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은 녹색생활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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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은 녹색생활에서 온다"
  • 정우택
  • 승인 2011.08.0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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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타기, 공회전 줄이기, 쓰레기 줄이기 등 생활속 실천 중요

안양천 자전거 도로를 아내, 자녀와 함께 달리던 최동민씨 (50. 목동)는 “사람들이 녹색, 녹색 하는 데 자전거 타는 게 녹색이 아니고 뭡니까? 자전거는 돈 들이지 않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녹색 생활이지요.” 라고 말했다.

그렇다. 녹색성장은 녹색생활을 바탕으로 한다. 녹색 생활이 없이는 녹색성장이 없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녹색성장하면 엄청난 환경기술이나 친환경 제품을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녹색성장의 의미를 멀리서 찾기 때문이다.

녹색성장은 가까이에 있다. 자전거 타기, 자동차 공회전 안 하기, 교통체계를 철도로 바꾸기, 가정에서 세제 사용 줄이기, 사용하지 않는 전기 코드 뽑아 두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등이 대표적인 녹색생활이다. 마음만 먹으면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서울시의 자전거 종합 홈페이지. 자전거에 관한 모든게 이 사이트에 들어 있다. 서울 창원 등 전국 지자체는 주민들의 자전거 타기 운동을 적극 벌이고 있다.   사진 = 서울시의 자전거 사이트 캡쳐

태양열을 전기로 바꾸고, 수질을 정화시키고,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일이키고, 수소자동차를 개발하는 것은 기업에서 전문적으로 할 일이다. 일반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할 일이 아니다. 전문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일 들이다.

자전거 타기는 건강도 챙기면서 녹색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대표적인 활동이다. 서울과 경남 창원 등 거의 모든 지자체가 자전거 타기를 정책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울은 아예 자전거 종합사이트 (bike.seoul.go.kr)를 오픈했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자전거에 관한 모든 게 다 들어있다. 850km에 달하는 자전거 코스, 보관대의 위치, 자전거의 운동효과, 타는 방법, 사고 예방법 등 궁금한 것은 다 있다. 빠른 길 찾기에서는 목적지까지의 거리, 시간, 이산화탄소 감소량 등이 표시돼 흥미를 더해준다.

자전거 타기가 가장 활발한 곳은 경남 창원이다. 창원은 2008년 국내 최초로 공영자전거 ‘누비자’를 도입했다. 개통 당시 20곳에 430대의 자전거를 비치했는데 현재는 163곳에 3,530대의 자전거를 비치했다. 근로자 학생 시민들이 쓸 수 있는 자전거가 3530대 라는 뜻이다.

‘누비자’는 3년 동안 지구 875바퀴를 돈 거리인 3,675만2,000km를 달렸다. 이 거리를 승용차로 운행했다면 기름값 절감액이 66억이나 된다. 7,800t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한 셈이다. 환경 측면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둔 것이다. 창원은 현재 10% 대인 자전거 교통분담율을 오는 2020년까지 2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전주시는 대학생들의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내 대학과 ‘자전거 마일리지 운동’ 협약식을 가 졌다. 대학생을 중심으로 자전거 타기 붐을 일으켜 보자는 뜻에서다. 시는 교통량을 줄여서 좋고, 대학은 주차 문제가 해결돼 양쪽이 다 좋다. 학생들은 운동도 하면서 교통비도 줄일 수 있어서 더 좋다.

다음은 자동차의 공회전을 줄이는 것이다. 공회전이 얼마나 기름을 먹는지 보자. 서울글로벌센터장인 앨런 팀블릭씨에 따르면 차량이 공회전을 1분 이상 줄이면 국가 당 연간 6억3000리터의 기름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이산화탄소도 연간 140만t을 줄이게 된다. 나에게는 1분이지만 모이면 이렇게 큰 일이 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자동차 공회전 방지 시스템의 흐름도. 공회전을 줄이면 이산화 탄소도 줄이고 에너지까지 절약할 수 있다. 각 시도에서 공회전 제한 조치를 속속 취하고 있다. 사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제공.

강원도에 있는 하이원리조트는 국내 업계 최초로 7월부터 리조트 내에서 자동차 공회전을 금지 시켰다. 자동차 매연으로 인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하이원리조트는 우선 업무용 차량 100대에 대해 주정차시 공회전을 2분 이내로 제한했다.

공회전은 이산화탄소 발생의 큰 원인인데 이를 제한하는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일고 있다. 울산시 의회에서는 공회전 제한 장치를 부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울산시 의회 이성룡 의원은 울산시 온실가스의 70%는 공장에서, 18%는 운송부문에서 온다며 공회전을 줄이는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청남도는 내년에 버스와 택시, 트럭을 대상으로 공회전 제한장치를 시범적으로 부착한다. 대상 차량은 우선 50대로 하고 성과가 있을 경우 의무화할 계획이다. 공회전 제한장치는 차량이 정차할 경우 엔진이 자동으로 정지된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다시 시동이 걸린다. 가격은 160만원-300만원 수준이다.

공회전 제한은 이산화탄소 감소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환경부가 2010년 5-12월 수도권 버스 2,420대, 택시 115대, 트럭 19대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는데 이산화탄소 배출이 버스 17.1%, 택시 12.5%, 트럭은 9.7%가 줄었다. 연료 절감율은 버스 15.4%, 택시 12.7%, 트럭9.8% 였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집안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녹색생활이다. 전국적인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은 하루에 대략 ·1만4500t정도 된다. 이를 연간으로 계산해 돈으로 치면 약 18조원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20%만 줄이면 연간 177만t의 온실가스가 줄어든다. 177만t은 승용차 47만대가 1년 동안 뿜어대는 온실가스 양과 같다. 원유로 치면 38만7천t이나 된다.

   광주도시철도공사 직원들이 대중교통 이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특히 철도 이용은 산화탄스 발생량을 줄인다. 향후 대중교통은 철도로 전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사진 =  뉴시스 제공.

경기도 부천시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아예 유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양에 관계없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있지만 앞으로는 돈을 내야 한다. 시는 무선주파수인식 (RFID)을 통해 각 가구에서 버리는 쓰레기 통에 가구주와 쓰레기 양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음식물 쓰리기를 유료화하면 쓰레기의 양이 3분의 1정도 줄어든 예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부터는 쓰레기 해양투기가 금지돼 음식물 쓰레기의 배출량을 줄이는 게 아주 시급하다고 말했다.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도입하는 곳도 있다. 대전의 서구 등 5개구, 경기도 고양, 대구의 중구, 제주 등 여러 지자체에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음식물 쓰레기는 당연히 줄어들 것이다. 음식문화도 많이 개선된다고 봐야 한다.

전남도는 내년까지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을 20% 줄인다는 계획이다. 전남도는 지난 1월 전남도와 22개 시군에서 506개 반의 음식물류 폐기물 줄이기 TF팀을 구성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 녹색성장에 앞장선다는 취지에서다.

생활 세제를 줄이는 것도 녹색성장과 직결된다. 지식경제부가 지난해 주부 500명을 대상으로 세제사용 실태조사를 했더니 1주일에 평균 세탁기를 3번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량컵을 사용해 규정된 대로 넣는 경우는 34%에 불과했다. 눈짐작으로 넣다보니 실제는 더 많이 넣는다는 얘기다.

또 애경이 여론조사 기관인 닐슨에 의뢰해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의 주부 468명을 대상으로 세제 사용 실태를 조사했다. 응답자의 51%가 액체 세제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데 이 가운데 64%는 계량컵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유료화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전남 남해군이 설치한 음식물 처리 시스템.  사진 = 남해군 제공

세탁 세제는 뿐 아니라 주방에서 쓰는 세제, 목욕탕에서 사용하는 각종 샴푸와 린스, 거품액 등도 수질을 오염시킨다. 이들 각종 세제는 약간 덜 쓰는 게 좋지만 실제는 표시된 것보다 더 쓰게 마련이다. 따라서 주방, 목욕탕, 세탁기에 쓰는 세제를 줄이는 것은 생활을 아름답게 하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쓰지 않는 전기 플러그를 뽑아두는 것도 좋은 녹색생활이다. 플러그를 꼽아두면 미량의 전기가 계속 흐르게 된다. 이로 인해 전력이 낭비되는 것은 물론 온실가스도 발생한다. 텔레비전, 컴퓨터, 침대, 세탁기, 에어컨, 홈시어터 등 플러그를 뽑아야 할 전기.전자 기기는 집안에 널려 있다.

중앙일보가 곽 모씨를 소개한 내용은 흥미롭다. 곽씨가 전지. 전자제품의 플러그를 뽑았더니 첫 달에 전년 같은 달보다 전기 사용량이 5.7%가 줄었다. 둘째 달에는 27%가 감소했다. 셋째 달에는 무려 36%가 줄었다. 전기 요금도 뚝 떨어졌다. 플러그를 뽑는 약간의 수고가 전기를 줄이고, 요금을 줄인 것이다. 이런 게 바로 집에서 할 수 있는 생활속의 녹색성장이다.

전철이나 철도를 이용하는 것은 일석삼조의 녹색생활이다.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고, 빠르게 갈 수 있다. 쾌적한 것도 철도의 큰 이점이다. 휘발유를 이용할 때보다 요금이 절약되는 것도 큰 혜택이 아닐 수 없다.

철도가 얼마나 녹색성장에 기여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가 있다. 대전도시철도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도시철도를 이용해 1km를 가면 39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되지만 1600cc 승용차는 142g을 배출한다. 1km를 가는 데 103g의 이산화탄소를 더 내뿜는다. 서울서 부산까지 800km를 왕복한다면 승용차가 무려 80kg이나 더 나온다.

대전도시철도의 경우 개통 1년 동안 1억4600만 명이 이용했는데 승용차를 탈 때보다 9만7000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였다는 계산이다. 이는 3383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경제적으로는 3400억 원의 가치를 창출한 것이라고 도시철도공사는 밝혔다.

녹색생활은 위에서 언급한 것 말고도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녹생성장과 녹색생활은 내 주변에 있다는 알게 된다. 우선 나부터,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녹색생활을 하나씩 실천할 때 녹색성장은 바짝 다가올 것이다. “녹색성장은 곧 녹색생활이다.”는 말이 피부에 와 닿는다.

정우택 편집국장
 

정우택  cwtgree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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