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고개 숙인 LG화학·GS칼텍스...진정성도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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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서 고개 숙인 LG화학·GS칼텍스...진정성도 있었나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10.02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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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회 산자위 국감 출석한 증인 5명 “심려끼쳐 죄송”
5개 기업, 재발 방지 대책 마련·환경 시설 투자 확대 약속
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중기위원회(산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증인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문동준 금호석유화학 사장,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사장, 이구영 한화케미칼 주식회사 대표이사, 손옥동 LG화학 사장, 김기태 GS칼텍스 사장. [사진=서창완 기자]
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중기위원회(산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증인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문동준 금호석유화학 사장,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사장, 이구영 한화케미칼 주식회사 대표이사, 손옥동 LG화학 사장, 김기태 GS칼텍스 사장. [사진=서창완 기자]

지난 4월 여수산단 대기오염물질 배출조작으로 무더기 적발된 석유화학 대기업 5곳이 국정감사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정부·시민단체 등과 협력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친환경 시설 투자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가운데 LG화학 측은 드러난 2016년 이후 배출조작 사태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그 이전에는 법적 허용 기준치가 높아 조작할 필요가 없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중기위원회(산자회) 국정감사에 ▲문동준 금호석유화학 사장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사장 ▲김기태 GS칼텍스 지속경영실장(사장) ▲이구영 한화케미칼 신임 대표이사 ▲손옥동 LG화학 석유화학 사업본부장(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 기업은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황산화물 등의 배출농도를 속여 배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먼저 산자위 이용주 의원(무소속)은 증인으로 출석한 손옥동 LG화학 사장에 “이번 배출조작 사태는 2016년 이후만 조사했는데도 2016~2018년 일한 전·현직 공장장 3명이 모두 기소됐다”며 “그 이전으로 기간을 넓히면 적발되는 사례가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이런 일들이 이례적 일이 아니라 간부급 공무원들이 매년 조직적으로 했다는 증거인데, LG화학 내부에서 몰랐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손옥동 LG화학 사장은 “2015년부터 패스트 레짐과 관련해 법적 허용 한도가 200ppm이었는데, 120톤으로 줄었다. 그 이전에는 법적 허용 한도가 높아서 조작할 이유가 없었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김기태 GS칼텍스 사장에게는 “2014년, 2016년, 2018년 등 조작이 드러나기 전에도 여러 차례 적발된 사례가 있다”며 “경고를 계속 받았는데 본사 차원에서 모를 수 있나”라고 질의했다.

김 사장은 “내부 프로세스에 문제 있다는 걸 확인해 해당 부서에서 환경 프로세스를 갖출 필요가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출석한 증인 5명에게 시민들의 민·관 합동 조사 요청 등을 소개하며 배출조작 사태에 대한 사과와 사회적 책임 방안을 요청했다. 기업들은 한 목소리로 지역 주민과 국민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전했다.

문동준 금호석유화학 사장은 “전남 민관 거버넌스에서 환경 실태 조사를 하는 것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앞으로 강화되는 환경규제책에 맞도록 지속적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사장은 “문제의식 없이 예전 관행을 답습한 데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 같다”며 “추가 조사해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구영 한화케미칼 주식회사 대표이사는 “환경·안전 문제를 경영의 최고 의제로 삼아 친환경 투자를 늘려가겠다”며 “여수시와 정부, 시민사회와 논의해 보상과 기타 부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답변했다.

앞서 질의에 답변한 손옥동 LG화학 사장은 “여수 시민들에 대한 위해성 평가와 내부 건강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며 “LG화학의 모든 힘을 합쳐 법적 절차에 따른 보상과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기태 GS칼텍스 사장 역시 “환경 시설 투자를 적극적으로 해서 재발 방지의 실질적 기회로 삼겠다”며 “주민들의 건강과 보상 문제 협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대답했다.

한편, 이날 증인 출석은 ‘기업 줄세우기’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오전에 최고경영자급(CEO) 3명이 실무자급으로 변경됐다. 증인을 신청한 산자위 이용주 의원(무소속)의 당일 요청으로 변경되면서 기업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당초 나오기로 했던 증인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등이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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