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빛 비춰 칼슘 농도 조절, 공간 기억 능력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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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빛 비춰 칼슘 농도 조절, 공간 기억 능력 높인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1.2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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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연구팀, 뇌신경세포 칼슘 농도 조절 기술개발
쥐 머리에 청색 빛을 비춰주면 쬐어주면 세포 내부의 칼슘이 증가했다. [사진=IBS]
쥐 머리에 청색 빛을 비춰주면 쬐어주면 세포 내부의 칼슘이 증가했다. [사진=IBS]

수술 없이 손전등 강도 빛을 머리에 비춰 공간 기억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사회성 뇌과학 그룹 허원도 초빙연구위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신희섭 단장, 이상규 연구위원 연구팀은 머리에 빛을 비춰 뇌신경세포 내 칼슘 농도를 조절함으로써 공간 기억 능력을 향상시키는 비침습적 기술을 선보였다.

칼슘은 세포 기능에 중요한 물질이다. 세포 이동, 분열, 유전자 발현, 신경 전달 물질 분비, 항상성 유지 등에 폭넓게 관여한다. 세포가 제 기능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세포 내 칼슘 농도가 적절하게 조절돼야 한다. 세포 내 칼슘양이 부족해지면 인지장애, 심장부정맥 등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허원도 교수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세포에 빛을 비춰 세포 내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옵토스팀원(OptoSTIM1)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옵토스팀원 기술을 발전시켜 빛에 대한 민감도를 55배 증가시킨 몬스팀원(monster OptoSTIM1, monSTIM1) 기술을 내놓았다. 수술 없이 머리에 빛만 비춰도 뇌신경세포 내 칼슘 농도 증가를 가능하게 했다.

옵토스팀원(OptoSTIM1) 기술은 빛을 이용해 비침습적으로 세포 기능을 조절하는 광유전학(Optogenetics) 기술이다. 쥐 머리에 청색 빛을 쬐어주면 광수용체 단백질 여러 개가 결합되며 이 단백질 복합체가 세포의 칼슘 통로를 열면 세포 내로 칼슘이 유입된다. 외과적 시술과 비교했을 때 비침습적이다. 옵토스팀원(OptoSTIM1) 기술을 이용하려면 생체 내에 광섬유를 삽입해 빛을 뇌 조직 내로 전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광섬유 삽입은 털, 피부, 머리뼈, 생체 조직 손상과 면역력 약화 등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연구팀은 옵토스팀원 기술에서 사용된 광수용체 단백질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빛에 대한 민감도를 55배 증가시킨 몬스팀원(monSTIM1) 기술을 개발했다. 수술 없이 살아있는 쥐 머리에 손전등 강도(1mW/mm)의 빛을 비추는 것만으로도 뇌신경세포 내 칼슘 농도가 증가하고 공간 기억 능력이 향상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머리뼈 근처 뇌 피질뿐만 아니라 뇌 깊숙하게 위치한 해마와 시상에 있는 뇌신경세포 내 칼슘 농도 증가를 관찰했다. 또한 몬스팀원(monSTIM1) 기술을 이용해 살아있는 쥐의 전대상 피질의 흥분성 신경 세포의 칼슘 농도를 조절하고 공간 공포 행동 실험을 진행했다. 대조군과 실험군 쥐를 각각 준비한 뒤, 실험군 쥐에 몬스팀원(monSTIM1) 기술을 적용했다. 그 후 공포감이 느껴지는 공간에 쥐를 놓았더니 실험군 쥐가 대조군 쥐보다 공포감을 더 많이 느끼는 것을 관찰했다. 뇌신경세포 내 칼슘 농도가 증가하면 공간 기억 능력이 향상됨을 밝혔다.

허원도 교수는“몬스팀원(monSTIM1) 기술을 이용하면 빛만으로 뇌를 손상시키지 않고 비침습적으로 세포 내 칼슘 신호를 쉽게 조절할 수 있다”며 “이 기술이 뇌세포 칼슘 연구, 뇌인지 과학 연구 등에 다양하게 적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월 10일 자(논문명: Non-invasive optical control of endogenous Ca2+ channels in awake mice) 온라인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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