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달앱 시장,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가 사실상 독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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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달앱 시장,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가 사실상 독과점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9.12.1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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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 모두 소유... 아시아 시장 성장성 주목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면서 국내 배달앱 시장은 독일계 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의 사실상 독과점 상태가 됐다.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면서 국내 배달앱 시장은 독일계 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의 사실상 독과점 상태가 됐다.

 

국내 1위 배달앱인 '배달의민족'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13일 독일계 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되면서 국내 배달앱은 사실상 독과점시장이 됐다.

기존 2, 3위 사업자인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고 있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역시 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이므로 국내 1~3위 사업자가 모두 한 회사의 소유가 된 것이다.

13일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가 서비스하는 ‘요기요’와 '배달통'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독자 운영된다. 양 측은 배민, 요기요, 배달통의 경쟁 체제를 현재 상태로 유지하면서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는 서비스로 각각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매각건(합작회사 '우아DH아시아' 설립)을 발표하면서 그 배경으로 쿠팡의 거센 도전을 들어 눈길을 끈다. 쿠팡이 '쿠팡이츠'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공격적인 영업으로 배달의민족 가맹점주에게 접촉한 것에 큰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면서 쿠팡을 일본계 거대 자본이 투입된 회사라고 언급했다. 이는 반일감정에 기대어 외국계 회사가 사실상 독점 상태가 되는 것에 대한 비판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우아한형제들은 IT업계의 의견임을 내세워 “국내외 거대 자본의 공격이 지속될 경우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은 토종 앱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면서 “이 같은 위기감이 글로벌 연합군 결성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은 물론 아시아 배달앱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도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가 손을 잡은 원인이라고도 설명했다.

한국의 음식 배달 시장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지만, 아직도 전화 주문이 배달 앱 사용 수보다 압도적으로 많으며,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 역시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확장 여지가 많은 상황에서 대형 IT플랫폼들에게 잠식당하기 보다는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서 국내 시장 보호와 해외 진출을 동시에 꾀하는 차원에서 이번 딜이 성사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합작 움직임이 지난 11월 27일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각각 앱을 통한 가맹점의 매출 데이터를 연동하는 형태로 제공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을 때부터 노출됐다고 분석한다.

배달의민족의 배민장부 서비스를 위해 요기요가 아무런 실익 없이 매출 데이터를 제공하기로 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면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오갔다. 특히 배달의민족 측이 일방적으로 요기요의 로그인정보를 가맹점주로부터 제공받기 시작한 7월 초에 양 사가 서로의 행태를 비판하던 것에 비하면 그 후의 행보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13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면서 업계에서 돌았던 루머는 결과적으로 사실로 드러났다.

양 측이 손을 잡음으로써 우아DH아시아는 아시아 시장에서 그랩(Grab), 우버이츠(UberEats), 고젝(Gojek), 등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과 경쟁할 것을 천명했다.

양사는 이번 M&A로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시장 성공 노하우와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술력 및 글로벌 시장 진출 경험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유럽, 아시아, 중남미, 중동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를 운영 중인 글로벌 선두 업체다. 양사는 효과적인 배차, 주문 정확도를 높이는 시스템 등 전반적으로 운영의 고도화, 효율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배달앱 효율성 향상은 고객의 편의성을 개선시켜 주문 증가 등으로 이어질 전망이어서 입점 업주들도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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