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 “수익구조 다변화로 실적 전망은 괜찮은데...내년은 리스크 관리 강화할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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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 “수익구조 다변화로 실적 전망은 괜찮은데...내년은 리스크 관리 강화할 시점”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12.04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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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저성장 고착화 우려에도 IB 부문 성장 등 수익구조 다변화로 실적 양호할 듯
- 우발채무, 파생상품, 해외 대체투자 등 수익구조에 따라 증권사별 리스크 차별화될 것
사진=녹색경제신문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녹색경제신문]

 

최근 3년 간 성장세를 이어갔던 증권업계가 저성장 고착화 우려에도 저금리 기조로 풍부해진 유동성과 다변화된 수익구조에 힘입어 내년 실적이 전반적으로 양호할 전망이지만 증권사별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내년 저성장 고착화 우려에도 IB 부문 성장 등 수익구조 다변화로 실적 양호할 듯

NICE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지난 3일 ‘증권사, 리스크 확대에서 관리강화로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는 주제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지난 2016년 이후 전체 순이익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가장 큰 요인을 ‘저금리’로 꼽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만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지난 10월 역대 최저 수준인 1.25%까지 내렸다. 국내외 금융기관들은 한은이 내년 상반기 중 한 차례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해 금리 측면에서 증권업계에 우호적인 환경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 유동성이 풍부해져 증시로 자금이 몰리고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경향도 나타나지만 채권이나 투자은행(IB), 자기자본투자(PI) 부문에서 수익이 크게 늘어난다.

올해 상반기에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 부문 이익 증가와 부동산 관련 IB 부문 성장을 기반으로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반면에 증권사들의 전통적인 수익원인 주식 위탁매매수수료(브로커리지)는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글로벌 증시가 유동성 장세로 15~20% 상승한 데 반해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자금 유입이 저조해 지난 10월까지는 일평균거래대금이 10조 원대를 밑돌았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 의존도가 낮아지는 대신에 IB 부문이 급성장하면서 수익구조도 다변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은 자본시장 규제환경 완화와 투자 확대 유도를 위해 지난 2016년 신(新)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을 전면 적용하고, 초대형 IB 육성 방안을 발표하면서 대형 증권사들에게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인센티브 강화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벌써 초대형 IB 대열에 들어선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이나 진입을 목전에 둔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 대형사들은 자본 확대와 레버리지로 불어난 덩칫값을 하면서 최근 수년 간 역대 최고의 수익을 거둬왔다.

뿐만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들도 앞다퉈 자본 확충에 나서며 IB 부문 강화에 나서고 있다.

 

자료=유안타증권
자료=유안타증권

 

▲우발채무, 파생상품, 해외 대체투자 등 수익구조에 따라 증권사별 리스크 차별화될 것

과거 증권사 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수수료이익 비중이 올해 상반기에는 절반 이하로 축소되고, 수수료수익 내 구성비도 브로커리지 부문 비중이 낮아지는 대신 IB 수수료 부문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증권사의 수익구조가 증시 환경에 변화에 따라 등락을 함께하는 예전 천수답(天水畓)식 실적과 달리 자기자본을 활용한 IB 부문 투자로 다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증권사들의 고성장 이면에는 수익구조 다변화 과정에서 확대되는 리스크가 존재하면서 우발채무, 파생상품, 해외 대체투자 등 증권사별 특성에 따라 명암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사 우발채무는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A급 중형사들을 중심으로 급증한 후 정체 국면에 머물다가 지난해와 올해 신용등급 AA급 대형사를 중심으로 다시 급증 추세에 접어들었다.

파생결합증권도 미·중 무역 분쟁, 지정학적 리스크 등 요인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대형 악재에 노출될 경우 기초자산 지수가 급락할 가능성이 상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년간 초대형 IB들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대된 해외 대체투자는 투자초기단계여서 아직 잠재리스크가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높은 성장세에 비해 관련 정보가 부족해 정확한 현황 파악이 안 된다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또한 2016년 신 NCR 적용 이후 대형 증권사들이 자본 여력을 활용해 위험자산투자를 적극 확대해 왔지만, 구 NCR의 하락폭이 크게 나타나면서 리스크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이혁준 본부장은 지난 3일 열린 간담회에서 “증권업계는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증가와 수익구조 다변화로 올해에도 양호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증권사별로 리스크를 잘 관리할 수 있느냐에 따라 실적이 차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신 NCR 적용으로 대형 증권사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지만 현재로서는 임계치에 접근했다고 본다”며 “신 NCR이 위험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규제 완화로 투자 확대 유도라는 정부의 정책 의도가 어느 정도 달성됐다면 이제부터 리스크 관리 강화로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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