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사채권자, 채무조정안 압도적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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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사채권자, 채무조정안 압도적 찬성
  • 조원영
  • 승인 2016.06.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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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이 8042억원 규모의 5개 공모사채 채무재조정에 성공했다. 향후 출자전환으로 부채비율을 낮추면 정부가 조성한 1조4000억원 규모의 선박펀드 지원이 가능해 근본적 체질개선도 이뤄낼 수 있다.

남은 과제는 타결이 임박한 용선료 협상을 마무리 짓는 일이다. 막판 조율만 남았지만 도장을 찍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 용선료 협상 성패에 따라 해운동맹 가입도 판가름나는 만큼 현대상선은 선주들 설득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만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추이에 따라 현대상선과의 합병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이제 막 경영정상화의 첫발을 뗀 한진해운 부실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합병론은 언제든지 재점화될 수 있다.

이틀간 5차례에 걸친 공모사채 출자전환 및 5년 만기연장안은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됐다. 용선료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대상선 회생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31일 오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사채권자집회를 열고 △177-2회차(2400억원) △179-2회차(600억원) △180회차(3300억원) 등 3건의 채무조정안을 상정했다.

2400억원 규모의 177-2회차 공모사채와 600억원 규모의 179-2회차는 참석자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3300억원 규모의 180회차 공모사채에서도 1000만원 상당의 사채를 소유한 개인투자자 1명만이 반대, 99.9%의 압도적 지지로 채무조정안이 가결됐다.

1일 이어진 사채권자집회에서도 두 건의 재무조정안은 가볍게 통과됐다. 542억원 규모의 186회차 공모사채 투자자들은 만장일치로 재무조정안을 의결했고, 이어 1200억원 규모의 176-2회차 공모사채 역시 1002억원에 해당하는 투자자들이 참석해 찬성율 96.7%의 압도적 지지로 출자전환 및 만기연장에 동의했다.

현대상선 CFO 김충현 상무는 사채권자집회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채권자들의 많은 이해와 양보를 통해서 오늘 자율협약을 시행하기 위해 필요한 한 가지 고비를 완료했다"며 "성원에 정말 감사드리고, 회사가 전력을 다해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공모사채 8042억원에 대한 채무재조정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현대상선에 남은 과제는 용선료 협상만 남았다. THE 얼라이언스 소속 해운사들도 용선료 성공을 전제로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편입에 호의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초 28% 기대목표치 보다 낮은 20% 안팎 인하로 가닥이 잡히고 있어 용선료 최종 인하 규모가 현대상선 회생의 마지막 변수가 될 전망이다. 조선·해운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실기(失機)로 뭇매를 맞고 있는 정부와 산업은행이 용선료 인하 폭이 20%에 크게 못미칠 경우 지원에 나서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김충현 상무는 이날 "(용선료 협상은)마지막까지 가봐야 안다"면서도 "오늘 집회도 성공했고 현대상선이 정상화가 된다는 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보기 때문에 최후의 순간에 조금 갈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잘 해결될거라 보고 있다"고 용선료 협상에 자신감을 표했다.

용선료 협상 결과는 내주초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상무는 전날 사채권자집회 뒤 "월요일은 미국과 영국은 휴일이라 그런 것들까지 다 감안해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말을 낀 연휴 기간 조율을 끝낼 경우 이르면 내주 화요일(7일)께 용선료 협상 최종 결과가 공개될 수 있다.

현대상선은 이후 THE 얼라이언스 소속 해운사들과 만나 해운동맹 합류를 적극 타진할 방침이다. 내년 새동맹체 출범 전까지 유지되는 G6 소속 해운사들은 오는 2일 서울 모처에서 회동한다. 현대상선 측에선 얼라이언스 운영을 맞고 있는 실무 임원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상선은 매 분기별 정례적 만남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합류 얘기가 거론될 수밖에 없다. 이 회동에는 해수부 차관 혹은 국장급 인사의 참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숨 돌리며 기사회생의 9부 능선을 넘은 현대상선과 달리 한진해운은 경영정상화까지 가야할 길이 구만리다. 팔 수 있는 자산은 이미 거의 다 매각한데다, 조양호 회장이 손을 떼면서 대한항공과 한진칼 등 한진그룹에 손을 벌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특히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 8월초로 예상되는 구조조정 완료 시점까지 버틸 수 있겠냐는 우려도 터져나오고 있다. 벌크선이 억류되는 등 최악의 유동성 위기가 대내외에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최근 해외수주도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원영  jwyc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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