오 플라스틱 등 다양한 바이오 재료 생산에 적용할 수 있다.”

-기대효과와 실용화를 위한 풀어야 할 숙제는.

“유전자 형질 전환 기술과 공융 용매가 접목된 바이오 연료 생산 기술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 연구 개발 초기 단계이다. 실용화를 위해서는 대량 바이오매스 생산, 공융 용매의 대량 합성, 회수와 재활용 평가 등 다양한 기술의 개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바이오 연료 생산에 필요한 당화-발효 공정에서 미생물 독성 연구 등 추가 연구가 있어야 한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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