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 테크놀로지를 더했다"... 올 겨울 패션업계는 기능성 의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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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 테크놀로지를 더했다"... 올 겨울 패션업계는 기능성 의류 전성시대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9.12.1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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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열 및 보온 기능 갖춘 '기능성 내의'... 아재 패션 오명 벗고 '뉴트로' 주역으로
아웃도어 브랜드는 보조 배터리 내장한 '발열 테크놀로지' 전면에 내세워 눈길
BYC가 CGV와 함께 한 내복왕국 이벤트 모습.
BYC가 CGV와 함께 한 내복왕국 이벤트 모습.

 

올 겨울 최고 히트영화 자리를 예약한 겨울왕국2가 개봉한 CGV 영등포점에서는 특이한 이벤트가 진행됐다.

주인공 엘사의 드레스가 내복을 연상시킨다는 관객들의 반응을 이용해 BYC가 관객들에게 자사의 빨간 내복을 증정한 것. 이 이벤트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최근 BYC는 '아빠 속옷' 이미지를 벗고 '핫'한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패션계에서는 발열 및 보온 기능을 갖춘 '기능성 내의'를 필두로 기능성 의류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패션에 테크놀로지를 더했다는 의미로 '패셔놀로지'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지난 2017년 말 평창동계올림픽 특수로 전국적인 품귀 현상을 빚어낸 ‘롱 패딩’ 이후 패션업계는 약 2년간 특별한 히트 아이템 없이 침체된 시기를 보냈다. 더 길게 보면 2010년대 초반 '아웃도어' 열풍 이후 패션업계는 새로운 아이템 찾기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정답을 찾지 못하는 상태다.

그러던 패션업계에 올해 그나마 새로운 효자 아이템으로 떠오를 것이 바로 기능성 의류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기능성 의류는 스타일은 포기하는 대신 보온성과 활동성에 집중하는 ‘아재 패션 ’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실용성과 편안함을 중시하는 소비 문화와 뉴트로, 어글리 패션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테크놀로지가 더해진 패션을 찾는 소비자들의 연령층이 낮아지기 시작했다.

17일 패션업계 관계자는 “기능성 의류의 인기 배경에는 소재와 디자인의 디테일한 차이가 생활을 편리하게 바꾼다는 인식이 형성되었기 때문” 이라며 “내년 S/S(봄/여름) 시즌에도 아웃도어는 물론이고 SPA 및 캐주얼 등 의류업계 전반에 걸쳐 패셔놀로지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기능성 의류 열풍은 ‘K-내복’ 이라는 새로운 유행어를 만들어 낼 만큼 많은 관심을 받은 발열 내의 시장에서 가장 확연히 드러난다. 한국패션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속옷 시장 규모는 약 2조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으며, 기능성내의 시장의 규모는 약 7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서술한 BYC는 토종 속옷 전문 대표기업의 위상을 최근 되찾고 있다. 엘사 내복 이전에도 '보헤미안 랩소디' 개봉 때는 '보헤미안' 런닝 이벤트로 밀레니얼 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며 '인싸'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반작용도 입어 BYC의 기능성 내의인 '보디히트'는 전년 대비 45%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티앤씨와 무신사가 출시한 '마이히트'.
효성티앤씨와 무신사가 출시한 '마이히트'.

 

발열의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해 새롭게 시장에 진출한 브랜드들도 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는 올해 브랜드 최초의 발열내의 ‘자주온(溫)’을 출시하고, 남성과 여성, 키즈 라인을 통해 총 9가지 제품을 선보였으며, 효성그룹 계열사인 효성티앤씨는 온라인 패션 브랜드 무신사와 손잡고 ‘마이히트’를 출시했다. 효성의 기능성 소재 발열 폴리에스터와 에어로히트 익스트림으로 만든 ‘마이히트’는 원사 내에 들어있는 미네랄 물질이 태양과 조명 등으로부터 빛을 흡수해 이를 열 에너지로 방사한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국내에서 기능성 내의 시장을 형성한 대표 주자로 유니클로를 빼놓을 수 없다. 유니클로가 지난 2006년 출시한 ‘히트텍(HeatTech)’은 레이온, 아크릴, 폴리우레탄, 폴리에스테르 등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네 가지 섬유를 혼합해 만들었으며, 피부 표면의 수증기를 열로 바꾸는 테크놀로지가 발열 원래의 핵심이다.

유니클로의 히트텍 엑스트라 웜(왼쪽)과 Marimekko 히트텍 엑스트라 웜 터틀넥 T.
유니클로의 히트텍 엑스트라 웜(왼쪽)과 Marimekko 히트텍 엑스트라 웜 터틀넥 T.

 

히트텍 출시 이후 기능성 내의가 대중화되면서, 유니클로는 ‘히트텍 엑스트라 웜’과 ‘울트라 웜’ 등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했다. 특히, 히트텍보다 1.5배 더 따뜻한 ‘히트텍 엑스트라 웜’은 기모 안감을 적용해 한 장만 입어도 따뜻하며, 올해 10월 마리메꼬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탄생한 ‘Marimekko 히트텍 엑스트라 웜 터틀넥T’는 화려한 원색의 패턴으로 포인트를 더하는 패션 아이템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유니클로 히트텍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내의뿐만 아니라 의류 및 스카프, 양말 등 다양한 상품군으로 확장했다는 것이다. 유니클로는 흡습 및 발열 기능을 갖춘 히트텍 진을 비롯해 정장처럼 스타일링 할 수 있는 ‘히트텍 웜 이지 팬츠’ 등 히트텍 소재를 적용한 다양한 기능성 의류도 선보이며, 히트텍과 니트 소재를 혼방해 부드러움과 보온성을 모두 갖춘 장갑 및 머플러도 다채로운 디자인으로 출시했다.

한편, 내의에서 시작된 ‘패셔놀로지’ 열풍은 캐주얼 및 스포츠 업계로도 확대됐다. 데님 캐주얼 브랜드 FRJ는 자연 햇빛을 이용해 보온 기능성을 높인 광발열 청바지 ‘슈퍼 히터 광(光)발열 밍크 진’을 선보였다. 해당 상품은 국내 섬유기업 벤텍스사의 히터렉스 원단을 사용해 빛을 받으면 자체 발열한다. LF의 질스튜어트스포츠는 상쾌함을 뜻하는 ‘프레쉬(Fresh)’와 따뜻함을 의미하는 ‘히트(Heat)’의 합성어인 ‘프레쉬히트’ 시스템을 적용한 스포츠다운 컬렉션을 출시했다. 내부에 수분에 강한 3M의 신슐레이터(Thinsulate) 소재를 적용해 빠르게 땀을 발산하는 것이 특징이며, 특수 발열 안감 소재가 인체 원적외선을 열에너지로 변환해 보온성이 뛰어나다.

K2의 ‘히트360 발열 패딩 조끼’.
K2의 ‘히트360 발열 패딩 조끼’.

 

예전부터 기능성에 집중한 의류를 선보이던 아웃도어 업계는 올해 보조 배터리를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발열 테크놀로지'를 전면에 내세운 신상품들을 출시한 것이 특징이다.

K2는 스마트 발열 조끼를 포함한 6가지 종류의 ‘히트360’ 발열 제품군을 선보였다. 특히 ‘히트360 발열 패딩 조끼’는 등판 안감의 주머니에 발열패드를 넣은 후 보조 배터리를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최대 10시간까지 발열 가능하며, 37도부터 50도까지 3단계로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밀레는 액션 스포츠 대표 브랜드 디미토와 협업한 ‘템프 재킷’을 선보였다. 등판과 가슴 부위에 4단계의 열을 발생시키며, 모바일용 보조배터리와 제품에 포함된 커넥터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특히 발열패드를 장착한 채로 함께 세탁이 가능해 취급 및 관리 등이 편리한 것이 장점이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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