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일파만파...잘나가던 사모펀드 시장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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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일파만파...잘나가던 사모펀드 시장 '급랭'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10.15 0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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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매 연기로 묶인 투자금만 1조 3000억...투자자들, 피해 커질까 ‘발만 동동’
- 헤지펀드로 고수익, 총 운용자산 5조 원 규모로 급성장...강남 고액자산가 인기 끌어
- DLF 사태 이어 라임 사태까지...투자자 신뢰 무너져 사모펀드 시장 크게 위축될 듯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사진=연합뉴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사진=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지급이 연기되는 투자금 규모가 최대 1조 30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면서 추가 환매 연기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환매 연기로 묶인 투자금만 1조 3000억...투자자들, 피해 커질까 ‘발만 동동’

라임자산운용(대표 원종준)은 지난 14일 오후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동성 위기에 대한 현황과 대책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해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가 자리에 나와 이번 사태를 직접 설명했다.

원 대표에 따르면, 지난 10일 사모채권과 메자닌에 투자하는 6000억 원 규모의 펀드 55개와 2400억 원 규모의 무역금융 펀드 38개 환매가 중단돼 약 8400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가 현재 환매 중단된 상태다.

또한 만기 상환금 가운데 일부가 지급 연기될 가능성이 있는 56개 펀드의 잔여 금액이 약 4900억 원에 달해 모두 합산하면 환매 중단 규모는 약 1조 3300억 원에 달한다.

원 대표는 이날 향후 상환 계획에 대해 사모채권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사모채권 펀드의 30%는 내년 상반기, 나머지 70%는 내년 말까지 자금회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메자닌 펀드는 6개월 이내 50% 회수가 가능할 전망이지만 무역금융 펀드는 구조화 과정이 필요해 상환에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br>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사진=연합뉴스]

 

▲헤지펀드로 고수익, 총 운용자산 5조 원 규모로 급성장...강남 고액자산가 인기 끌어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2012년 출범해 올해 총 운용자산(AUM)이 5조 원에 달하는 등 단기간에 급성장한 국내 1위 사모 헤지펀드 운용사다.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상품이 강남의 고액자산가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최근 가장 잘 나가는 운용사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운용수익률 조작 의혹까지 번지면서 라임자산운용을 둘러싼 우려가 확산됐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7월부터 상장사 CB 파킹거래, 자전거래를 통한 수익률 돌려막기 등 각종 편법 거래 의혹에 휩싸여 최근 금감원 조사를 받는 등 금융당국과 투자자들로부터 감시의 눈초리를 받고 있었다.

이어서 터진 라임자산운용 유동성 위기 사태는 이달 2일 상환이 돌아온 274억 원 규모의 사모채권 펀드 ‘라임 Top2 밸런스 6M‘에 대해 만기 상환금 지급을 11일로 연기하면서 본격화됐다.

지난 9일에는 '플루토 FI D-1호'에 재간접 투자된 펀드와 CB, BW 등 메자닌이 주로 편입된 '테티스 2호'에 재간접 투자된 펀드 등 6200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 상품의 환매를 중단한 바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각종 의혹과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서둘러 해명을 내놨지만 잃어버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는커녕 오히려 의심이 더 깊어져 사태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흘러갔다.

▲DLF 사태 이어 라임 사태까지...투자자 신뢰 무너져 사모펀드 시장 크게 위축될 듯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이어 이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면서 사모펀드에 대한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과 불신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지난 2015년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사모펀드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사모펀드 시장 규모가 급속히 성장해 현재는 공모펀드 시장보다 훨씬 더 커진 상태다.

금융당국의 정책적 방향성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흐름과 선진화에 따라 국내 자본시장의 규제 완화를 통한 성장에 방점을 두고 진행돼 왔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들로 국내 금융시장의 미성숙한 모습이 드러나면서 금융당국도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양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던 사모펀드 시장도 이번 사태로 신뢰가 무너지면서 향후 투자자들의 위험상품 기피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돼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종준 대표는 “이번 환매 연기 사태에 대해 이유 불문하고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고객 피해 최소화를 가장 큰 목표로 합리적인 가격 범위 내에서 자산을 최대한 신속히 회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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