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비 "거대한 핵전쟁 위험에 처해 있다" 경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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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 "거대한 핵전쟁 위험에 처해 있다" 경고 나서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19.11.0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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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C방송 인터뷰…美 INF 탈퇴·푸틴 핵개발 몰두 우려
- "이런걸 기대한 게 아냐…모두가 핵포기 말해야"
BBC와 인터뷰하는 고르바초프 전 소비에트연합 공산당 서기장[BBC 유튜브 화면 캡처=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구(舊)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최근 미국을 비롯한 열강들과 북한·이란 등 제3세계까지 핵무기 개발에 관심을 가진 것에 대해 "거대한 핵전쟁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은 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영국 BBC방송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냉전이 끝난 지 30년이 다 됐지만, 러시아와 서방 등 핵보유 국가들은 여전히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르비라고도 불리는 고르바초프는 "대량살상무기, 특히 핵무기가 있는 한, 그것은 엄청난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모든 국가가 분명하게 핵무기 폐지를 말해야 한다. 모든 국가가 그래야 우리 자신과 지구를 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와 서방의 관계에 대해 "좀 차분한 것이긴 해도 전쟁은 전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라. 여기저기서 습격과 총격이 있고 항공모함과 전함들이 여기저기 파견되고 있다"며 "이건 우리가 기대한 상태는 아니다"고 꼬집었다.

고르바초프는 또 1990년 말 동독 민주화 운동으로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당시 구소련이 유혈 진압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피를 흘려선 안 된다는 대원칙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30년 전 베를린 장벽 붕괴 때 고르바초프가 소련군을 동독에 진격시키지 않은 것이 평화를 보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고르바초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현 러시아 대통령이 대내 정치나 외교에서 강경책을 구사하는 데 대해 비판적이라고 AFP 통신이 전했다.

구소련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푸틴 대통령은 군사비 지출을 대폭 늘렸으며 핵무기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문제인 '브렉시트'와 관련, 고견을 달라는 요청에 "영국 사람들은 똑똑하니까 알아서 해라. 난 충고할 수 없다. 당신들이 결정하라"고 대꾸했다.

고르바초프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역사적인 핵군축에 합의해 199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지만,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하고 곧바로 중거리 미사일 발사시험을 했다. 

이는 미국과 러시아가 INF 조약으로 핵무기 개발이 정체된 기간 동안 중국의 핵전력이 크게 증강된 것에 놀란 미국이 INF를 탈퇴하고 확고한 군사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고르바초프(왼쪽 앉은 이)전 서기와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7년 INF에 서명하고 있다. [이타르타스=연합]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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