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모란봉악단, 연말 방중 공연 전격 중단...북·중 관계 금 갔나
상태바
北모란봉악단, 연말 방중 공연 전격 중단...북·중 관계 금 갔나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19.11.28 00: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북·중 밀월관계 금갔나
- 中, 美와 갈등 속 北공연에 부담느낀 듯
모란봉악단[사진=교도=연합뉴스]
2015년 방중했을 당시 모란봉악단[사진=교도=연합뉴스]

북한 모란봉 악단이 내달 방중해 4년 만에 하려던 공연이 전격 중단됐다. 모란봉 악단은 북·중 갈등의 상징 중 하나로 여겨진다. 

27일 베이징 소식통 등은 중국 측은 북·중 수교 70주년을 기념해 오는 12월부터 한 달여 간 모란봉 악단을 초청해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선전(深천<土+川>), 창사(長沙) 등 중국 주요 지역에서 순회공연을 하려고 했으나 갑자기 중단된 것으로 전했다.

이 공연 관계자는 "현재 공연 계획이 잠정 중단된 상태"라면서 "정치적인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내달 초 공연이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모란봉 악단이 내달 초 공연을 하려면 선발대나 관련 장비가 들어오고 공연장 예약도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감지되는 게 없다"고 밝혔다.

모란봉 악단의 방중 공연장으로 예정됐던 우커송 캐딜락센터 또한 내주 이 공연단의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최근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으로 북미간 갈등이 커지면서 중국 측이 미국을 자극할 수 있는 북한 대표 공연단의 방중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또한, 중국은 최근 홍콩 사태에 대한 미국의 압박으로 수세에 몰리는데다 미·중 무역 협상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북한 공연단의 방중으로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는 의중도 읽힌다. 

모란봉악단[사진=교도=연합뉴스]
모란봉악단[사진=연합뉴스]

이에 따라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10월 이후 유력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방중이 사실상 힘들어진 데다 모란봉 악단 방중 공연마저 무산되면서 북·중 간 전략적 밀월 관계에도 금이 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모란봉 악단의 이번 방중 공연 중단이 이목을 끄는 것은 중국과 악연이 있기 때문이다.

현송월 단장이 이끌었던 모란봉 악단은 2015년 12월 베이징을 방문해 공연 직전에 '핵·미사일' 등 공연 내용을 놓고 불협화음이 나오면서 갑자기 공연을 취소하고 귀국해 북·중 수뇌부 간 갈등을 드러낸 바 있다.

북·중 양국은 모란봉 악단 철수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등으로 관계가 멀어져 국가 차원의 예술단 교류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의 전격적인 방중을 시작으로 북·중 간 전략적 밀월 관계가 형성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지만 이번 모란봉 악단 공연 중단으로 양국 관계가 생각만큼 밀접하지는 않음을 보여준 것이다. 

모란봉악단은 여성들로만 구성된 북한의 이른바 '걸 그룹'으로 김 위원장이 직접 '모란봉'이란 악단 이름을 지어줄 정도로 높은 대우와 북한 내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다. 모란봉악단은 북한의 대외 예술단 교류 주역인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사실상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모란봉 악단은 12월 3일 베이징 공연을 마친 뒤 5일 상하이를 시작으로 우한, 충칭, 청두, 광저우, 선전, 산터우, 주하이, 뤄디를 거쳐 성탄절인 25일 창사에서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었다.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